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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원어치 빵으로 '식고문'까지...끔찍했던 가혹행위

2020.07.02 오후 01:11
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지난달 26일 투신
경주시청팀 폭언·폭행·갑질·왕따 등 ’폭로’
진정도 역효과…’그 사람들 죄 밝혀줘’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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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조은지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트라이애슬론 , 철인 3종 경기라고 하죠. 정말 힘든 스포츠인데 이 종목 국가대표를 지낸 22살 앞날이 아주 밝았던 여자 선수가 전 소속팀의 가혹 행위를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 그리고 경찰까지. 주변에 SOS를 쳤지만 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 보도한 스포츠부 조은지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조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보도, 정말 공분이 컸습니다. 일단 정리해 볼까요?

[기자]
고 최숙현 선수, 생소한 선수이기는 할 텐데 지난 2015년 고2때 잠깐이지만 태극마크를 달았을 정도로 미래가 창창했던 선수입니다.

국내 최강이라는 경주시청에서 함께 운동하면서 감독과 팀닥터, 선배, 동료 2명에게 수년간 지속적으로 폭언, 폭행, 갑질, 왕따 등을 당했다.

이런 것으로 알려졌고요. 그게 너무 힘들어서 2018년에 1년간 잠깐 필드를 떠나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설득 끝에 너 잠재력 있고 기량 좋다, 다시 돌아와라 해서 2019년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데 돌아오고 나서도 어김없이 같은 가혹행위가 반복이 됐고요.

결국 선수와 부모의 문제 제기 끝에 올해 초 부산시체육회로 팀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새 출발을 다짐하고 선수 측은 대한체육회 또 경찰 등에 나 이런 일 당했다, 처벌해 달라라고 진정을 하고 호소를 했습니다. 하지만 해결되는 것은 없었고요.

결국 고소 사실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끝에 결국 지난달 26일,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이런 유언을 남기고 투신했습니다.

[앵커]
운동선수가 운동을 그만두는 게 굉장히 힘든 결정인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1년간 운동을 쉬었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녹취록 내용도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극심한 고통이 짐작이 되는데 어떤 내용 담겼습니까?

[기자]
사실 출연 직전까지 저는 어제 보도하지 못한 녹취록을 계속 정리하다가 왔는데 들으면서 표정관리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정말 심각하다하면서 별표를 치면서 막 치는데 다 별표예요. 그 정도로 맞는 소리, 우는 소리, 폭언. 이런 게 계속 이어졌고요.

충격적이라서 사실 이걸 보도하는 게 올바른가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선수의 이런 고통을 알리는 게 조금 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측면에서 오늘 또 다른 녹취를 준비해 봤는데요. 한번 듣고 올까요?

[경주시청 팀 닥터 (음성 변조)]
널 기본적으로 좋아한단 말이야. 선생님들은 널 응원하고 널 다 좋아해. 그런데 왜 거짓말을 해? (죄송합니다.) 믿고 있단 말이야. 믿고 있다고. (퍽!퍽!) 다 믿고 있다고! (퍽!퍽!) 다 믿고 있다고. (퍽!)

[기자]
우당탕탕 찰싹, 퍽 이런 소리들이 굉장히 많고요. 너는 맞을 자격이 없다면서 팀 동료를 불러서 그 사람을 최숙현 선수를 대신해서 때리는 일도 있었고 또 체중이 늘었다면서 너 빵 20만 원어치 다 먹어라 해서 이른바 식고문이라고 하죠. 그래서 밤새 선수가 먹고 토하고 하는 그런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발로 맞고 무릎 꿇고 빌고 이런 일들은 너무 많아서 특정을 하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훈련 일지를 보면 온통 괴로움 뿐인데요.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체중 다 뺐는데 욕은 여전하다, 차에 치이든 강도가 찌르든 정말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들이 정말 많아요. 읽기도 힘듭니다.

[앵커]
저희가 방금 들은 녹취록도 사실 이런 상황에서 몰래 녹음을 한 건데 이게 이런 사실을 전부 체육회라든가 경찰, 이런 수사기관에 알렸다는 건데 왜 변화가 없었던 겁니까?

[기자]
어른들에게 알리려고 수년간 정말 가혹한 극심한 상황에서도 남몰래 녹음을 하면서 정말 마음을 졸였을 텐데요.

그런데 이게 어쨌든 팀을 옮기고 새출발을 하고 이 사람들을 좀 응징을 하고 싶다, 이런 뜻으로 지금 선수가 용기를 냈을 텐데 결과적으로 이게 잘된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최 선수가 숨진 게 지난달 26일 새벽 1시 반경입니다. 본인이 사는 집의 옥상에 올라가서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YTN 취재 결과, 최숙현 선수가 투신, 밤에 한 거니까 그날 오전에 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해요.

그러니까 팩트 확인을 하려고 전화를 나름대로는 했을 텐데 경주시청 측, 그러니까 네가 신고한, 네가 진정한 그 4명 측에서 부인한다, 변호사를 사고 만반의 대비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게 경찰 쪽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 사실 우리는 강제수사권도 없고 걔네들 연락도 안 되고 변호사 사고 선임한다는데 우리가 어쩔 도리가 있느냐, 지켜보겠다.

이런 내용을 전화로 전달했다고 해요. 지금 최숙현 선수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날 저녁까지 같이 있었던 팀 동료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본인 나름대로는 주변에서 들어보면 신고까지 해 놓고 처벌만 남았는데 도대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느냐. 많이 의아해하시는데 선수 입장에서는 온 힘을 짜내서 정말 마지막으로 신고를 하고 SOS를 했는데 오히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그런 희망이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 좀 더 이어져서 더 힘들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요.

최숙현 선수 아버지도 그런 사람들이 전화를 해서 애한테 가해자들이 아니라고 그러는데? 변호사 사고 공식 대응한다는데? 증거 더 없어? 이런 식으로 얘기가 오니까 선수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수밖에 없다라고 얘기하고요.

동시에 이게 평범한 사람도 사실 소송이라고 하고 누구를 고발하고 하는 건 어려운데 체육인은 같이 숙소 생활을 하잖아요.

그러니까 같이 훈련 끝나고 같이 밥먹고 다 같이 자는데 거기다 계속 전화를 걸어서 무슨 일이 있냐 하면 옆의 동료지만 그렇게 또 어떻게 얘기할 수 없고 이런 것들이 어린 선수가 감당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작은 사회, 폐쇄된 사회에서 사실 내부고발을 하면 우리 흔히 그런 말 많이 듣잖아요. 고발하면 너만 손해다 하면서 참아라, 이런 얘기를 하고. 이렇게 용기를 냈는데 이런 반응까지 체육회에서 들어오니까 더 아마 좌절을 했을 것 같은데.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 시청자분들도 아마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이런 생각을 하실 겁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얘기들인데 왜 달라지는 게 없을까요?

[기자]
해마다 반복되고 그때마다 대책이 나오지만 사실 늘 똑같은 얘기를 저도 몇 번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진정서도 보면 그 어린 선수가 팀, 정말 하늘 같은 감독님, 나의 선배 이런 사람들을 고발한 것은 정말 큰 용기잖아요.

그런데 체육계라는 게 사실 다른 분야보다 1등 빼고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메달, 진학, 입상, 다 이런 데로 돌아가고 잘하는 놈은 어쨌든 간에 다 이해가 되는 그런 분위기가 돼요.

그리고 특히 경주시청 같은 경우는 전국 최강팀입니다.

그리고 여자랭킹 1위를 보유한 좋은 팀이에요. 그래서 그 선수, 에이스 선수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구조적 문제를 따져보려면 동료선수의 말도 한번 들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음성 변조)]
나갔다 하면 금메달이에요. 메달 제조기니까. 시청에서 좋아하죠. 당연히 점수 따다 줘. 자기네 명성 높여줘,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을 함부로 내칠 수가 없는 거예요.

[기자]
그 사람이라고 하는 게 잘하는 선수를 말하는 거고 최숙현 선수가 진정을 했던, 나를 괴롭힌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여기에다가 어릴 때부터 선수들은 정상적인 평범한 교육을 받지 않고 폐쇄적인 과정에서 혹독하게 훈련을 받잖아요.

그래서 조금 길들여지는 경우가 있어요. 가스라이팅, 그루밍 이런 얘기들. 위계에 의한 성범죄 할 때 많이 들어본 단어인데 저는 이걸 들으면서 정말 길들여졌다, 선수가. 앞에도 녹취 보면 우리는 너를 이렇게 사랑하고 너 잘 되라고 때리는데 선생님 마음을 왜 몰라주니? 이런 얘기들이 나오잖아요. 이 궤변에 선수들도 다 세뇌가 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사실 그 사람을 이해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이런 현실이 문제인데. 선수가 이미 숨져서 굉장히 답답한 상황입니다.

추가 피해자들도 법적 소송을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금이라도 용기 내겠다. 숙현이한테 미안하다, 우리가 그 원한 갚아주겠다고 하면서 경주시청 동료였던 두 명이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 증거를 모으고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 사건을 앞장서서 폭로하고 있는 게 미래통합당의 이용 의원입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감독을 하시다가, 그러니까 체육인이시죠. 감독을 하시다가 배지를 달게 되셨는데 어제 직접 피해 선수들 2명, 그들의 부모와 함께 면담을 했다고 하는데 제가 통화해 봤더니 상상초월이다.

이건 정말 일파만파다 하면서 더 많은 준비를 하고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일단 폭행 고소를 하려고 하면 정확히 언제, 어디서, 몇 대를, 왜 맞았는지 이런 게 정확히 기억이 나야 됩니다.

그런데 그게 어쩌다 한 번 맞으면 기억이 나지만 날이면 날마다 장기간 맞으면 기억하고 특정하기가 사실 쉽지 않아요. 그래서 그 정리 작업을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요.

동시에 선수 입장에서는 언제 맞았다고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계속 내가 이 판에서 계속 운동을 하고 살아남으려면 내가 이렇게 내부고발을 해도 될까라는 최종 결심, 그런 게 필요할 것 같고요.

또 여기서 포인트가 최숙현 선수처럼 이 선수들이 녹취록이 있다거나 아니면 맞았을 때 사진이라든지 이런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충격적이게도 휴대폰 검사를 시도 때도 없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고 있어도 선배 선수가 와서 지문 찍어서 열잖아요. 그런 식으로 열어서 휴대폰 열고 문자, 카톡, 사진 죄다 검사했다고 해요.

그래서 사생활은 아예 없고 혹시나 자기에 대한 험담. 혹은 맞았다라는 얘기를 부모든 친지든 친척이든 친구한테든 할까 봐 굉장히 감시를 철저히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문제 당분간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지금 체육회나 협회, 그리고 경찰 등 관련 기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체육회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어제 저녁 늦게 성명서를 냈습니다.

위로한다, 철저한 조사 촉구한다. 그런데 사실 유체이탈이잖아요. 봤을 때는 이게 뭐지 싶으면서 좀 황당했었고요.

철인3종협회는 오는 9일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로 했습니다. 가해자 징계를 하겠다라고 일단 말은 했고요.

잠시 뒤 오후 2시에는 경주시체육회에서 자체조사를 한다는데 여기에 혹시 선수들이 나와서 어떤 말을 할지 또 주목이 됩니다.

경찰 수사는 또 이와 별개로 형사사건이니까. 지금 대구지검으로 넘어간 상태인데 일단 기소의견으로 다 넘어갔다고 해요.

어떻게 수사 결과가 나올지도 향후 지켜봐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만큼은 이런 문제 뿌리뽑혔으면 좋겠는데. 후속 보도도 쭉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부 조은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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