외국 관광객이 봉?...너도나도 외국인은 비싸게

[앵커]
세계 각국이 주요 관광지에서 외국인들에게만 더 비싼 요금을 받는 이른바 '이중가격제'를 앞다투어 도입해 논란입니다.

많게는 수십 배까지 더 받기도 하는데, 외국인들을 상대로 폭리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작지 않습니다.

김선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사]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입구에 관람객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4만 원 가까이 되는 가격이지만, 주요 소장품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람객들로 늘 붐빕니다.

[해럴드 타운슨 / 과테말라 관광객 : 레스토랑에 가도 한 접시에 25유로 정도 하잖아요. 근데 이런 멋지고 유명한 곳이 이 가격이면 합리적이죠.]

한 해 870만 명이 찾는 루브르 박물관은 관람객의 77%, 4명 가운데 3명이 외국인입니다.

사실상 외국인이 박물관 운영을 떠받치는 셈인데, 내년부터 비유럽연합에서 온 관람객에게는 배 가까이 오른 가격을 받기로 했습니다.

[사이먼 텔퍼 / 영국 관광객 : 입장료를 올리려면 모두 똑같이 올려야죠. 무슨 근거로 비유럽연합 사람들에게만 올린다는 건지 이해가 안 돼요.]

그런데 프랑스뿐만이 아닙니다.

미국도 내년부터 주요 국립공원에서 외국인에게는 연간 이용권 가격을 3배 더 비싸게 받기로 했습니다.

연간 이용권이 없으면 외국인은 한 사람당 100달러씩 더 내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외국인 입장료는 올리고 미국인에게는 낮은 가격을 유지할 것입니다. 국립공원은 미국을 최우선으로 할 것입니다.]

사실 외국인 이중가격제는 이미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관광국가는 물론 인도나 동남아시아에서도 보편화 됐습니다.

이른바 '과잉 관광'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지만, 외국인 주머니를 털어 잇속을 챙긴다는 비판도 작지 않습니다.

특히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동등하게 제공하는 이른바 '문화 보편주의'에 어긋난다는 건데,

SNS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훔쳐온 문화재를 전시해 돈을 벌면서, 정작 외국인을 차별하는 건 염치없는 짓이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YTN 김선중입니다.


영상편집:한경희


YTN 김선중 (kimsj@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