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시골 마을에서 밤낮없이 총소리가 울려 불안해 못 살겠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집 유리창에 탄흔이 생기고, 길가 곳곳에 탄피가 굴러다니는 지경인데 경찰에 신고해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김민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50명 남짓이 모여 사는 전북 남원시 산동면 한 마을입니다.
2년 전 아버지 고향인 이 마을로 귀향한 김세중 씨는 지난 7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느닷없이 집 유리창이 깨졌는데, 다름 아닌 총알이 날아든 겁니다.
유리창 바로 안쪽은 세 돌도 안 된 자녀의 놀이 공간이라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김세중 / 전북 남원시 산동면 : (출동한 경찰관뿐만 아니라) 총포 담당자라는 분도 오셔서 보고는 '이게 총기에 의한 게 맞다'고 그러고 가셨거든요.]
한 해가 다 가는 지금까지 경찰은 용의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현장에서 탄피나 탄두가 발견되지 않았고, 당시 총기 반출자 명단 등을 살핀 결과 총기 사건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세중 씨는 그 뒤로도 비슷한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0월에도 자정 무렵에 집 바로 뒷길에서 총을 쏜 사람을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말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웠습니다.
반면 경찰은 격발 장소에 대한 신고자와 포수의 주장이 달라 수사를 더 해봐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연락이 없다고 합니다.
도롯가나 마을 인접지에서 총을 쏘는 걸 봤다는 제보자 주장에 따라 저희 취재진이 도로 주변을 걸어 다녀 봤는데, 버려진 탄피를 이렇게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원 시민 가운데 행정 당국으로부터 총기 사용 허가를 받은 제1종 수렵면허 소지자는 133명.
그러나 야생생물법에 따라 야생동물 포획 허가를 받았더라도 인가나 축사로부터 100m 이내에서는 총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번 달에도 마을 한복판에서 총성을 들었고 총을 쏜 사람이 누군지 확신도 있지만, 세중 씨는 경찰에 신고해 일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기대를 이제는 접었습니다.
언론 제보로 사안을 공론화하고 차라리 마을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김세중 / 전북 남원시 산동면 : 8월 이후로는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마을 산책을 해본 적이 없어요.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인데 이런 불안 속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YTN 김민성입니다.
영상기자 : 최지환
디자인 : 권향화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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