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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형사다"...'부축빼기' 절도범 돈 뺏은 또 다른 절도범

2016.05.19 오후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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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오 / 연예 전문 기자, 최단비 / 변호사, 박상희 / 심리상담 전문가, 김복준 /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이진학 / 서울 중랑경찰서 형사계장 : 강도를 당했다고 112신고를 했습니다. CCTV를 관찰한 결과 단순 피해자가 아닌 부축빼기 피의자로 판명 나서….]

[앵커]
참 재미있는 이야기보다 기가 막힌 얘기인데요. 김 박사님, 이런 거 보셨어요? 설명을 해 주세요. 이 사건.

[인터뷰]
영화 코미디에 나오는 것 같아서 자꾸 웃고 있는데요. 지난해 10월 15일 사건입니다. 서울 중랑구에 있는 한 거리에서 어떤 남성이 술에 만취해서 자기 승용차에 엎드려 있는 것을 오 모씨라는 전과 15범, 부축빼기 전과자예요. 그 사람이 발견을 했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 입장에서는 아주 범행 대상자가 딱 찍힌 거죠. 그래서 부축하는 척 하면서 지갑을 뺏습니다. 그래서 여유있게 범행에 성공하고 돌아가려는 찰나에 갑자기 누군가 나타나서 너 꼼짝마, 나 형사인데 너 현행범으로 딱 걸렸어라고 한 거예요. 범인이 얼마나 놀랐겠어요. 오 모 씨가.

그래서 놀라서 훔친 지갑을 줬어요. 주고 나서 나는 이제 붙들려갈 일만 남았다고 그러는데 가만히 옆에서 보니까 형사라고 하던 사람이 그 지갑에서 현금만 빼더니 지갑은 버리는 거예요. 즉시 현금 빼고 지갑 버리는 습관이 나오는 거예요. 그걸 딱 지켜 보니까 범행에 성공했던 오 모 씨, 15범이 아, 이것은 동료다. 동업자다라고 느낀 거예요. 그래서 너, 형사 아니지, 이렇게 된 겁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피해자가 엎드린 상황에서 치고 받고 싸움이 됐어요. 그런데 싸움이 났는데 승부가 잘 안 난 모양이에요. 돈을 뺏았던 사람은 김 씨인데 그 김 씨가 현금 일부를 바닥에 흘리니까 주웠을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 사이 내뛴 겁니다.

가만히 이 사람이 처음에 범행했던 오 모 씨가 집에 가서 생각을 해 보니까 억울해 죽겠는 거예요. 자기가 성공해서 자기 돈이 다 될 수 있었는데 그것을 나타난 사람한테 뺏겼으니 얼마나 억울해요. 그래서 경찰에다 신고를 한 겁니다. 경찰에서 CCTV 분석을 해 봤더니 자기는 부축빼기한 게 딱 나왔잖아요. 그래서 절도로 입건이 됐어요, 본인은.

그런데 그 뺏아서 도주한 김 씨는 못 잡았어요. 약 7개월 동안 경찰이 수사해서 결국 검거를 했는데 그 사람은 죄명이 강도입니다. 훔친 돈을 강취했기 때문에 강도.

[앵커]
그러니까 원래 지갑 뺀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그 돈 가지고 튄 사람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역시 절도범도 기댈 곳은 경찰밖에 없다, 이렇게 우리가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건 아닙니까?

[인터뷰]
저도 그 교훈을 얻었고요. 이 둘은 서로가 서로의 마음과 심리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들 같아요. 내가 여기에서 저 돈을 뺏으려면 형사인 척을 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다 그 자리에 가봤기 때문에 하는 것 같고요.

그다음에 내가 할 만큼 다 했는데도 내 돈을 뺏긴 것이 억울한 것도 이 사람이 내가 그걸 해 봤는데 이거는 내 돈인데 뺏기다니. 그러니까 서로가 서로의 심리를 다 잘 안 것이고 나중에는 내가 분한 것이 내가 잡혀들어가는 것보다 더 큰 거죠. 그래서 결국에는 신고를 해서 다 같이 잡히는 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인터뷰]
그런데 보시면 절도범이 전과 14범이에요. 그러면 이미 관련된 이런 꼭 절도는 아니더라도 보통 유사한 전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도와 관련된 14범이나 있는 것인데 좀 수사의 생리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어떻게 신고를 했냐 하면 내가 길을 가다가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를 했어요. 그러면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하면 경찰이 수사를 할 텐데. 주변에 CCTV가 분명 있단 말이에요. 누군가는 나를 지켜보고 있잖아요, 항상 모든 사건에서는. 나를 지켜보는 CCTV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는지. 그래서 14범이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좀 그런 게 이해가 안 갔습니다.

[인터뷰]
그런데 원래 도박꾼들에게 물어보면 그런 얘기해요. 자기 돈 잃은 것보다 딴 돈을 다시 잃는 게 더 억울하대요.

[인터뷰]
그런데 여기에서 또 한 사람이 한심했죠. 바로 술 먹고 친구들과 함께 술 먹으신 분이 보닛에서 잤는데 자신의 지갑이 없어진지도 몰랐고 두 사람이 자기를 놔두고 싸운지도 기억이 없었다고...

[앵커]
그런데 술 안 먹어도 뒷호주머니 같은 데 지갑을 넣으면 몰라요. 가끔 만져봐야 돼요.

[인터뷰]
뒷주머니에는 돈을 넣는 경우는 안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인터뷰]
가져가라는 얘기하고 똑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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