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 시간 22일 보도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CIA 국장을 지낸 울시 전 국장은 뇌졸중으로 지난 21일 워싱턴DC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유족이 밝혔습니다.
울시 전 국장은 1993년 당시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CIA 국장으로 임명돼 냉전 종식 이후 역할 재정립에 나선 CIA를 2년여간 이끌었습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미국 의회가 군사비 감축과 이른바 '평화 배당금'을 내세워 정보기관 예산과 인력을 대폭 줄이려 하던 시기에 정보기관 수장을 맡아 CIA의 역량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울시 전 국장은 당시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우리는 거대한 용을 쓰러트렸지만 이제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한 독사들로 가득 찬 정글에 살고 있다"며 CIA가 이제 이란이나 북한 같은 적국과 테러단체, 무기 확산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재임 중이던 1994년 CIA 방첩 담당 고위 간부로서 9년간 러시아에 기밀을 넘긴 올드리치 에임스가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는 CIA 역사상 최악의 보안 실패로 평가됐습니다.
울시 전 국장은 CIA의 구조적 실패를 인정하면서 조직 문화 개선에 주력했지만, 백악관 및 의회와 갈등을 빚었고 취임 23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울시 전 국장은 CIA를 떠난 뒤 기업 이사회와 재단 등에서 활동했습니다.
2017년 1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서 선임 고문도 역임했으나, 이후 국가 안보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울시 전 국장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었는데, 1차 북한 핵 위기 당시인 1994년 1월 CIA 국장 자격으로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해 당시 김영삼(YS) 대통령을 만나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안보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는 북한의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로, 울시 전 국장의 방한은 북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간 고위급 정보 공조의 하나로 평가됐습니다.
울시 전 국장은 재임 중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미국의 핵심 안보 과제 중 하나로 꼽으며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불안과 우려를 일으키는 가장 위험한 지역은 북한"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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