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에 취해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고 트럭까지 몰고 돌진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변 시민들의 도움으로 난동은 끝이 났지만, 피해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신지원 기자!
CCTV 영상을 보니 정말 경악할 수밖에 없는데요.
대체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어제(18일) 새벽 2시쯤 서울 약수역 인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거리에서 전화하던 20대 남성이 또래 여성을 마구 발로 차고 주먹질한 건데요.
화면으로 보시는 것처럼 벽에 밀어붙여 마구 때리고, 도망가려는 여성의 뒷목을 낚아채 바닥에 내동댕이칩니다.
자세히 보시면 피해 여성이 바닥에 쓰러진 뒤 잠시 의식을 잃은 것처럼 팔다리가 늘어진 모습인데, 남성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말리는 시민들까지 위협합니다.
가해자는 22살 손 모 씨로, 피해 여성과는 1년 정도 교제했고, 사건 당일 근처 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폭행을 당한 여성은 치아 5개가 부러지거나 흔들릴 정도로 얼굴을 심하게 다쳐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앵커]
정말 끔찍한 데이트 폭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뒤에 보면 트럭을 몰고 돌진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가해자 손 씨의 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주변 시민들이 피해 여성을 보호하자, 1톤 트럭까지 몰고 돌진한 건데요.
당시 손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65%였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이게 손 씨가 도망을 가는 게 아니라, 피해 여성이 있는 쪽을 향해 마구 달리는 모습이라는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크게 다칠 뻔한 상황인데요.
시민들이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손 씨의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양민준 / 당시 목격자 : 차가 막 큰 차였거든요. 이쪽에서 돌아서 크게 한 번 돌아서 오더라고요. 사람을 치려고 하는 건가…. 피하다가 다리에 찰과상도 좀 입었죠.]
[앵커]
정말 많은 사람이 다칠 뻔한 흉악 범죄인데,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경찰은 오늘 오전 손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모두 5개 혐의가 적용됐는데요.
먼저 상해와 특수폭행, 음주운전 혐의가 있고 추가로 공용물건 손상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특수폭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네티즌이 남긴 댓글에는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상당수 있었는데요.
경찰 조사에서 손 씨가 사람을 치려는 게 아니라 도망가려고 운전을 했다고 진술한 만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손 씨가 평소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야, 너' 라고 부르는 등 무시하는 듯한 언행에 불만이 있다가 술에 취하자 폭행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행법상 데이트 폭력은 관련 특별법이 없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데요.
가정폭력의 경우에는 특별법이 있어서 경찰에서도 여성청소년수사과에서 별도 수사를 맡습니다.
필요할 경우 경찰에서 바로 가해자에게 접근금지를 임시조치할 수도 있는데, 결혼하지 않은 연인 사이에는 이런 임시조치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앵커]
이런 데이트 폭력이 자꾸 반복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지난 1월에도 서울 논현동에서 일어난 데이트 폭력이 살인으로 일어진 끔찍한 사건이 있었지요.
연인 사이 데이트 폭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데이트 폭력으로 형사입건된 경우는 8천3백여 건에 이르렀는데요.
전년도보다 9%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앞서 경찰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데이트 폭력으로 숨진 사람이 무려 290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끔찍한 일인데,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착각과 소유욕, 집착 등이 원인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또 피해자의 인식도 중요합니다.
'평소에는 좋은 사람'이라고 현실을 외면하거나,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찾으려는 태도는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신지원[jiwon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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