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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설' 김정은, 단둥만 찍고 온 이유…시진핑 없는 첫 방중 [한방이슈]

한방이슈 2026.10.28 오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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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김정은 위원장이 예고 없이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 단둥에 나타났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당일치기 방중이었습니다.

불과 닷새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습니다.

19일, 미국에 사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김 위원장이 뇌출혈로 숨졌다는 글을 엑스에 올렸습니다.

근거 없는 이 주장은 해외 매체를 타고 전 세계로 번졌습니다.

우리 국정원이 국회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보고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직접 국경을 넘은 지금도 셰완쥔은 "단둥에 간 사람은 대역"이라고 주장합니다.

사망설은 왜 이렇게 질긴 걸까요?

그리고 김정은은 왜 하필 단둥을 택했을까요?
 
 
사망설은 왜 꺼지지 않나

김정은 사망설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20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의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를 둘러봤다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홈페이지가 며칠째 제대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해킹 시도를 막으려 했든, 소문 확산을 차단하려 했든, 결과적으로는 의혹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습니다.

사진이 나오자 이번엔 'AI 합성설'이 등장했고, 그다음엔 '대역설'이 뒤따랐습니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사망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 김정은 위원장은 단둥에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셰완쥔은 단둥 영상을 공유하며 "대역이다, 사망이 확실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역설의 구조가 드러납니다.

사진을 내면 합성이고, 직접 나타나면 대역입니다.

어떤 증거를 내놓아도 반박되지 않는, 애초에 검증이 불가능한 주장인 겁니다.

짚어둘 점도 있습니다.

셰완쥔은 이전에도 시진핑 주석 사망설과 대역설 같은 허위 주장을 반복해 온 인물입니다.

결국 이번 소동은 출처의 신뢰도보다 '자극적인 이야기'가 더 빨리 퍼지는 SNS의 생리, 그리고 북한이라는 정보의 진공 상태가 만나 만들어진 현상에 가깝습니다.
 
 
왜 단둥, 왜 당일치기였나

24일 오전,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전용열차로 이동한 뒤 전용차를 타고 신압록강대교를 건넜습니다.

북중 어느 쪽도 사전에 일정을 알리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습니다.

동선은 짧았습니다.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을 찾아 기념탑 헌화를 지켜봤고, 오후에는 현지 버스 공장을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해 질 무렵 다시 다리를 건너 돌아갔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당일치기로 중국을 다녀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망설에 대한 답으로 보면, 이 방식은 꽤 계산된 선택입니다.

자국 매체가 고른 사진 몇 장이 아니라, 중국 CCTV를 비롯해 수많은 외국 카메라가 지켜보는 곳에서 직접 걷고, 손을 흔들고, 말을 했습니다.

사진 공개와는 차원이 다른 '생존 증명'입니다.

상징도 겹겹이 쌓았습니다.

25일은 중국군의 6·25 참전 76주년, 이른바 항미원조 기념일입니다.

김 위원장은 기념관에서 "피로써 맺어진 조중 친선을 영원히 계승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밟고 건넌 다리 자체도 메시지입니다.

신압록강대교는 길이 3킬로미터가 넘는 왕복 4차로 교량으로, 2014년 완공되고도 개통이 미뤄지다 지난 15일에야 공식 개통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다리 위에서 양국 물류와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제재 속 북한 경제의 숨통이 결국 중국에 있다는 현실을 스스로 보여준 장면이기도 합니다.

동행자 명단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조용원 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김덕훈 내각 제1부총리와 함께 김여정 당 총무부장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여정 권력 장악설'까지 돌았던 상황에서, 남매가 나란히 움직이는 모습 자체가 또 하나의 반박이 된 셈입니다.
 
 
시진핑 없는 방중, 그리고 외교 포석

이번 방중에서 가장 낯선 장면은 따로 있었습니다.

집권 후 여섯 번째 방중이지만, 시진핑 주석을 만나지 않고 돌아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신 김 위원장을 맞은 건 중국 서열 4위,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었습니다.

왕 주석은 기념관 광장에서 김 위원장을 맞아 시 주석의 인사를 전했고, 돌아갈 때는 다리 중간 지점까지 나와 배웅했습니다.

당초에는 리창 총리가 단둥을 찾는 것으로 계획됐다가 바뀌었다는 국정원 추가 보고도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세심한 관심을 돌려준 시진핑 총서기에게 감사드린다"며 예를 갖췄습니다.

이 대목은 두 갈래로 읽힙니다.

하나는 정상회담 없는 '격 낮은 방중'이라는 해석입니다.

다른 하나는 정상회담이라는 큰 카드는 아껴두고, 혈맹의 상징과 생존 증명이라는 실리만 하루 만에 챙겼다는 해석입니다.

시점도 의미심장합니다.

11월 중순 중국 선전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내 북미 대화 재개 의지를 밝힌 상태입니다.

북미 대화를 앞두고 '중국이라는 뒷배'를 확인해 두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방중의 진짜 목적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북한 매체보다 중국 관영매체가 먼저 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는 점도, 이번 방문을 주도한 쪽이 어디였는지 생각해 볼 대목으로 남습니다.
 
 
 

김정은 사망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 4월에도 미국 CNN 보도로 위중설이 퍼졌고, 위성사진 속 전용열차 위치 하나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리고 매번, 김정은 위원장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소문들을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국정원은 2023년, 사진 분석으로 추정한 체중과 함께 김 위원장이 상당한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후계 구도 역시 김주애냐, 김여정이냐를 두고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결국 사망설이 반복되는 진짜 이유는 한 사람의 건강이 곧 한 나라의 운명이 되는 1인 체제, 그리고 그 정보를 철저히 가리는 폐쇄성에 있습니다.

북한이 문을 닫을수록 확인되지 않는 추측의 빈자리는 소문이 채웁니다.

이번 단둥 방문으로 사망설은 사실상 힘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공백이 생기면, 비슷한 이야기는 또 나올 겁니다.


그때 필요한 건 자극적인 '설'이 아니라, 누가 무슨 근거로 말하는지 따져보는 눈일 것입니다.
 
 
기획·구성 : 김재형(jhkim03@ytn.co.kr)
제작 : 이형근(yihan3054@ytn.co.kr)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digital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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