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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佛 마크롱 대통령 장시간 접견...난민 문제 논의

2018.06.27 오전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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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 시각 26일 마크롱 대통령을 바티칸 서재로 맞이해 이례적으로 긴 대화를 나눴다고 교황청이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난민 문제를 비롯해 환경 보호, 분쟁 방지와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 군축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번 만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 다른 나라 정상들을 접견할 때 할애하는 시간에 비해 2배 가까이 긴 57분 동안 이어져,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교황은 과거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는 50분, 그의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30분 동안 만난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은 환담을 마친 뒤 서로 양 볼에 입을 맞추는 인사를 나누고,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힘차게 악수를 하는 등 보기 드문 친밀감을 나타냈습니다.

교황은 마크롱 대통령과 동행한 부인 브리지트 여사와도 악수하고, 마크롱 대통령을 배웅할 때는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띠기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교황에게 프랑스 신부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희귀 판본을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교황은 이 선물을 받고 "이 책을 여러 번 읽었고, 감명을 받았다. 내가 항상 좋아해 온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4세기 성인인 '투르의 성 마르티노'가 새겨진 메달을 답례로 선물했습니다.

성 마르티노는 추운 겨울에 자신이 입고 있던 망토의 절반을 잘라 거지에게 나눠준 일화로 유명한 성인입니다.

교황은 "이 메달은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의 소명은 가난한 자들을 돕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크롱의 이번 교황청 방문은 로마의 교황 주교좌 성당인 성요한 라테라노 대성당의 명예 고문 위촉식 참석을 겸해 이뤄졌습니다.

프랑스 국가 원수는 15세기 이래 이 성당의 명예 고문을 맡는 것이 전통이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전임자인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은 제정 분리 원칙에 어긋날 것을 우려해 이 직책을 거부했습니다.

프랑스는 1905년 제정 분리를 규정한 법 제정 이후 종교와 정치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크롱이 지난 4월 "교회와 국가 사이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말하며 이 직책을 수용하기로 했을 때 프랑스 국내에서는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마크롱은 무교 집안에서 성장했지만, 12살 되던 해에 세례를 자청해 가톨릭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에 교황을 만나기 전에는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는 가톨릭 자선단체 산테지디오 공동체의 대표단을 만나 이 단체가 이탈리아 사회에서 벌이고 있는 난민 통합을 위한 활동, 남수단 등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노력 등에 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며 서로 껄끄러운 기류를 형성한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만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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