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호학'과 '영남학' 연구는 활발했는데, 호남의 역사와 기록문화를 인문학적으로 연구하는 '호남학'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호남학'을 진흥하기 위한 연구원을 지난해 세웠는데요,
갖가지 자료를 모으며 '호남학' 연구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김범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광주광역시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옛 농촌 주택입니다.
높은 벼슬을 한 사대부 가옥은 아니지만, '도편수'가 지어서 건축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방 한쪽 문을 열자 작고한 집주인이 지난 1952년부터 66년 동안 쓴 일기가 빼곡합니다.
첫 일기는 논의 물꼬를 고르고 다랑이 논의 벼를 벴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생활상이 그대로 담긴 일기를 읽다 보면 그 당시 농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땅 거래 명세를 적은 일기는 매매 때 턱없이 많이 나왔던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형 / 고 김봉호 선생 아들 : 살아온 정리로 봐서 시가대로 받아야 하겠지만, 그 정리 때문에 그냥 아주 낮은 가격으로 팔게 됐는데 그 내용이 그 (아버지) 일기장에 그대로 나와 있었어요.]
호남권 인문한국학을 진흥하고 다음 세대 전문 인력을 기르기 위해 지난해 문을 연 곳에 자료가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곳곳에서 모은 자료는 세밀하게 분류한 뒤 카메라로 찍어 디지털 자료로 보관합니다.
채 1년도 안 돼 실학자 존재 위백규 선생의 목판 등 자료 만5천여 점이 확보됐습니다.
[이종범 / (재)한국학호남진흥원장 : 살만한 땅을 위해 새로운 길을 열었던 우리 선열들의 문화 정신, 실천의 아름다움 이런 것을 밝혀내는 것이 하나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 고장과 나아가 우리 겨레의 미래 좌표와 같은 것을 설정하는 것이 목표가 되겠습니다.]
'기호학'과 '영남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던 '호남학'.
자료 수집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호남 한국학 연구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습니다.
YTN 김범환[kimb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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