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24일(화요일)
□ 출연자 : 김경주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교수
- 야스쿠니 신사 폭발, 과격파가 관련된 테러일 가능성은 낮을 것
- 개인이 돌발적으로 저질렀을 가능성 높아
- 테러관련 도심경계 강화된 가운데 벌어진 사건... 불안감 감돌아
- 일본의 소녀상 철거, 이명박 정부때가 최초
- 미국에도 계속 세워지고 있는 소녀상... 국제여론 의식
- 위안부 부정 책자 미국 등지에 보내고 있는 일본 정치계
- 일본 극우 세력들의 활동, 오히려 반감 살 것
◇ 신율 앵커(이하 신율): 한일정상회담에서 조속히 처리한다, 이렇게 주장했던 위안부 문제요. 그런데 예상했던 대로 여러 가지 장애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위안부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하죠. 또 전 세계 테러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어제 도쿄에서도 폭발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장소, 우리가 참 기가 막히게 바라보는 야스쿠니 신사인데요. 이 문제도 짚어보겠습니다. 일본 현지 연결하죠. 일본 도카이대의 김경주 교수 연결합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경주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교수(이하 김경주):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폭발사건이 일어난 건 확실하죠?
◆ 김경주: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폭발사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치졸한 소동으로 끝났는데요. 야스쿠니 신사 구석에 있는 남성용 화장실 개인실에서 펑하고 터진 소리가 들렸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폭발물 제거단까지 포함해서 경찰이 일제히 출동을 했는데요. 알고 보니 벽면이 그을린 정도였다, 그러나 천장에는 한 30cm 정도의 구멍이 나 있어서 관련해서 조사하고 있다, 이렇게 보도가 되고 있는데요. 시한폭탄은 아니고, 시한식발화장치가 설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또 폭발을 시도했던 장소가, 야스쿠니라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상징이 있는 곳이고, 또 거기서도 구석진 화장실이다 보니, 이것이 파리테러와 관련된 일종의 과격파와 관련된 테러일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보고 있는데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도쿄도민들에게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안 그래도 파리 테러 때문에 일본의 경찰도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도심 곳곳을 잘 경계하고 있다, 이렇게 알려져 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상당히 불안하다, 이런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죠.
◇ 신율: 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야스쿠니에 그렇게 했겠어요?
◆ 김경주: 그렇죠.
◇ 신율: 그런데 중요한 건 뭐냐면, 지금 언론보도 잘 안 되고 있죠?
◆ 김경주: 언론 보도 자체는 일단 머리기사로는 나오고 있는데요. 알려진 내용이 워낙 별로 없고, 정보에 따라서는 CCTV에 한 남자가 종이봉투를 들고 들어가는 게 목격되었다, 이렇게 나오고 있는데요. 어쨌든 일본 경찰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긴 한 거죠.
◇ 신율: 그런데 일본 경찰이 곤혹스러운 것이라기보다도, 일반적으로 테러라고 보면 알리는 게 목적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장소를 야스쿠니 신사로 한 것 자체도, 실제로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저항의 상징으로서 야스쿠니를 선택했다는 추론도 가능하지 않을까,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일본 언론이나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 사건을 되도록 축소시키는 것이 본인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가능한 것 아니겠어요?
◆ 김경주: 글쎄요. 그렇게까지 보기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힘들 것 같습니다. 왜냐면 이것이 야스쿠니에 대한 반대 테러였다면 오히려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기회가 더 높은 거죠. 말하자면 야스쿠니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과격하게 행동한다, 이렇게 테러까지 자행한다, 이것은 지금 일본 국내에서도 일고 있는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찬반론에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되기 때문에, 만약에 그렇다면 그건 그것대로 홍보를 할 가치가 있는데, 지금 그렇게 보기에도 너무 치졸하고요.
◇ 신율: 치졸하다는 표현이 어떤 표현이시죠?
◆ 김경주: 일단 수법 자체가, 거기에 사용된 폭발물이라고 할까요. 그것 자체가 수제이긴 한데 기술적으로도 조잡하고요. 그 다음에 어떤 집단적으로 일으켰다기보다는, 한 남성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돌발적으로 한 양상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신율: 네, 야스쿠니 이야기는 야스쿠니 이야기고, 또 일본 소녀상 문제요. 일본군 위안부, 사실은 일본군 성노예죠. 이 소녀상을 아베가 철거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물론 우리정부로서는 이 문제를 굳이 언론에 꺼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 왜냐면 단호하게 거절했기 때문에 그런 건데요. 일본 국민들의 여론이 이런 소녀상에 대해서 상당히 거부감이 있습니까?
◆ 김경주: 일본에서 한국에게 소녀상의 철거를 공식으로 요구한 것은 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요. 2011년에 열렸던 한일정상회담, 그러니까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의 노다 총리죠. 그 회담에서도 이 문제는 거론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일본이) 왜 이렇게 위안부 소녀상에 집착하느냐 하는 부분일 텐데요. 무엇보다도 그 소녀상의 파급력이 대단하다는 것이죠. 대사관 앞에 그 소녀상이 설치되면서 거기서 수요 집회도 계속 하고 있고, 그런 하나의 위안부 관련 운동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이런 인식이 상당히 강하고요. 또 한 가지는 뭐냐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에게 공세를 퍼부을 수 있는 유일한 구실이 위안부상이다, 그것은 무슨 뜻이냐면, 일본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위안부상의 설치는 빈 조약 위반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빈 조약이라는 게 뭐냐면, 1961년도에 비준 된 것인데요. 말하자면 외교관계에 있는 국가들에 대한 예우를 규정한 조약입니다. 그 중에 22조 2항에 보면 모든 공관에 위엄을 침해하는 모든 행동을 해당 국가는 방지해야 한다, 이런 의무조항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한국이 그 위안부상을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이런 구실로 공격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나 속내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 위안부 소녀상의 파급력이고요. 특히 한국 국내뿐만이 아니라, 물론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것이 원조가 되겠습니다만, 지금 미국에서도 계속해서 위안부 소녀상이라든가, 아니면 위안부 기림비 같은 것이 계속 세워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미국 내의 여론, 미국의 여론이라는 것은 국제사회의 여론으로 일본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상징적인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해달라고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 신율: 그런데 지금 이 와중에 정치인까지 나서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전면 부정하는 서적을 미국과 유럽 등지에 배포한다, 이 소식 들어보셨어요?
◆ 김경주: 네, 그 소식이야말로 일본에서는 거의 보도가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말씀하신 것의 내용은 뭐냐면, 일본의 자민당이죠. 이노구치 쿠니코 의원의 명의로 미국이나 호주나 유럽 등에 있는 역사학자나 한일관련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책이 보내져온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책을 뜯어보니까 그 책의 내용이 뭐냐면, 산케이 신문이 발간한 이라는 책이랑, 그 다음에 일본인 오선화씨가 쓴 는 책이 있는데요. 그걸 영어로 번역한 두 가지 책이 전해져 온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도 물론 그렇겠습니다만, 저는 이번에 이 기사를 접하면서 느낀 것은 과거 2007년에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와 관련된 결의를 채택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일본으로서는 가장 큰 충격이었는데요.
◇ 신율: 마이클 혼다 의원이었죠?
◆ 김경주: 네, 그가 리드를 한 것이었는데요. 그 내용이 뭐였냐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일본 정부는 진상규명을 하고 사죄하라는 것을 명확히 명시한 결의문이거든요. 그때 일본은 충격이 굉장히 컸는데요. 그렇다면 왜 미국 하원에서 왜 이렇게 결의안까지 가게 되었냐면, 실은 그 전에 위안부 관련해서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는데, 일본의 우익들이 그때 미국의 신문에 대대적으로 1면 광고를 낸 겁니다. 거기서 위안부의 강제연행은 없었다, 20만 명이라는 것은 순 허구다,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굉장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래서 오히려 미국 내에서 반감이 커져서, 그 결의안이 채택된 것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일본에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자민당에서 주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있지만, 그런 행동을 하면 할수록 미국 내 여론은 오히려 우리한테는 유리한 쪽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여집니다.
◇ 신율: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경주: 네,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일본 도카이대 교양학부 김경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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