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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포기, 먹튀 vs. 정책실패 [이덕환, 서강대 교수]

2014.06.29 오후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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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최초 유일한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공식적인 우주인 명칭을 포기한 것인데 260억 먹튀라는 비난과 함께 정책실패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학평론가이신 서강대학교 이덕환 교수와 함께 이소연 박사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이소연 박사가 우주인이 된 뒤에 2년간에 의무근무를 했다고 하는데 어떤 활동을 했습니까?

[인터뷰]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소연 박사는 2008년 4월에 러시아 소유즈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가서 열흘 동안 체류하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내려온 한국인 최초의 한국우주인입니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다음부터가 문제가 되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야말로 단군 후손 중에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본 유일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런 독특하고 별난 경험 때문에 우리 사회가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이소연 박사는 지난 4년 동안에 모두 235차례의 강연을 했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그리고 과학기술계의 주요 행사에 꼭 참여하고 그래서 굉장히 바쁘게 보냈는데 이게 처음 2년 동안에는 초중고등학생들 또는 일반인들한테 본인의 우주에서의 경험, 이런 것들을 이야기를 해서 관심을 많이 끌었습니다.

그런데 젊은 과학도가 하기에는 좀 안 맞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한 2년 정도 지나고 나니까 사회에도 관심이 시들해지고, 본인도 연예인도 아니고 계속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 하는 입장도 아마 안타까웠을 겁니다.

그래서 결국은 한 2년 지나고 나서는 활동이 많이 줄어들고 이소연 박사가 스스로 개척을 해서 라디오 방송에서 고정출연도 하고 굉장히 열심히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마 한계를 느끼게 되고 그러니까 결국은 미국에 가서 MBA를 공부하겠다 그러다가 결혼과 함께 퇴사를 결정하기로 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소연 박사가 기존에 연구원에서 했던 활동들은 대체로 대중을 상대로 본인의 경험을 강연 위주로 이어진 건지 또 다른 연구활동은 없습니까?

[인터뷰]

이소연 박사는 원래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우주여행을 마친 다음에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정부에서 이소연 박사한테 일자리를 항공우주연구원에다가 마련을 해 줬어요.

거기도 물론 기계공학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소연 박사한테 연구 업무를 맡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우주인으로서의 활동을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그런 연구활동에 대한 갈증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래서인지 지난해 미국 유학길에 올라서 MBA 과정을 밟았어요.

이게 또 논란이 됐는데 한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먹튀가 아니냐.

이런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저도 그 표현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거는 굉장히 잘못된 주장이고, 우리 사회의 나쁜 면을 보여준 것 같아요.

이소연 박사는 젊은, 아주 유능한 과학도였습니다.

그리고 이소연 박사가 260억을 쓰지 않았죠.

먹튀라는 건 본인이 그 돈을 가지고 튀는 사람을 먹튀라고 그러는 거죠.

이소연 박사는 정말 자기의 일생을 희생해서 국가적 과제에, 국가적 사업에 헌신했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을 보고 먹튀라고 그러면 굉장히 잘못된 표현이고 아무리 정치인의 발언이라고 해도 예의에 어긋나는 발언입니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 실패였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충분한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우주인 배출 사업을 진행했던 그 당시의 과학기술부.

지금의 미래부 그리고 그 업무를 떠맡았던 항공우주연구원 그리고 나가서는 우리 과학기술계가 책임질 일이지 이소연 박사 개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열심히 노력을 했다고 봅니다.

[앵커]

교수님 방금 말씀하신 것과 관련해서 이소연 박사가 장문의 이메일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좀 읽어볼게요.

한국 우주인 배출 사업에 한계를 깨달았고, 정부 정책과 예산 결정과정 등을 알고 난 뒤에 현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라는 말이 있는데 어떤 의미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담겨있다고 봐야 될까요?

[인터뷰]

아쉬움의 표현인 것 같아요.

본인은 기계공학자로서의 꿈을 접고 국가가 요구하는 우주산업의 홍보대사로 참여를 했는데 그 후에 정부도 관심을 갖지 않고 과학기술계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자기는 그야말로 외톨이가 되어 버린 거죠.

그래서 정부가 요구하는 2년 동안의 의무복무기간을 충실하게 마치고 그다음에 본인의 새 길을 찾아나선 것 같습니다.

저는 MBA가 좀 아쉽기는 하지만 잘 되기를 바라고요.

이 책임은 온전하게 정부하고 과학기술계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있는 겁니다.

이소연 박사 자신한테는 정말 미안한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우주인 사업이 일시적인 이벤트에 지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아직 우주로 보낼 발사체 같은 게 우리 독자기술로 가지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배경에서 우주인 배출사업이 시작된 건가요?

[인터뷰]

우주인 배출사업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과학기술계에서도 그렇고 정부에서도 의견이 다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그런 면에서 보면 합의를 이루지 않고 그당시에 과학기술부가 너무 성급하게 추진을 했고 우주인을 신중하게 선발했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우주인 배출사업의 의미는 좀 이런 시각에서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주인 배출사업 자체가 우리의 우주 진출, 우주 산업의 핵심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발사체도 없고 우주선도 없습니다, 우리한테는.

그러니까 우주인을 배출한다는 꿈 자체가 너무 성급하고 좀 빠른 것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우주인 배출사업을 다른 시각에서 보고 싶은데 우리가 정말 우리 스스로 발사체를 만들어서 우주로 나간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 우리 사회가 세계적으로 못살던 나라에서 선진국이 됐구나 하는 거를 실감하도록 만들어주는 어마어마한 사업이고요.

이거 규모가 1,200만 원 1,2000만 원, 1,2000억 갖고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정말 우리의 국가적 명운을 걸고 시행을 해야 되는 거대 산업입니다.

거대과제인데 이런 과제를 시작하면서 우리 대통령 취임식도 거창하게 하지 않습니까?

우리 사회가 정말로 단군 이래 처음으로 우주로 나가보겠다는 꿈을 시작을 하면서 이런 사업을 했던 것 자체는 그렇게 나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260억이 문제입니다.

그게 아마 26억이었으면 그런데...

그 당시 사정으로 보면 우리가 이런 욕심을 부릴 적에 값이 무지하게 비쌌습니다.

그래서 좀 우리가 낭비를 싫어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좋아하는 과학기술계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는 하지만 우주 개발, 우주 산업, 우주 진출, 이런 것들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굳이 그걸 낭비라고 자괴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의 유일한 우주인이 사의를 표명을 했습니다.

그러면 이 우주인 사업은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할까요?

[인터뷰]

저는 꼭 그렇게 표현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정부하고 항공우주연구원 그리고 나아가서는 과학기술계가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도한테 하지 말아야 될 일을 했다.

너무 무심했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지금 당장 우주인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말 우리나라 젊은 과학자 중에 350km 높이에 올라가서 지구가 둥글다는 거를 직접 체험하고 내려오는 과학자가 있었다는 거를 우리 역사기록에 남기고 아쉽기는 저는 이소연 박사한테 본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배려를 해 주든지 아니면 전문 과학커뮤니케이터로, 과학 전도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제공해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앵커]

어떤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했다는 점에서 저희가 의의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또 유능한 과학도를 잃었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네요.

우주인 없는 한국의 우주사업은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될까요?

[인터뷰]

계속 반복해서 말씀드리는데 우리가 우주인을 필요로 하는 시점은 앞으로도 상당히 먼 훗날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한테 가장 시급한 건 지금 발사체의 개발이고요.

그다음에 우주선 개발이고 실제로 국제협력을 통해서 우리의 역량을 키워가는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발사체 개발사업만 해도 조 단위의 예산이 들어가는 굉장히 장기적인 과제입니다.

우리가 이 정부가 출범하면서 달탐사까지 계획을 내세웠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전혀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역량이 그 정도 커졌다는 자부심이 필요하고 이제 젊은 과학도의 꿈까지 망가뜨린 이런 거품은 걷어내고 항공우주학계, 과학기술계가 저는 개방적으로 마음을 열고 이게 우주산업이라는 게 항공우주연구원의 독점사업이 될 수 없습니다.

과학기술계 전체가 힘을 합쳐서 나가야 되는 거고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줘야 되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항연이 좀더 개방적으로 마음을 열고 과학기술계의 협력 그리고 국민의 성원, 그리고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서 좀더 열심히 노력하면 저는 그렇게 비관적인 사업은 아니다.

우리 과학기술계가 지난 반 세기 동안 이룩해 놓은 성과라는 것을 볼 적에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굉장히 열심히 노력해야 된다.

그냥 저절로 얻어지는 건 아니라고 믿습니다.

[앵커]

아까 교수님이 이소연 박사가 중고등학교 상당히 많이 돌아다녔다고 하는데 그때 강연을 들었던 학생들이 제2의 이소연을 꿈꾸면서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과학평론가이신 서강대학교 이덕환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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