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 통제에 열을 올리면서 셰브런을 비롯한 미국 에너지 대기업들도 현지 유전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셰브런은 베네수엘라에서 기존 사업을 확대해 중질유전 2곳을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하고 있습니다.
셰브런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사업하는 유일한 미국 대형 석유 기업으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와 3개의 합작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형 유전 업체인 할리버튼도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 업체에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시간 28일 "미국은 방금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거래에 관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힌 것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베네수엘라의 존경받는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하고,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납세자 부담 없이 베네수엘라의 650억 배럴 이상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에 대한 미국의 과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와 관련한 세부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미국의 주요 석유·가스 기업의 경영진은 다음 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원유 생산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셰브론의 경쟁사인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이번 투자에서 발을 뺀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앞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07년 석유산업 국유화를 선언하고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가 투자한 자산을 몰수했습니다.
두 회사는 이를 계기로 현지에서 철수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내놓은 유전 가운데 상당수는 기반 시설이나 전력이 부족한 이른바 '미개발 유전'으로, 이를 실제 생산이 가능한 유전으로 개발하려면 수십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 투자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법적·상업적 안전장치와 신변 안전 보장을 요구하며 선뜻 나서지 않았습니다.
비밀리에 진행된 협상 끝에 이달 초 미국의 민간 석유업체 헌트오일이 첫 수주 계약을 딴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대규모 신규 투자는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110만 배럴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번에 타결되는 기업 차원의 투자 협상과 별개로, 트럼프 행정부는 약 900억 배럴의 매장량이 확인된 베네수엘라의 핵심 유전 17곳의 지분을 미국 정부가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베네수엘라 측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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