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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귀빈 : 이창동 감독의 신작 영화 <가능한 사랑>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은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여기에 국제 영화 비평가 연맹상까지 받으면서 이번 영화제에서 2관왕에 올랐는데요. 특히 <가능한 사랑>은 일찌감치 한국의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으로 선정된 만큼, 이번 수상을 계기로 내년 오스카 레이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 베니스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고 또 어떤 작품인지 이야기 나눠보죠. 박혜은 더 스크린 편집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편집장님 안녕하세요?
◇ 박혜은 : 네, 안녕하세요. 더 스크린의 박혜은입니다.
◆ 박귀빈 : 예. <가능한 사랑>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은사자상을 받은 건데요. 현지 분위기나 전해진 반응, 뭐 들으신 거 있으세요?
◇ 박혜은 : 네, 현지 시각으로 10일 저녁이죠. 베네치아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폐막식이 열렸고 <가능한 사랑>의 이름이 심사위원 대상으로 호명이 됐습니다. 또 홍콩의 두기봉 감독이 직접 트로피를 건네면서 굉장히 뭉클한 순간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이창동 감독이 무대에서 이제 "감사하다", "그라치에"라고 이탈리아어로 인사를 한 다음에 굉장히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또 묵직한 이야기를 던졌습니다. 예를 들면 제작자인 파인하우스 필름의 이준동 대표, 이창동 감독님의 동생이죠. 이준동 대표를 향해서 "이 영화 기다리느라 매일 술 한잔하게 해서 미안하다" 이런 얘기도 전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이 시대에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 질문을 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상이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라는 또 묵직한 이야기를 해줬어요. 뭐 재미있는 후일담도 있었는데요. 이창동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시상식에 앞서서 조여정 배우가 좋은 꿈을 꿨는데, 그걸 본인이 사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다만 오늘 이제 말씀드리기 전에 이 <가능한 사랑>의 한국 기자 시사가 21일로 예정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저를 포함해서 한국 기자들은 아직 <가능한 사랑>을 보지 못했지만, 너무 보고 싶은 영화라 일단 해외의 반응들을 먼저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 박귀빈 : 네, 조여정 씨한테 산 그 꿈에 대한 내용은 말씀 안 하셨죠?
◇ 박혜은 : 네, 그 얘기는 정확하게 안 하셨어요.
◆ 박귀빈 : 나중에 그 꿈 얘기도 전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가능한 사랑>은 심사위원 대상, 그러니까 은사자상만 받은 게 아니라 국제 영화 비평가 연맹상까지 받으면서 2관왕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이 영화가 공개되자마자 기립박수가 한 7분간 터졌다고 그 기사도 나왔잖아요. 해외 평단이 이렇게 높게 작품을 평가한 이유가 뭘까요?
◇ 박혜은 : 해외 평들을 좀 살펴봤는데요. 정말 영화를 더욱 기다리게 만드는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예를 들면 할리우드 리포터 같은 경우는 "인간을 관찰하는 이창동 감독의 능력이 여전히 정점에 있고, 감정과 사회적인 조건을 함께 꿰뚫어 보는 통찰은 견줄 상대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특유의 이창동식 휴머니즘이 있다" 이런 식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버라이어티 같은 경우는 "아름답고 성숙하고 조용히 거대한 관계를 보여주는 드라마"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 비평가 연맹 같은 경우도 이런 내용에 주목을 했는데요. 이 작품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미묘한 힘의 관계를 아주 정교한 속도감, 그리고 굉장히 세밀한 레이어로 그려내면서 착취와 계급, 환멸과 사랑,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줬다" 그러면서 좀 주목할 만한 표현이 있었는데요. "이야기의 윤리를 탐구했다"라는 표현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의 윤리"라는 말은 해외 매체에서도 굉장히 좀 주목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이것을 윤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에 영화 자체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비평가 협회에서도 굉장히 극찬을 받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귀빈 : 인간의 윤리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 앞서 기립박수가 한 7분간 터졌다고 그랬잖아요. 근데 이렇게 해외 영화제에서 기립박수 터지는 경우가 막 그렇게 많지는 않죠?
◇ 박혜은 : 사실 뭐 어떻게 보면 기립박수는 세계 최초로 영화를 상영해 준 영화제와 영화인들에 대한 굉장한 존중과 감사의 의미로 기립박수를 해 주는 경우들은 많아요. 그런데 보통 기립박수의 소위 밀도와 온도가 좀 다르달까요? 그러니까 어떤 경우는 좀 예의상 이렇게 기립박수를 쳐주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저도 해외 영화제에 가서 보면 어떤 경우는 정말 관객들이 너무 혼연일체가 돼서 흥분해서 박수를 치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이번엔 제가 직접 가진 못했지만, 이번 베니스 영화제 기립박수에 대해서는 밀도와 강도가 굉장히 높았다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7분이다 6분이다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닌데, 제가 좀 주의 깊게 본 거는 이 영화의 주연 배우 설경구 배우와 조인성 배우가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그 두 배우가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와, 특히 설경구 배우 같은 경우는 굉장히 좀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데, 뭔가 진심으로 이 영화에 대한 감격을 감정으로 드러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배우들이 우는 장면을 보는데, '영화가 정말 훌륭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박귀빈 : 기립박수 터지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그 밀도와 온도가 다르다. 이번에는 그래서 기립박수의 의미도 있는 것이고 배우들이 우는 경우는 이거는 그렇게 자주 보는 장면은 아닌 것 같아요.
◇ 박혜은 :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보통 굉장히 흐뭇하고 기뻐하는 즐거운 얼굴들이 많이 비치기는 하는데, 이렇게 두 주연 남성 배우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 주는 이 영화의 어떤, 정말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어떤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박귀빈 : 네,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홍콩의 거장 두기봉 감독이 참여했는데 "이창동의 작품 중에서 가장 성숙한 작품이다" 이렇게 평가를 했어요.
◇ 박혜은 : 네. 이 발언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이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에 가장 성숙한 작품이고, 스타일이 섬세하고 은은하고, 또 영화 속의 모든 디테일과 그 안에 담긴 성찰이 정말 굉장히 훌륭하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절대 이런 영화를 만들지 못할 것 같다." 동시대 거장이 또 다른 거장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찬사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박귀빈 : 올해 베니스 경쟁 부문에 정말 쟁쟁한 작품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 가운데서 <가능한 사랑>, 이 작품이 심사위원 대상까지 받은 건데 우리 영화계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 박혜은 : 굉장히, 일단은 너무 기쁜 소식으로 많은 분들이 또 이창동 감독님의 <가능한 사랑>이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기를 굉장히 오래 기다렸던 작품이거든요. 벌써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순탄했던 영화는 아니에요. 그런데 이 작품이 베니스 경쟁 부문의 본상을 받은 것은 거의 14년 만이고, 또 이 심사위원 대상은 한국 영화로서 처음이고, 또 이창동 감독님에게 이제 또 4년 만에 베니스 국제영화제 본상을 안긴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환호하고 축하하는 모습과 함께, 이 영화가 사실은 한국에서 투자를 받으려고 굉장히 애를 쓰다가 결국 그 투자가 실패해서 넷플릭스에서 먼저 영화로 만들어지고, 또 극장에는 걸리지만 11월에 넷플릭스에서 상영이 된다는 사실, 그러니까 한국 영화를 한국 투자사가 투자해서 만들지 못했다라는 사실에 굉장히 좀 자성의 목소리라고 할까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들도 사실입니다.
◆ 박귀빈 : 그러니까요. 지금 편집장님이 짚어주셨잖아요. 순탄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그 부분은 이제 투자받기가 되게 어려웠다, 그거를 말씀하신 거죠?
◇ 박혜은 : 네, 맞습니다. 사실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한국의 이제 투자사들에게 이 작품을 만들겠다라는 기획서들을 내고 또 뭐 투자도 받으려고 애를 썼었지만, 이 상업성을 이유로 좀 투자를 망설이고 있었던 상태였었고요. 자칫 제작도 무산될 뻔했던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넷플릭스 투자로 이렇게 세상에 나오게 됐는데요. 이 작품의 완성도가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상업성을 무조건 대놓고 밀어붙일 수 있는 영화는 좀 아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은 있었어도 사실 용기를 좀 내지 못했다라는 이야기를 제작사 대표인 이준동 대표가 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또 최근에 한국 영화의 투자 어떤 체력이라고 할까요,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아주 상업적인 장르 영화들도 투자를 받기 어려운 이런 시장 상황이라는 점도 덧붙였었는데요. 그런데 사실 이창동 감독이 연출을 하고 전도연, 설경구, 조여정, 조인성 이 조합의 영화가 투자가 불가능해서 만들어지지 못할 뻔했다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한국 영화계에 굉장히 큰 충격이었거든요. 더 이상 멋진 어떤 캐스팅과 감독님의 이름이 있는 작품들이 이보다 더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라는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그러니까 이창동 감독님과 이 캐스팅이 영화를 만들지 못하면 도대체 상업 영화가 아닌 영화는 한국에서 못 만들어지는 건가, 이런 우려도 있었던 게 사실이죠.
◆ 박귀빈 : 그러니까요, 이번 사례가 특히 이창동 감독님이 실제로 그런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지금의 한국 영화 투자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진 게 아닌가 이런 것도 좀 짚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 박혜은 : 네, 맞아요. 이 작품이 이제 앞으로도 또 저는 더 많은 레이스들이 남아 있고 이번 베니스 영화제 수상은 어떻게 보면 축하를 우리가 해야 할 첫 신호탄 정도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조금 해보기는 하는데요. 그러니까 지금 한국 영화계에서 투자 위축이 된 상황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벌어졌던 한국 극장의 굉장히 위기와 맞물려 있는 어떤 자연스러운 현상 중의 하나였던 건 맞지만, 이 한국에서 이렇게 훌륭한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또 시장이 살아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우리 영화 투자, 영화 제작 현장에 좀 체력을 길러야 되는 때다라는 생각이 좀 들었고요. 또 하나는 이제 제작비 한 60억 원에서 80억 원, 100억 원 사이의 이 중간 정도 예산, 중예산 정도의 영화들이 사실 지금 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주 저예산이거나 아니면 굉장히 큰 블록버스터, 그래서 "이건 상업성이 있습니다"라고 얘기할 만한 이런 영화들로 좀 쏠림 현상이 있기 때문에, 이창동 감독님의 이번 <가능한 사랑>이 보여준 선례가 좀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박귀빈 : 어떤 영화일지가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지금 기자님들도 아직 못 보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 일단 공개된 내용들이 있잖아요.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 간략히 어떤 영화인지 소개 좀 해 주세요.
◇ 박혜은 : 네, 이 작품은 두 부부의 이야기예요. 한쪽은 해고 노동자 호석과 그의 아내 미옥이라는 부부, 설경구 배우와 전도연 배우가 연기를 합니다. 또 한쪽은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와 남편 상호 부부입니다. 조여정, 조인성 배우가 연기를 하는데, 두 부부가 처음 이제 장례식장에서 만나게 돼요. 이 호석의 동료 장례식장에 다큐멘터리 감독이 이제 찾아오게 되고요. 그러면서 이 해고 노동자 호석의 삶을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에 담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약간 좀 어색하고 약간은 그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이 호석의 마음을 좀 돌리기 위해서 여름 별장으로 가족을 초대하면서 이렇게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보면 상황이 전혀 다르고 자신이 처한 세계가 다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든다라고 하는 이유로 함께 만나게 되면서 서로 그 안에 품고 있었던 다양한 감정들을 서로 전하게 되는 이런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창동 감독님 영화 중에 가장 긴 164분이에요. 그리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로 어른들을 위한 영화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더라고요. 이창동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들면서,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10여 년 전에 해고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려다가 그만두신 적이 있어요. 왜냐하면 "내가 그들의 삶을 아주 정확히, 잘 가까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자격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라는 이유로 잠깐 멈췄던 이 이야기가, 주인공 중의 하나가 다큐멘터리 감독, 그러니까 누군가의 삶을 영화 속에 담는 사람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 거죠. 이 작품을 아마 이창동 감독님은 어떤 사람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그 작업 자체, 그러니까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예지라는 인물에 이 이야기를 만드는 자신을 좀 강하게 투영하신 게 아닌가라는 예상을 좀 해 봅니다.
◆ 박귀빈 : 타인의 고통을 카메라에 담는 다큐멘터리 감독을 영화 속에 등장시키는 방식을 택한 거고, 아무래도 그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등장인물에 감독님의 어떤 시각이나 입장을 담으셨겠네요.
◇ 박혜은 : 그러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독님이 항상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실 때 "내가 그 영화의 주인공들, 내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와 나는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그들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만들고 쓰고 있는가, 질문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40년 동안 해왔다라고 얘기를 했는데요. 아마 우리들도 이번에 이 영화 속의 예지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그 질문을 한번 다시 곱씹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 박귀빈 : 예, 배우들을 좀 볼까요? 설경구 씨는 이창동 감독님이랑 벌써 세 번째 작품이라고 하고, 전도연 씨도 <밀양>에서 함께 했었고, 더더군다나 전도연 씨는 외신에서 "100년에 한 번 나올 연기"라는 극찬도 받았고, 또 조인성 씨, 조여정 씨 이렇게 돼 있습니다. 이 네 배우를 선택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박혜은 : 일단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설경구, 전도연 배우는 이미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 세계 안에서 정말 최고의 연기들을 보여줬던 배우들이고요. 또 조인성, 조여정 배우는 이번에 새롭게 이창동 월드에 합류한 배우들인데요. 이렇게 아주 익숙한,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 세계에 익숙한 배우들과 또 처음 이 세계에 진입하는 배우들을 각각의 부부로 만들어서 어떻게 보면 영화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그 두 부부 사이의 이질감, 이런 것들을 굉장히 시각적으로도 명백하게 보여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훌륭한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설경구 배우 같은 경우는 이창동 감독님의 <박하사탕>이 그의 최고작이자 또 대표작이기도 하고요. 전도연 배우는 또 <밀양>으로 칸 국제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었잖아요. 그래서 이번 작품 안에서 그야말로 이창동 감독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어떤 거리에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 정말 너무 귀신같이 연기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조여정, 조인성 배우 같은 경우는 "정말 이 현장 안에 1초, 1초 있는 현장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아깝게 느껴질 만큼 너무 훌륭한 현장이었다, 너무 사랑하는 현장이었다"라고 얘기를 해서 그분들이 또 얼마나 자신의 인생 연기를 보여주실지 굉장히 기대가 커요. 여기서 기대를 조금 더 높여서 말씀드리자면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 앙상블을 "올해 최고의 앙상블"이라고 꼽았습니다. 아마 최고의 네 명의 배우의 연기를 보시게 될 것 같네요.
◆ 박귀빈 : 내년 아카데미 더욱 기대가 커지는데, 사실 영화를 보시면 정확하게 제가 편집장님한테 예측을 물어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느낌이라는 게 있으시잖아요. 현지의 반응, 지금의 흐름,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 있지 않을까요?
◇ 박혜은 : 아, 근데 일단 베니스에서 너무너무 반응이 좋고요. 그리고 영화 자체에 대해서 뭐 평단이라든지 굉장히 놀랍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해요. 아시다시피 <가능한 사랑>은 한국의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으로 이미 선정이 되어 있잖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어쨌든 이 작품에 투자·제작을 한 넷플릭스가 글로벌 제작사이기 때문에 오스카 도전에 굉장히 열의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점에서 넷플릭스가 얼마나 오스카 레이스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느냐에 따라서, 정말 영화 자체의 훌륭함 더하기 이런 홍보가 더해져서 <가능한 사랑>이 좀 큰 소식을 가지고 오지 않을까 이런 예상을 좀 해보기는 해요.
◆ 박귀빈 : 네, <가능한 사랑> 오는 23일에 국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고 11월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됩니다. 그런데 그전에 기자 시사회가 21일이라고 하셨잖아요. 우리 편집장님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세요?
◇ 박혜은 : 저는 배우들의 얼굴이 너무너무 기대가 되더라고요. 분명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얼굴들이지만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얼굴을 보여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틸 한 장이나 특히 포스터 장면만 봐도, 포스터 한 장에 있는 그 네 명의 얼굴만으로도 뭔가 그 안에서 이야기가 막 들려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이창동 감독님이 보여주시는 어떤 그 인간에 대한 탐구, 그리고 그 인간에 대한 탐구가 배우들의 얼굴 위에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그 지점이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 박귀빈 : 네, 기자의 시선과 또 관객의 시선은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이창동 감독이 이번 작품에 대해서 쭉 말씀하신 게 있잖아요. 그래서 기자님이 우리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이 부분을 좀 중점적으로 보시면 좋겠다"라고 말씀해 주실 게 있을까요?
◇ 박혜은 : 저는 이번 영화는 아마 다들 너무 궁금하셔서 극장에서 많이 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이 작품 같은 경우는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가 왜 우리에게 필요하지?'라는 질문을 종종 할 때가 있어요. 엔터테인먼트로 2시간 혹은 2시간 반을 즐겁게 나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볼 수도 있지만, '이 영화를 안 봤다면 나의 인생이 조금 달랐을 것 같아'라고 하는 어떤 지점을 만들어주는 영화들이 있거든요. <가능한 사랑>이 그런 지점을 만들어 주는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고요. 또 제목이 굉장히 생각해 보면 의미심장하거든요. '가능한 사랑', '가능하다', '사랑이 가능한가'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과연 우리에게 가능한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극장에서 옆에 있는 관객들과 한번 깊이 같이 느껴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박귀빈 : 지금까지 더 스크린 박혜은 편집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혜은 :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