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가 연고전(고연전) 야구 경기에서 연세대학교 선수를 향해 도를 넘는 비하 표현을 한 중계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공식 사과했다.
앞서 지난 19일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이날 연고전 야구 경기 중계 영상에는 해설자가 연세대 선수들을 향해 "가정환경이 중요한 게, 부모님들한테 사랑을 못 받은 것 같다", "혹시 나를 속이지 않을까, 사기 치지 않을까 하는 의심과 불만이 태생적이다. 오죽했으면 연대를 갔겠는가" 등 조롱하는 중계 발언이 담겨 논란이 됐다.
고연전은 매년 고려대와 연세대가 경쟁과 응원을 이어가는 전통이 있다. 이에 따라 고려대 측의 이번 중계는 '편파 중계'를 콘셉트로 진행됐으나, 문제의 발언은 단순한 응원 경쟁을 넘어선 인신공격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소셜미디어(SNS)에 해당 중계 영상을 올리며 "고려대학교는 학교 공식 교육방송국 채널을 통해 전파된 동문 해설의 패드립(패륜적 비하 표현)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고려대 교육방송국은 해당 중계 영상의 댓글을 차단한 데 이어 결국 영상을 삭제했다. 이후 24일에는 사과문을 게재해 "연고전 야구 중계방송 중 객원 해설위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연세대 야구부와 구성원들께 상처와 불쾌감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로 실망을 느끼셨을 고려대 구성원들께도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고려대학교가 교류와 소통에서 존중과 배려의 기본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충분히 노력하지 못한 사안"이라며 "이번 사안을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모든 방송과 공식적인 자리에서 보다 높은 기준의 신중함과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하기도 했다.
연세대는 29일 이를 수용하며 "이번 일을 양교가 오랜 시간 이어온 정기전 문화를 다시 한번 성찰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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