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을 통해 얻는 열량이 지난 16년 동안 2.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쌀이나 보리 등 곡물 섭취량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는데요, 한마디로 밥은 적게 먹고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균형 잡힌 식사와 열량 섭취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자세한 내용,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혜미 교수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16년간 한국인의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인터뷰]
질병관리본부에서 1988년부터 2014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시행한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은 1998년도에 1,930㎈에서 2014년에는 2,074㎈로 약간 늘어났습니다. 섭취량은 약간 늘어났지만, 식품군 섭취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말씀하신 대로 곡물과 과일을 통한 에너지 섭취량은 줄어든 반면, 고기와 달걀, 채소, 우유, 음료수, 주류 그리고 당류에서 얻는 에너지양은 늘어났습니다. 특히 술과 음료수를 통한 에너지 섭취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이들 식품은 다른 식품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크고 영양 수준은 낮으므로 섭취량이 점점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주의해야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교수님,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하루에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열량은 크게 기본적으로 생명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최소한의 대사량인 기초대사량과 신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양, 그리고 섭취한 식품을 이용하기 위한 에너지양으로 구성됩니다. 그래서 필요 열량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성별, 신장, 체중, 신체활동량, 임신 여부 등에 대해서 차이가 있고 성장기나 신체활동량이 많은 경우,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이신 분들은 필요열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대략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한국인 성인의 일일영양필요섭취량을 살펴보면 남성은 20대 2,600㎈, 그리고 30대에서 40대는 2,400㎈ 정도고, 여성은 20대에 2,100㎈, 30대에서 40대는 1,900㎈ 정도 됩니다.
[앵커]
앞서 말씀해주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쌀이나 밀가루와 같은 곡물 섭취는 줄어들고, 육류 섭취는 더 늘어났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렇게 식습관이 변화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인터뷰]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주요 에너지 근원은 백미, 쌀밥입니다. 최근에는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식사 때 끼니에 꼭 밥을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변화되고 있어서 곡물 섭취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외식산업이 발전하면서 고기를 이용한 여러 가지 메뉴들이 개발되면서 육류섭취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하루 평균 음주량도 증가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올해는 특히 과일 맛이 나는 소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여성들의 음주량도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지 않습니까? 술로 인한 열량 섭취는 어느 정도로 늘어났나요?
[인터뷰]
주류를 통해서 하루에 얻는 에너지 섭취량은 98년도에 40㎈에서 작년에 100㎈로 약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좀 충격적으로 하루에 얻는 에너지양에 식품구성별 분포를 살펴보면 곡물, 고기류에 이어서 주류가 세 번째로 에너지 섭취량이 많았습니다.
[앵커]
술로만 하루 평균 100㎉ 이상 에너지를 섭취하는 셈인데요. 이 정도의 열량이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나요?
[인터뷰]
소주, 맥주 등 주종에 따라 알코올 도수가 다르지만, 술잔 크기를 고려했을 때 술잔 한 잔당 알코올이 8~9g 포함되어있습니다. 알코올 1g당 7㎈에 높은 열량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주 1잔이 90㎈ 정도 되는데 하루에 100㎈ 정도를 술로 섭취하므로 평균적으로 소주 1잔 정도를 섭취합니다. 결국에 소주 3~4잔이면 칼로리로 따지면 밥 한 공기가 되는데 술은 열량은 높지만 다른 영양소가 거의 없으므로 몸으로 얻는 영양소는 없이 열량만 얻게 됩니다. 그리고 폭음으로 인해서 많은 양의 알코올을 한 번에 섭취하게 되면, 간 질환, 각종 암, 그리고 심장질환, 기억력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앵커]
연말연시가 되면 술자리 모임이 잦아지는데요, 좀 더 건강을 생각하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인터뷰]
술자리를 피할 수는 없을 텐데 무엇보다 술을 적당량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 번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 여자는 5잔 이상 마시는 것을 폭음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폭음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포도당과 수분이 필요하므로 음주를 하시면서 중간중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주시고 음주 전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거나 유동식을 섭취하는 것이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됩니다.
[앵커]
끝으로 평소에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방법도 전해주시죠.
[인터뷰]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서 식품군을 골고루 알맞은 양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곡류는 매일 두 번에서 네 번, 고기, 생선, 달걀, 콩류 같은 육류 군은 매일 서너 번 정도, 그리고 채소류는 매 끼니에 두 가지 이상, 과일은 매일 한두 개, 우유와 유제품은 매일 한 두잔 정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조리할 경우에는 튀김보다는 삶거나 찌거나 굽는 요리를 하면 열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당류 섭취량도 올라가고 있고, 원래 소금 섭취량이 많은 나라기 때문에 설탕이나 물엿, 소금 등은 되도록 적게 첨가하는 게 좋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혜미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제 송년회가 잦아지는 시기인 만큼 술자리가 많아질텐데요.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친다는 것,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균형 잡힌 한 끼 식사가 건강한 생활의 첫 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절주와 균형 잡힌 식사, 반드시 지켜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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