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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불복' 군대 가기...태국 입대 문화

2014.05.03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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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거치게 되는 것이 병역의 의무죠?

태국도 한국처럼 징병제를 실시하는데 그 방식이 무척 독특하다고 합니다.

'국왕의 군대'를 자처하는 태국 군인들, 어떻게 선발되는지 서상운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방콕 시내 중심가의 한 사원.

올해 만 21살이 된 남성 7백여 명이 인생을 건 제비뽑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검은색 글자를 뽑은 이 청년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빨간색 글자를 뽑은 사람은 2년간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어머니는 고생할 아들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맺힙니다.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은 매년 요맘때 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인터뷰:시리폰 새땅, 입대 예정자 가족]
"아들이 빨간색 종이를 뽑는 순간 현기증이 났어요. 지금은 너무 슬퍼서 밥도 못 먹을 것 같아요. 군대에 가도 되고 안 가도 되지만 안 갔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거든요."

[인터뷰:사땅 츤짜른, 검은색 당첨·면제자]
"지금 기분이 너무 편안하고 좋아요. 마치 가슴 속에 있던 응어리가 밖으로 나온 것 같아요. 면제됐을 때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이해를 못 했는데 제가 직접 추첨해보니 그 기분을 알 것 같아요."

징병제를 실시하는 태국은 군 병력을 30만에서 50만 명 사이로 유지해 왔습니다.

추첨제가 도입된 것은 지난 1954년.

당시 입대 대상인 만 21살 남성이 필요한 병력보다 20만 명이나 많아 도입한 것입니다.

그 뒤 해마다 군 병력 가운데 부족한 인원을 계산해 지역별로 추첨을 통해 충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판토 밴짜폰, 태국 군인·대령]
"태국은 입대 대상 인구가 많지만 군에서 필요로 하는 병력과 국방비는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든 인원이 입대할 필요가 없고 추첨을 통해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입대시키고 있습니다."

태국 군인들은 월평균 9천 바트, 한화로 약 30만 원을 월급으로 받습니다.

대졸 신입사원 평균 월급과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군대에 가면 돈도 벌 수 있고, 자원 입대 하면 복무 기간이 6개월로 끝나 병역을 기피하는 현상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쭐라웨, 군 입대 예정자]
"군대에 가고 싶은 마음과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반반이었는데 막상 가게 되니 기쁩니다. 여러 지방에서 모인 많은 동료와 규칙을 지키며 생활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라 생각합니다."


국가의 부름을 받아 봉사하는 젊은이들.

입대 방식은 달라도 내 나라는 내가 지키겠다는 각오는 한국과 태국이 다르지 않을 겁니다.

방콕에서 YTN 월드 서상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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