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은행의 고정 자산 기준액이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통 은행들이 사모 대출에 빼앗긴 기업 대출 주도권을 찾게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은행 정책 연구소 콘퍼런스에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못하고 방치된 고정 자산 기준액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은행 활동이 규제 권역 밖인 그림자 금융 등으로 이탈하려는 유인을 줄이기 위해 요건의 규모를 적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줘 전통 은행들이 사모 대출 시장에 빼앗긴 기업 대출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사모 대출 시장은 거대 기업의 인수합병 자금을 대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지역 은행들이 꽉 잡고 있던 전문 분야인 중견·중소기업 대출까지 잠식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국 지역 은행의 자산이 늘어나 빡빡한 대형 은행 규제를 받게 되자, 지역 은행들은 규제 준수 비용을 대느라 정작 본업인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여력이 없어졌습니다.
이 틈을 타서 규제 압박이 없는 블랙스톤, 아폴로 같은 사모 대출 펀드들이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자고 있습니다.
보우먼 부의장의 발언은 고정 자산 기준을 올려줘서 지역 은행들이 사모 펀드에 대항할 '대출 실탄과 시간'을 벌어줘 전통 은행 시스템 내부의 자본 증발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규제 피로감을 느낀 중소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면, 시장의 자금은 은행 예금에서 이탈해 수익률이 높고 규제가 없는 사모 펀드 시장으로 흘러들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 시스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사모 시장으로 이동할수록, 전통 은행업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사모 대출의 주도권은 더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자산 기준액을 인플레이션에 연동해 주는 것은 전통 은행이 사모 대출에 밀려 도태되는 구조적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벽을 세우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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