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정은영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은영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정은영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은 어떤 내용일까요?
★ 사연자 : 저는 올해 마흔이고,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을 만나서 결혼한 지, 5년 정도 됐습니다. 아직 저희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어서, 얼마 전부터 시험관 시술을 받으며 간절하게 임신을 준비하고 있었죠. 그런데 며칠 전, 집으로 등기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봉투에 ‘피의자신문 출석요구서’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는데요, 그걸 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쿵쾅거리더라고요. 퇴근한 남편을 붙잡고, 대체 밖에서 무슨 죄를 저질렀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남편은 한참을 망설이더니,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직업과 재력을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소개팅 어플이 있는데, 거기서 본인을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라고 사칭해 왔다는 겁니다. 변호사는 검색하면 다 나오지 않냐고 캐물었더니, 인터넷에서 이름이 같고 얼굴이 비슷한 진짜 변호사를 찾아내서 마치 자기가 그 사람인것처럼 행세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꼬리가 밟혔습니다. 어플에서 만난 여성 중 한 명이 우연히 해당 로펌 사무실로 찾아가면서 이 모든 기막힌 거짓말이 들통나고 만 겁니다. 그 여성은 남편을 사기 및 사칭 혐의로 고소했고, 해당 로펌 측에서도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내가 5년이나 함께 살아온 사람이 맞나...' 그 생각뿐이었죠. 남편은 육체적인 관계는 절대 없었다며 펄쩍 뛰었습니다. 대체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다그치자, 돌아온 대답은 더 황당했습니다. 변호사나 재벌 2세... 정치인 행세를 하면 현실에서 진짜 자기가 그런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대리만족을 느꼈다는 겁니다. 누구에게 피해를 주거나 법을 어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는데... 남편의 그 소름 돋는 궤변을 듣는 순간,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무섭기까지 하더라고요. 남편은 무릎을 꿇으면서,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매달립니다. 저는 또 바보 같이, 남편에게 배신감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남편의 모습이 초라하고 불쌍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혼을 해야하는 거겠죠? 그리고 남편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을 만나봤습니다. 사연자분 입장에서는 남편의 이중생활을 알고 배신감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소개팅 어플로 숱한 여성들을 만나고, 심지어 가짜 변호사 행세까지 했습니다. 이혼 사유가 될까요?
◇ 정은영 : 재판상 이혼은 「민법 제840조」 각 호에 규정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우선 남편이 소개팅 어플을 통해 여러 여성을 만난 행위는, 육체적 관계가 없더라도 혼인의 정조의무를 위반한 제1호 ‘부정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부정행위를 “간통에 이르지 않더라도 배우자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로 폭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변호사 사칭, 형사사건 발생, 손해배상 소송 제기 등으로 혼인관계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었기에, 이는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도 해당합니다. 즉, 사연자는 충분히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있습니다.
◆ 조인섭 : 남편은 무릎을 꿇고 빌면서 끝까지 이혼만은 안 된다고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해도, 소송을 통해 이혼 판결을 받아낼 수 있을까요?
◇ 정은영 : 우리나라는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남편이 협의이혼을 거부하더라도, 민법 제840조 사유가 인정되면 재판상 이혼은 가능합니다. 특히 배우자의 반복적 기망행위, 형사처벌 위험, 사회적 신뢰 훼손 등은 혼인관계 파탄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또한 법원은 이미 혼인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되었는지를 판단합니다. 남편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더라도, 신뢰가 완전히 깨졌다면 이혼은 인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남편의 거부한다면, 협의로 이혼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면 이혼이 인용될 것입니다.
◆ 조인섭 :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남편이 특정 로펌의 변호사 행세를 했어요. 이런 행동은 법적으로 어떤 죄가 성립하게 되나요?
◇ 정은영 : 단순히 직업을 거짓말한 것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로펌 변호사를 지칭하며 행세하면서 그 변호사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린 경우 명예훼손죄또는 업무방해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직함은 법률상 자격을 요하는 직업이므로, 경우에 따라 「변호사법」109조에 의한 무자격자의 법률사무취급알선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단순히 연애목적의 사칭이고 실제 법률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기에 변호사법 위반죄에는 해당할 여지는 적어 보입니다.
◆ 조인섭 : 로펌 측에서 남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라고 합니다. 남편은 어떻게 될까요?
◇ 정은영 :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합니다. 남편이 특정 로펌 변호사를 사칭함으로써 로펌의 신뢰나 업무에 손해를 끼쳤다면, 로펌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의 방문, 평판 저하, 고객 이탈 등 구체적 손해가 입증되면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남편이 어떻게 행새하고 다녔는지에 따라 형사책임과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부담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면.. 소개팅 어플에서 가짜 변호사 행세를 하며 여러 여성을 만난 건, 부부 간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이기 때문에 남편의 행동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또 거짓 신분으로 금전적 이득을 얻었다면 사기죄, 특정 로펌이나 변호사의 이름을 사용했다면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책임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해당 로펌에 항의가 들어오거나 평판이 떨어지는 등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정은영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정은영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