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전통 한지는 웬만하면 천 년을 끄떡없이 버틴다고 합니다.
바로 이 한지를 꼬아서 제작하는 이른바 '지승 공예품' 수백 점을 한꺼번에서 보여주는 귀한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일이 손으로 비비고 꼬고 엮어야 합니다.
재료는 대나무나 지푸라기가 아닙니다.
한지를 꼬아 작품을 빚어내는 '지승 공예'입니다.
평생 이 고된 작업에 매달린 이영순 작가.
지문을 잃었지만 '현대 지승'이라는 독보적 분야를 열었습니다.
7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형형색색 지승 공예품이 작업실에서 미술관으로 옮겨졌습니다.
소쿠리, 광주리, 항아리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같은 옛것부터, 와인병, 옷걸이, 의자 같은 요즘 것까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작품이 남서울생활미술관 1, 2층 전시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예로부터 종이는 천 년을 간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한지를 꼬아서 만든 이 지승 작품들도 앞으로 족히 천 년은 갈 것입니다.
칠순을 바라보는 노작가의 바람은 하나.
먼 후대에도 전해질 '천 년의 지승'입니다.
[인터뷰:이영순, '지승 공예' 작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제가 만들어서 잘 유지하고 보수했다가 후대에 남겨줘야죠. 제 바람입니다."
전통과 현대를 멋스럽게 아우른 지승 공예품 3백여 점을 이번처럼 한꺼번에, 그것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전무후무합니다.
YTN 황보선[bos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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