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가장 중요한 원유 수출길입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가 막힌 뒤로 동부 유전의 원유를 서부 얀부항으로 옮긴 뒤 홍해 항로를 통해 수출을 확대해왔는데요.
우리나라도 이곳을 거쳐 귀중한 원유를 들여올 수 있었죠.
그런데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이곳을 봉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후티 반군에 미국이 자국의 발전소 등 전력 기반 시설을 공격하면 홍해를 봉쇄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만약 호르무즈에 이어 홍해 수송로까지 막히면 글로벌 원유 시장의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백승훈 /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위원 : 얀부항, 홍해 쪽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뺄 수 있는 동서 파이프라인, 그게 보통 500만 배럴의 석유를 빼낼 수 있는 우회로거든요. 그런데 500만 배럴이라고 한다면 호르무즈해협에 보통 하루에 2200만 배럴 빼냈기 때문에 4분의 1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겁니다. 그 4분의 1 정도의 우회로,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히게 된다고 하면 어떻게 보면 유가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각국은 사태가 악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비축유와 상업용 재고를 활용해 어떻게든 원유 공급난을 견디고 있지만 홍해까지 막히면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데요.
영국의 한 경제분석기관은 "두 해협이 동시에 막힐 경우,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이미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유가충격이 한층 거셀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후티가 당장 봉쇄에 나서기보다는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 사우디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유 수출길 공격은, 외교적 고립까지 자초할 뿐 아니라 자칫 군사적 역공까지 받는 자충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휴전 합의가 사실상 휴짓조각이 된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양측이 협상 지렛대로 세계 경제를 쥐고 흔드는 고통스러운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진혁 (chojh033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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