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류현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류현주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류현주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 볼까요?
◎ 사연자 : 저는 평범한 가정주부이고요, 남편은 대학교수입니다. 남편은 밖에서는 직장 동료나 제자들에게 젠틀하고 반듯한 사람으로 통합니다. 저에게도 연애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다정하고요. 하지만 딱 하나, 유독 하나뿐인 딸아이에게만큼은 엄격합니다. 아이가 기대에 못 미치면 매섭게 훈육을 했고, 때로는 체벌까지 했죠. 어릴 때는 아빠가 혼내면 그저 엉엉 울기만 하던 딸이, 사춘기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아빠한테 맞서더라고요. 매일같이 부딪치는 두 사람을 중간에서 말리느라, 저는 진이 쏙 빠지곤 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기어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날도 딸아이가 조금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남편이 매를 들었고, 맞기 싫었던 딸이 남편의 손을 잡고 막아섰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순간 이성을 잃고 흥분하더니 손과 발로 아이를 사정없이 구타했습니다. 제가 옆에서 비명을 지르며 뜯어말려 봤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한참을 맞던 딸은, 남편을 뿌리치고는 집을 뛰쳐나갔고, 곧바로 경찰서에 달려가서 아빠를 신고했습니다. 현재 남편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남편은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으면 학교 징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딸은 아빠와는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다고 합니다. 아빠와 이혼하지 않으면 엄마와도 인연을 끊겠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저렇게 상처를 받는 동안 막아주지 못한 것 같아서 가슴이 찢어지고,이 모든 게 다 제 불찰인 것만 같아서 괴롭습니다. 딸을 저버릴 수는 없기 때문에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절대 이혼은 안 된다며 극구 거부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끝까지 이혼을 안 해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걱정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왔습니다. 딸은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이라서 앞으로 학비와 생활비도 많이 필요하죠. 딸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이혼 절차를 진행하려면 저는 지금부터 뭘 해야 할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밖에서는 점잖은 남편이집에서는 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인데요. 사연자분은 그동안 딸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계신 것 같습니다. 류현주 변호사는 오늘 사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류현주 : 남편분께서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으신 분인데 유독 자녀에게만 혹독한 태도를 보이시네요. 가장 보호해 줘야 할 존재를 오히려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의 남편은 오랫동안 딸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 같습니다. 배우자의 자녀 학대도 재판상 이혼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까요?
◆ 류현주 : 일단 자녀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직접적인 이혼사유로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부모, 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이혼사유로 직접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자녀에 대한 가정폭력이 민법 제 840조 제 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도 해당할 수는 있겠습니다. 사연자분의 경우 남편의 딸 대한 체벌이 형사적으로 처벌 받을 정도로 중대한 수준인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체벌이 수년간 지속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사연자분과도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도라면, 남편이 사연자 분을 직접적으로 폭행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은 전업주부이고, 딸은 곧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혼한 뒤 남편에게 양육비뿐 아니라 대학 등록금이나 생활비도 부담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 류현주 : 이혼 후에 자녀에 대한 금전적인 보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법적으로 ‘양육비’ 뿐입니다. 그런데 양육비는 만 19세 미만인 미성년 자녀에 대해, 비양육자가 양육자에게 지급하는 금원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녀가 성년이 된다면 법적으로는 금전적인 보조를 받을 명분이 없게 됩니다. 즉 사연자분의 경우 자녀가 고등학교에 다닐 동안에는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있지만, 대학교 등록금 같은 경우에는 법적으로 보장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또는 결혼할 때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혼 소송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일부 고려해서 금전적인 분할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재산분할 비율을 산정할 때,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 뿐만 아니라 향후의 부양적사정도 고려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혼 판결이 아닌 조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를 해서 조정조서에 ‘자녀에 대한 대학 등록금 중 1/2를 부담한다’, ‘자녀의 결혼식 비용을 부담한다’는 등의 내용을 추가로 기재하기도 합니다.
◇ 조인섭 :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 남편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사연자분은 한 번 더 기회를 줄지 고민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같은 일이 되풀이될까 걱정될 텐데요. 이럴 때 법원의 상담이나 조정 절차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 류현주 : 네 가능합니다. 이혼 소송은 일반 민사소송과는 달리 가족간의 문제가 기반이 되고, 또 신분 관계에 큰 변동을 줄 수 있는 소송이기 때문에 서면과 증거만 가지고 판단을 하지는 않습니다. 중간에 법원이 후견적인 개입을 해서 여러 가지 조정조치들을 하는데요. 그 중에 부부상담, 또는 가족 상담 같이 전문 심리상담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절차가 있습니다. 비용은 국가에서 댑니다. 사연자 분의 남편이 이혼 소장을 받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신다면, 이러한 조정조치를 내려달라고 요청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폭행 피해자인 딸에 대해서도 심리검사와 상담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사연자 분이 이혼을 망설이신다 해도 피해자인 딸이 아빠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거든요. 이러한 경우 자녀를 포함한 가족 상담의 형태로도 진행이 가능합니다.
◇ 조인섭 : 만약 사연자님이 남편을 믿고 이혼 소송을 '취하'했어요. 그런데 얼마 못 가서 폭력이 또 반복된다면 그때 가서 예전과 똑같은 사유로 다시 이혼 청구를 할 수가 있나요?
◆ 류현주 : 민사소송법에는 어떠한 사건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후 소를 취하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재소금지의 원칙’이 있습니다. 즉, 1심 판결을 받은 후 항소심 진행 중에 소를 취하하거나, 항소심 판결을 받은 후 대법원 심리 진행 중 소를 취하한 경우 등에는 동일한 사유로 다시 소송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민사소송법은 가사소송에도 준용되기 때문에, 이혼소송에서도 1심판결을 받고 항소심 진행 중에 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동일한 사유로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 다만 재소금지의 원칙은 1심 판결을 받기 전에 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재소금지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소를 취하한 후 그 전에 있었던 문제가 반복되거나 새로운 유책 사유가 발견되는 경우 등에는 당연히 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배우자가 자녀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면 직접적인 배우자 폭행이 아니더라도 재판상 이혼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혼한 이후, 자녀의 양육비는 청구할 수 있지만,대학 등록금은 보장되는 항목은 아닙니다. 다만, 조정 과정에서 별도로 부담하기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반성하고 관계 회복을 원한다면법원의 부부 상담이나 가족상담 절차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류현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류현주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