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은 상장폐지 된 터치스크린 제조 업체 디지텍시스템스가 불법 로비를 벌여 은행에서 천억 넘는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융 브로커와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는데, 수출입은행,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부터 시중은행까지 개입됐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터치스크린 제조 업체 디지텍시스템스를 자본 없이 인수해 버린 기업사냥꾼들은 경영 위기에 처하자 브로커들에게 검은 손을 내밀었습니다.
수억 원을 줄 테니 은행에서 대출을 알선해달라고 한 겁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브로커 10명이 채 1년도 되지 않아 대출받은 금액은 무려 1,160억 원.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부터 일반 시중은행까지 모두 이용됐습니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 팀장 50살 이 모 씨는 업체가 250억 원 대출받도록 도와준 대가로 2천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술 더 떠 금융감독원 전 부국장 강 모 씨는 아예 금감원 감리를 무마해주겠다고 나서 3천3백만 원을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진의 무차별한 횡포로 상장폐지 됐습니다.
문제는 갚지 못한 대출금.
855억 원 정도가 고스란히 미수금으로 남았습니다.
기업사냥꾼과 브로커, 국책은행까지 개입된 대출 비리의 피해가 고스란히 일반 고객에게 돌아간 셈이 된 겁니다.
검찰은 브로커와 은행 관계자 등 모두 13명을 적발해 7명을 구속기소 하고 다른 기관에도 돈이 흘러간 정황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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