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수입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공개되자 평가는 극단으로 갈렸다. 쉴 새 없이 등장하는 표상 및 메시지와 예상치 못한 반전에 누군가는 호평을, 다른 누군가를 혹평을 쏟는다. 하지만 그 여부는 영화를 연출한 아로노프스키 감독에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닐 터.
"평소 평론을 잘 읽지 않는다"고 선을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평가를 염두하기 보다 자신의 세계를 담아내는데 오롯이 집중했다. 영화는 그의 평생 고민, 종교와 인간을 또 한번 비극이라는 형식에 그려냈다.
'마더!'는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의 계속되는 방문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로 부부의 평화가 깨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미지 확대 보기
#종교
아로노프스키의 작품은 늘 종교와 맞닿아 있다. 전작 '노아'를 통해 대홍수의 날을 그린 그는 이번 영화의 영감도 성경 속 창세기에서 얻었다. 감독은 "성경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 중 하나로, 강렬하고 힘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품고 있다. 고전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스토리로서 지닌 힘을 역설했다.
'마더!'에서도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종교의 서사와 상징을 활용해 관객들이 숨겨진 의미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게 했다. 관객은 곳곳의 장치를 곱씹으며 창조와 멸망, 남자와 여자의 탄생은 물론 현대사회의 주요 이슈기도 한 인구 과잉, 환경 오염 문제를 차례로 마주하게 된다.
#인간
이번에도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는 인간을 향한다. 그 과정에서 같은 인간이 아닌, 대자연으로 시점으로 본 인간의 모습이 새로움을 더한다. 앞서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대자연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연을 향한 인간의 도전을 불청객의 방문으로 그려냈다.
극 중 불쑥 집에 찾아와 무례한 행위를 일삼는 인간은 남편과 방문객으로 대표된다. 이에 비해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하는 마더는 대자연의 입장을 대변하여 인간에 저항하지 못하고 당하기만 한다. 지속적인 마더의 경고와 부탁에도 지독하리만큼 이기적인 태도로 이를 인지하지 모습은 답답함을 자아내며 현시대를 사는 우리의 행동을 돌아보게 한다.
#비극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으로 감독은 그 처절함과 리얼리티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비극을 택했다. 이전부터 감독은 공공연하게 "할리우드식 해피엔딩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고, 이를 작품속에서 꾸준히 실천해왔다.
전작 '더 레슬러'에서 은퇴한 프로레슬러의 재기를 다룰때도 '록키'와 같이 통쾌한 역전담을 그리기보다 흥행을 위해 승부를 조작하는 리얼한 민낯에 집중했듯, '마더!' 속 힘없이 파괴되고 당하는 대자연의 모습도 아름다운 마무리와는 거리가 멀다.
감독은 "영화는 가능한 종류의 현실을 모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두운 면들, 주의해야 하는 면을 알려줘야 빛도 함께 찾을 수 있다"는 신조를 이번 작품에서도 실천했다. 감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잔상이 뚜렷한 영화를 꿈꿨다. '마더'를 통해서도 그 바람이 실현될 수 있을까.
부산=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