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공동성명 채택 없이 끝났습니다.
참가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항행의 자유, 인공지능(AI) 관련 문제 등 주요 현안 중 어느 것에도 공동성명을 낼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국 국무부가 폐막 뒤 발표한 의장국 성명으로 논의 내용을 정리하는 데 그쳤습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의장국 성명에서 안보 위기와 지정학적 불안정이 세계 경제 번영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경제 안정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또 주요 해상 수송로에서의 항행의 자유 수호와 함께, 분쟁 및 불안정으로 인한 글로벌 식량 위기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 장관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가 이 문제들에 대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을 찾는 데 가까이 다가섰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다른 참가국들의 이견이 특히 뚜렷하게 표출되면서 공동성명 불발에 영향을 줬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30일에 회의를 개막하면서 단결을 호소했지만 이후 관례적으로 진행해 온 외교장관 단체사진 촬영을 취소했습니다.
유럽 외교관들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촬영 참여에 반대하면서, 촬영에 불참하거나 촬영 도중 자리를 뜨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AP에 따르면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은 합의 불발이 예상됐던 일이라며 "전쟁들이 벌어지고 있고, 그 전쟁의 당사국들이 회의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으니 공동 입장에 합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참석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월에 미국 플로리다에서 주최할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힘쓰기로 했다고 AP통신에 전했습니다.
이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견이 워낙 컸기 때문에 공동성명이 아니라 의장국 성명을 내는 방안이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었습니다.
이견을 빚은 사안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 미국의 관세, 중국의 남중국해 행보 등이 포함됐습니다.
참석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완강한 입장을 보였으며 폴란드의 G20 가입에도 마찬가지로 반대했다고 전했습니다.
G20 안에서 미국과 입장이 비슷한 일부 협력국들 사이에서 AI에 관한 공동성명이 나오긴 했지만, 성명 자체 내에 용어를 둘러싼 이견이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장관들과 회담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데 "'초지능'(Super Intelligence·SI)*"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구절이 6곳에 나오며 각 구절에 별표(*)가 붙어 있습니다.
이 별표는 "호주, 인도, 일본에서 '초지능'은 '인공지능'(AI)을 가리킨다"라고 설명한 각주로 연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인공지능'이라는 표현 대신 '초지능'(SI)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며 미국 정부에 이 용어를 의무적으로 쓰도록 지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에서는 이런 조치를 취한 사례가 없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