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주변에 보면요. 병원 중에서도 치과가 제일 겁난단 분들 많으십니다. 그런데 오늘 사건은 임플란트를 하나도 아니고 무려 11개를, 한꺼번에 심는 수술이 예정됐던 75살 여성 A씨의 이야깁니다. 결국 수술은 시작됐고, 의료진은 치과에서 흔히 사용하는 국소마취제, 아티카인을 투여했습니다. 그렇게 약물을 투여하던 중, 수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한 유가족에 따르면, 마취제가 계속 투여되던 중, A씨가 갑자기 두 팔을 번쩍 들었고 이후 의료진은 A씨의 손목을 고정했다고 하죠. 치과 측은 환자가 갑자기 손을 움직일 경우, 다칠 수 있어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약물 투여를 시작한 지 약 16분 뒤, A씨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고 결국 사망했죠.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몇 달 뒤에 그 병원에서 임플란트를 받다가 또 다른 환자가 숨졌다는 겁니다. 물론 두 사건의 사망 원인이 같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다만 같은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환자가 잇따라 숨진 게 사실이라면, 경찰이 수사를 통해 정확한 경위를 가려야겠죠. 임플란트 11개를 한꺼번에 심으려던 계획은 과연 적절했던 걸까요? 과연 환자가 숨진 데 의료진의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 걸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임흥준 변호사 (이하 임흥준)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임흥준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정확한 상황부터 정리해보죠. 사건 당일, A씨가 치과를 찾은 때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주시죠.
□ 임흥준 : 네. 지난해 겨울, 75세 여성 A씨가 서울 강남의 한 치과를 찾았습니다. 그날 예정된 시술이 임플란트 11개를 한꺼번에 심는 수술이었는데요. 치과 측에서는 수술 전에 “오늘 수면 마취로 11개를 심고, 3주 뒤에 실밥 빼고 임시 틀니 찾아가시면 된다”고 설명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렇게 수술이 시작됐고, 의료진이 국소마취제인 아티카인을 투여하기 시작했는데요. 약물을 투여한 지 불과 16분 만에 A씨가 이상 반응을 보였고, 결국 심정지 상태로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끝내 A씨는 숨졌습니다.
◆ 이원화 : 아무래도 가장 먼저 드는 궁금증은 이겁니다. 청취자분들도 비슷한 생각이실 것 같고요. 임플란트를 한두 개도 아니고, 11개. 그것도 20대 젊은 청년도 아니고, 75살 고령의 여성이었단 말이죠. 저희가 의학 전문가는 아니니까 조심스럽지만 임플란트 11개를 한꺼번에 심는 것 자체가 의학적인 처치로서 적합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한 어떤 법적인 문제, 없겠습니까?
□ 임흥준 : 임플란트 개수 자체를 법으로 딱 몇 개까지만 된다고 제한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그래서 11개라는 숫자 자체만으로 바로 위법이다, 이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다른 지점입니다. 의료진에게는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평가하고, 그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울 의무가 있거든요. 75세 고령 환자에게 한 번에 11개의 의치를 심는 게 과연 적절한 시술 계획이었는지, 결국 11개라는 숫자보다는 이 환자에게 이 시술이 안전하게 가능한 상태였는지를 제대로 확인했느냐가 법적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 이원화 : 이번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게 국소마취제 투여량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대 권고량의 3배 가까이 되는 양이 투여됐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실제 어느 정도였고 만약 권고량을 한참 넘어선 마취제가 투여됐다, 이게 확인되면 의료과실에 결정적 요소가 되는 건가요?
□ 임흥준 : A씨에게 사용된 국소마취제 아티카인이 16회분, 총 1,088mg이었다고 합니다. 아티카인은 체중 1kg당 7mg을 넘기면 안 되는 약물인데, A씨의 체중 54kg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허용량이 378mg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실제 투여량은 그 약 3배에 달했던 거죠. 국과수도 아티카인 독성 반응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게 의료과실에서 얼마나 중요하냐고 하시면 굉장히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의료진에게는 환자의 체중 등 신체 조건을 기준으로 적정량을 투여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거든요. 실제로 법원도 프로포폴 같은 마취제 과다 투여 사건에서, 환자의 몸무게 등 신체 조건을 기준으로 적정량을 투여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다만, 형사 사건에서는 민사 사건과 달리 과실과 인과관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국과수 감정 결과가 ‘추정’에 그치는지 아니면 더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는지가 중요합니다. 국과수 감정 결과는 수사와 재판에서 핵심 증거가 될 텐데 현재로서는 독성 반응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수준이라 추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 이원화 : 만약에 이 사망 원인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면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장면이 있습니다. 유가족이 확인한 CCTV 내용에 따르면 마취제를 투여하던 중, A씨가 갑자기 두 팔을 들어 올렸는데 의료진은 이를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보고 수술을 이어갔단 거잖아요. 일반적으로는 “그런데도 계속 했어?”란 생각이 들지만 당시 의료진이 의학적 근거에 따라 그렇게 판단한 거라면 결과와 별개로 정당한 의료행위로 인정될 수도 있는 겁니까?
□ 임흥준 : 의료 행위의 적절성은 결과가 아니라 당시 의료 수준과 상황에서 합리적인 판단이었는지를 기준으로 봐야합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의학적 근거에 따라 자연스러운 반사 반응으로 판단했다면 과실이 없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그 판단 자체가 타당했는지가 문제입니다. 이미 허용량을 크게 초과한 마취제가 투여된 상황에서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면, 그 시점에 수술을 중단하고 환자 상태를 확인했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일반적인 기준에 가깝습니다. 결국 당시 의료진의 판단이 같은 상황의 평균적인 의료인이라면 했을 판단과 일치하는지가 법원의 판단 기준이 될 겁니다.
◆ 이원화 : 그 당시에 환자가 팔을 번쩍 들어올리는 그런 행위가 일반적인 반응은 아니다. 마취제 투여나 또는 수술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늘상 발생하는 그런 일은 아니었다라는 게 현재 의료계의 일반적인 기준이라는 말씀이신 것 같고요. 그러면요, 이 수술 도중에 팔을 들어올렸다고 하는데 몸을 고정하는 것 자체 이거는 어떻습니까? 이거는 또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점이 있겠습니까?
□ 임흥준 : 환자 안전을 위해 수술 중 몸을 고정하는 것 자체는 의료 현장에서 드문 일이 아닙니다. 치과 측도 “갑자기 손을 움직이면 기구에 찔리는 등 2차 상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죠. 그런데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건, 그 고정이 이루어진 맥락입니다. 이미 이상 반응이 나타난 상황에서, 수술을 멈추고 환자 상태를 확인하는 대신 몸을 묶고 마취제 투여를 계속했다면, 그 고정 행위 자체가 단순히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시 상황에서 그 조치가 의학적으로 정당했는지가 함께 판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 이원화 : 아직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입니다만 만약 의료진이 재판에 넘겨진다고 하면 어떤 혐의가 적용될까요?
□ 임흥준 : 가장 먼저 검토될 혐의는 업무상과실치사입니다. 형법 제268조에 따라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니까 ‘업무상’이라는 요건은 당연히 충족되고요. 허용량을 크게 초과한 마취제를 투여하고, 이상 반응이 나타났는데도 수술을 계속한 부분이 ‘과실’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로, 진료기록부 작성이나 보존 의무 위반이 있었다면 이부분 또한 의료법 위반혐의도 함께 검토될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업무상 과실 치사 이야기를 해 주셨으니까요. 이 혐의가 실제로 인정이 되려면 대략적으로는 말씀을 주셨지만요, 좀 더 자세히 무엇이 입증돼야 하고 이번 사건에서는 어떤 자료가 증거적으로는 핵심적인 증거가 될 거라고 보십니까?
□ 임흥준 : 먼저 업무상과실치사가 인정되려면 크게 세 가지가 입증돼야 합니다. 첫째, 의료진에게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둘째, 그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셋째, 그 위반과 환자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핵심 증거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국과수 감정 결과, 두 번째는 응급실 의무기록에 기재된 마취제 사용량, 세 번째는 CCTV 영상 또는 유가족이 기록한 수첩 내용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특히 국과수 감정이 ‘추정’을 넘어 얼마나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 느냐가 형사 처벌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아까 말씀하셨던 적정 투여량이 이 투여량을 넘는 경우에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그런 의학적인 근거에 따른 것이라면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이 사건이 벌어지고 8개월 뒤, 같은 치과에서 또 다른 환자가 임플란트 수술 도중에 심성지로 숨진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거든요. 물론 두 사건의 원인이 같다고 볼 수 없고 정확한 사실관계도 더 확인해봐야겠지만 앞서 이미 중대한 사고가 있었단 사실을 이후 비슷한 시술을 받는 환자에게 알릴 의무는 없습니까? 그리고 이 사실이 추후 병원의 책임을 따질 때,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나요?
□ 임흥준 : 같은 치과에서 유사한 시술 중 사망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은 환자 입장에서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데 분명히 중요한 정보입니다.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 설명의무 위반으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고, 이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할 때 병원 측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이 설명의무 위반만으로 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수사 결과에 따라 두 사건이 서로 연결돼 병원 측 책임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을까요?
□ 임흥준 : 네. 가능성은 있습니다. 두 사건의 원인이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만약 수사 결과 첫 번째 사고 이후에도 병원이 시술 방식을 개선하지 않았거나, 유사한 위험 요인이 반복됐다는 게 확인된다면, 두 번째 사고에서 병원의 과실이 더 무겁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사고를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소위 ‘예견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형사적으로도, 민사적으로도 병원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