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있는 요즘 농촌 들녘에서는 해충을 없앤다는 이유로 논이나 밭두렁을 태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논 밭두렁을 태우는 것이 해충을 제거하는 효과는 별로 없고 산불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김학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논두렁에 놓은 작은 불씨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져나갑니다.
논이나 밭두렁 태우기는 마른 잡초나 얕은 땅속에 있는 해충을 없애기 위해 예전부터 해오던 일입니다.
[인터뷰:김용근,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논두렁의 해충을 없애지 않으면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논두렁을 태우는 겁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제거에 별 효과가 없고 오히려 이로운 곤충을 더 없애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통 논밭두렁 3제곱미터에 서식하는 곤충은 약 8천여 마리.
이 가운데 애멸구나 끝동매미충 등 해충은 9백여 마리에 불과하고 거미와 톡톡이 등 이로운 곤충은 7천 마리가 넘습니다.
불 때문에 해충 보다 이로운 곤충이 훨씬 더 많이 죽는 셈입니다.
게다가 일부 해충은 흙속에 있어 불에 잘 죽지도 않고 논밭두렁은 태운 지 60일이 지나야 생태계와 천적곤충이 원래상태로 복원되기 때문에 또다른 피해가 우려됩니다.
[인터뷰:이상계, 농진청 농업과학원 연구관]
"논두렁을 태워도 해충 제거효과가 없기 때문에 대신 농사 전에 육묘상자에 방제하는 것이 훨씬 더 해충방제에 효과가 좋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산불입니다.
지난 겨울 강수량이 적었던데다 봄 가뭄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있고 이 가운데 60% 가량이 논밭두렁에 불을 놓는 것이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어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림청은 산림과 산림 인접지역 백미터 내에서는 소각을 금지하고 있고 허가없이 불을 놓을 경우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YTN 김학무[mooki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