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문화계 지원 배제 '블랙리스트' 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7년, 조 전 장관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특검 측 이용복 특검보는 "피고인들이 국가와 국민에게 끼친 해악이 너무나 중대하다"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이들은 네 편 내 편으로 나라를 분열시키려 했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놓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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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시와 작성은 모르는 일이며 명단 자체를 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후진술 중 조 전 장관과 그의 남편 박성엽 변호사는 혐의를 부인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공안검사 출신인 정동욱 변호사는 김 전 실장의 가족병력을 언급하며 "선친은 58세에 돌연사하고 아들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있다"며 "피고인도 심장이 언제 갑자기 멈출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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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으로 심장 스탠트 7개를 시술을 받은 김 전 실장은 그동안 “심장이 언제 멎을지 모른다”며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보석을 청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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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 변호사는 "특검에 의해 억울하게 구속돼 사회적 생명은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한국남자 평균 수명이 80세인데 그냥 둬도 1~2년인 중병 노인에게 무슨 형벌이 필요하냐"고 특검 측에 반문했다.
정 변호사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고령과 지병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려는 전략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공판 과정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이런 논리 펼치려고 그 어려운 사법시험 공부한 게 아닐 텐데…" "80살 넘으면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주장이냐"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며 정 변호사의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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