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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지방선거에 밀려난 아동, 노인 복지예산

2017.12.05 오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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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지방선거에 밀려난 아동, 노인 복지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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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지방선거에 밀려난 아동, 노인 복지예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컴퓨터 비밀번호가 1202였다고 합니다. 12월 2일 예산안 처리 기한이었는데요. 그만큼 통과를 고대했다는 겁니다. 이틀 늦었긴 하지만 여야가 합의했습니다. 2018년 예산안 본격적인 문재인 정부 행보를 시작하는 의미가 있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합의에 이르렀지만 일자리, 복지, 법인세 등 여러 쟁점에서 여야는 계속 다툽니다. 그 이유와 배경, 무엇일까요? 다투는 지점에서 어떤 부분에 차이가 있는지 봐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예산이 가진 의미와 전망에 대해 전문가를 스튜디오에 모셔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이하 정창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난겨울 국정농단 건으로 스튜디오에 모셨고요, 이렇게 다시 스튜디오에 오신 건 1년 만인 것 같습니다. 9월에도 주간지에 예산안 관련된 글을 쓰셨습니다. 예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표현해주셨는데요. 2018년 예산안, 어떤 의미에서 이렇게 뜨겁고 의미가 있을까요?

◆ 정창수> 일단 처음이 중요하잖아요. 문재인 정부 첫 번째 예산이라는 게 중요하고요. 그리고 사람들의 기대가 큰데 기대만큼 예산이 잘 짜였을까, 하는 것으로 본다면 약간 절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부족한 느낌, 변화를 바라지 않은 분들에게는 너무 큰 변화, 이렇게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바뀌고 난 다음 변하는 과도기적 느낌도 있고요. 정부 원안의 성격을 이해해야 갑론을박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큰 정부를 지향했습니다. 재정을 많이 쓰겠다, 방향도 전환해서 복지라든지 일자리, 소득에 관심을 두겠다고 했는데요. 특징을 정리해주세요.

◆ 정창수> 복지확대, 재정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어떻게 들으면 그럴 수 있을까, 할 수도 있는데요. 복지확대 양적으로 많지는 않다는 거죠. 시작의 의미를 지닌 게 아동수당이나 기초연금 제도가 주된 거라서 시작에 의미가 있고요. 하지만 사이즈는 크지 않습니다. 복지가 늘어난 것 중에 제일 큰 것이 주택 관련 금융과 기초연금 두 가지 합쳐서 16조나 되기 때문에 그것을 빼면 그전에 복지 늘어난 자연증가분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또 재정건전성을 동시에 추구했다는 거죠. 428조로 늘어나긴 했지만 수입이 그만큼 늘어서 적자 폭이 줄어들고요.

◇ 김우성> 빚내서 늘린 예산은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 정창수> 빚도 좀 줄죠. 비율이.

◇ 김우성> 이번 정부에서 이렇게 예산이 여유로울 수 있다는 건 지난 정부에서 서민 증세 논란이 많았지 않습니까. 담뱃값이나, 그런 효과를 본 건가요?

◆ 정창수> 역설적으로 서민 증세 효과가 분명히 있고요. 세액공제로 바꾼 게 있고요. 또 역설적인 건 뭐냐면, 그만큼 우리나라 양극화가 심하다는 겁니다. 고소득자들이 좀 더 많이 내는 구조로 바뀌었거든요. 그것 때문에 늘어난 것보다 더 많이 늘어난 이유가 부의 집중이 커지니까 고소득자가 세율이 안 올랐어도 더 많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더군다나 약간 더 올렸기 때문에 더 많이 늘어난 거죠. 지금 세수 초과가 8월 기준으로 19조예요. 그런데 아마 29조도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내년에도 반복된다는 겁니다. 내년 예산 편성할 때 세수초과 부분을 작게 잡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년에 좋은 조건인 거죠, 문재인 정부가.

◇ 김우성> SOC 감소라든가 국민 참여나 여러 제도들이 있고요. 과거 사실 정부가 바뀌게 된 주요 근거이기도 하지만 이른바 최순실 예산이라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그 예산들은 다 정리된 건가요?

◆ 정창수>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거의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 김우성> 살아 있군요.

◆ 정창수> 일부 사이즈가 줄었던 사업이 있지만, 대부분 살아 있고요. 최순실 손길이 아직 남아 있느냐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사업은 분명히 살아 있고요. 왜냐면 부처들은 사업을 지키죠. 그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또 그러한 면에서 보면 야당이 예산을 깎고 했던 것 대부분이 그것에 대해서는 거의 깎지 않고 문재인 정권 새롭게 집어 넣으려는 사업들 중심으로. 삭감 항목 중 41%가 문재인 정권의 새로운 사업들이죠.

◇ 김우성> 상식적으로 재판까지 받고 있고 구속, 수감된 상황인데 일자리들이 엮여 있어서 그런가요. 국민들의 정서를 감안하면 최순실 예산은 대폭 없앨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못 없앤 이유는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 정창수> 그러니까 예산이라는 게 우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어떤 사람 하나가 문제를 저지르고, 이런 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이거든요. 각 부처나 관련 예산으로 이득을 보시는 분들에게는 최순실이 만들었든 누가 만들었든 예산을 지키고 그 사업에서 혜택을 보려고 하는 거죠.

◇ 김우성> 구조가 있는 거고 최순실 씨가 그 구조를 이용한 측면이기에 그렇게 똑 잘라내긴 어려운 부분이 있네요.

◆ 정창수> 최순실 씨가 특히 문제가 많았던 거지 최순실 씨가 없으면 우리나라가 정상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시작일 뿐이죠.

◇ 김우성> 이러한 예산안에 대해 과도기적 성격, 방향 전환, 반대급부까지 얘기했는데요. 숫자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2,221. 7,000. 8,875. 9,475. 이게 바로 공무원 증원 숫자 이야기인데요. 정부 안이 제일 먼저 말씀드린 12,221이고요. 결론은 9,475로 났지만 야당은 이렇게 생각이 달랐습니다. 왜 이렇게 입장 차이가 나는 거지,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정창수> 제가 볼 때는 프레임의 싸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2천7백여 명 줄였잖아요. 그 돈이 다해봐야 500억도 안 됩니다, 1년 인건비가. 명분이고요. 또 하나는 속기록도 했는데, 공무원 증원을 반대한다고 얘기하잖아요. 사실 여당이 주장하는 건 집배원, 경찰, 소방, 복지 관련 분야, 전원이 그러한 분들이거든요. 그래서 민생 공무원이라고 얘기하잖아요. 많은 분들이 잘 못 들으시면, 공무원 늘리나보다, 그러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한 거고 예산 액수 전체에 비하면 공무원 충원 예산은 아주 미미한 1만 분에 1밖에 안 되는 예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아주 작은 부분이고, 근로감독관을 비롯해 경찰, 소방 이런 쪽인데 이것을 사실 일반적으로 공무원 증원, 이런 프레임으로 몰고 간 경향이 있다고 봐야겠군요. 결과적으로 9,475. 미미한 금액을 깎는 수준에서 끝났고 명분 싸움이 됐는데요. 이 결과는 어떻습니까, 정부가 원하는 바와 근접했다고 봐야 할까요?

◆ 정창수> 체면을 살려주고 그렇게 됐는데, 일단 정부로는 크게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고 보입니다. 다만 계속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분들에게는 계속 인상에 남겠지만 그래도 국민의 다수가 그 정도는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핵심으로 제일 많이 깎인 건 아동수당이에요.

◇ 김우성> 이 얘기를 해봐야 하는데요. 수당도 문제이지만 기한이 내년 가을쯤입니다. 국민들이 왜 머냐고 하는데, 여야 회의 때 보면 민주당은 7월, 한국당은 10월, 국민의당은 9월. 그런데 9월로 결정됐는데요.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정창수> 첫 번째는 기간을 줄이고, 10% 줄이고 하면서 액수가 반으로 줄었어요. 국민이 받는 혜택이 줄었다는 거죠.

◇ 김우성> 내년인데 9월, 10월에 집행되면 줄어드는 거죠.

◆ 정창수> 2조1천억이 5천100억으로 줄었기 때문에 반토막이 났고요. 오히려 기초연금은 그렇게 많이 못 건들었어요. 8조에서 7조로 1조만 줄었거든요. 이것은 특히 야당 쪽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에 대해 안 건드리고 좀 여당 기반이라고 생각되는 젊은 층에 대해서 그렇게 한 거라고 보이고요. 또 하나는 10%를 자르는데 아이를 가진 사람 10% 줄이는 게 아니에요. 소득 기준 10%입니다.

◇ 김우성> 금수저에게는 줄 수 없다는 논리를.

◆ 정창수>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소득 중 고소득자 중에서 근로소득자들은 투명한데 그렇지 않은 분들은 투명하지 않잖아요. 10% 자를 경우 근로소득자에 계신 분들이 많이 잘릴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 보면 실제로 10% 넘을 수도 있습니다.

◇ 김우성> 그리고 결과적으로 보편적 복지라는 원칙이 훼손되어버리는 것이지 않습니까. 어떤 소득에 따라 누진적으로 적용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국가가 혜택을 준다는 의미인데요. 이것을 이렇게 자르면.

◆ 정창수> 거의 전 세계가 하고 있는 제도라, 다른 것처럼 우리나라만 하느냐고 얘기하기도 좀 그런 제도입니다.

◇ 김우성> 독일의 경우 아동수당만으로 한 가족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과거에는 있었는데요. 이런 부분을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시기를 이렇게 뒤로 미룬 이유는 선거 때문인가요?

◆ 정창수> 선거 때문이죠. 제가 오늘 아침에도 어디에 가서 그런 얘기를 했는데, 선심성 퍼주기 예산이 아니라 악심성 퍼내기 예산이다.

◇ 김우성> 정반대로 말을 바꾸었네요. 그런데 선거 때문에 정치적 쟁점인 건 이해가 되지만 이것 때문에 국가 예산안을 이렇게 조정한 사례가 있나요?

◆ 정창수> 그전에는 반대였죠. 오히려 여당이 제안하면 야당이 더 주자고 해서, 둘 다 잘한 거로 되는데. 지금은 아예 안 주는 것으로 해버린 것이기에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인 거죠.

◇ 김우성> 정부 안은 4월, 7월 더 빨랐습니다. 그런데 협의안에서 9월로 결정됐는데요. 지방선거 유권자분들이 국민들이신데요. 선거 때문에 뒤로 미뤄서 집행한다, 예산이 줄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예산안입니다. 대통령 선거 때도 이슈가 됐던 부분이고 많이들 얘기하신 것 같았거든요. 정작 야당들은 반대합니다. 공약도 다른 것을 내걸었나요?

◆ 정창수> 공약도 비슷했죠. 약간 차이가 있었죠. 그런 면에서 보면 조금 야당들의 논리가 약하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여당에서 하는 얘기가, 완화시킨 정책도 있거든요. 야당이 하자는 대로 한 것 아니냐. 야당 쪽에서는 선거만 의식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선거보다 어떻게 정책을 펼치느냐가 국민들의 관심사일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의 입장도 재정건전성이나 공무원 증원에 대한 우려, 이런 것들을 말 그대로 받아들여도 사실 조금 말이 안 맞는 부분이 있는데요. 삭감된 예산을 봤더니 특이한 것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정창수> 개인정보 침해나 조사하는 예산 책정을 처음으로 했어요.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겠다.

◇ 김우성> 요즘 심각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 정창수> 그 예산을 반으로 줄여서 그것도 납득이 좀 안 되고요. 버스나 이런 곳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정책입니다.

◇ 김우성> 통신비 경감 효과도 있는.

◆ 정창수> 왜냐면 프리하게 정보를 받는 분들은 상관없는데 상당수 저소득이나 이런 분들은, 속기록에 나온 것을 보면 젊은이 등이 이런 것을 활용할 수 있다,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모 야당 의원이 그러면 안 되죠. 애들이 핸드폰 가지고 놀면 애들 정서를 망치는 것처럼 핸드폰 막 쓰게 하면 안 된다는 논리를. 젊은이가 갑자기 아기가 되어 그래서 반대를 해서 예산이 깎였습니다.

◇ 김우성> 방금 소장님이 말씀하신 건 속기록 바탕입니다. 젊은층뿐만 아니라 나이에 무관하게 버스나 공공장소의 와이파이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두 가지만 들어봐도 굉장히 특이한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회자가 될 정도인데요. 같이 똑같이 주장하고 공약으로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안을 두고 항상 정치 게임이 벌어지거든요. 국민들은 당황스러우실 것 같은데 어떤 원칙들, 어떤 것들 방향으로 잡아야 할까요?

◆ 정창수> 아는 만큼 느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것들도 사실 보면 언론을 대할 때도 유심히 보시고 생각해보시면 되는데 그렇지 않고 한두 마디 보고 하시기 때문에 약간 문제 있는 발언 하는 분들이 극단적인 몇 가지 단어로 승부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자세하게 보시고 신문이나 방송이나 이런 것들 들으시고 관심을 가지시면 아마 좀 더 그런 게 드러나지 않을까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선거 때 그에 대한 확실한 표를 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김우성> 선거를 의식해서 예산에서 많은 조정이 있었는데요. 정작 선거의 주인인 유권자분들께서는 어떤 판단을 내리실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정창수>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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