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우리 사회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크게 번지고 있습니다. 과연 불매운동은 어느 정도까지 효과를 가져오게 될지.
또 우려되는 건 어떤 것들이 있을지 오늘은 숙명여대 신세돈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모시고 관련 내용들을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좀 전에 화면에서도 보셨습니다마는 마트의 노동자들이 안내하지 않겠다. 또 택배 노동자들은 우리는 배송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렇게 되면 오히려 혹시 노동자들한테 불이익이 돌아갈까 봐 걱정이 됩니다. 그런 우려는 없겠습니까?
[신세돈]
1년에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금액이 550억 달러, 60조쯤 됩니다. 그 60조 중에서 10%만 유통업자를 통해서 판매가 된다고 해도 6조거든요.
그러면 제 추산에 의하면 60조의 수입 중에서 최소한 30% 내지 40%는 유통업자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안다고 보면 이 불매운동을 통해서 유통업자가 직접 타격을 받는 부분이 상당히 있겠죠.
그리고 그 유통업자가 영업에 타격을 입으면 그 유통업에 종사하는 고용인들도, 피고용인들도 영향이 있겠죠.
저는 그래서 이게 불매운동이라는 게 속은 시원한데 막 흔들고 울분을 토하는 것은 좋은데 이것이 가지고 올 국내 유통업자 그리고 유통업에 종사하시는 피고용인, 이 부분의 피해까지 생각하면 생각지 못했던 피해가 마치 우리 지금 음식점업이 어렵듯이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생각이 들어서 조금 생각을 깊이 해 봐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유심히 보니까 예를 들면 초밥집, 일식집 이런 경우는 그냥 순수하게 우리 자영업자들이 하는 곳인데 엉뚱하게 피해를 입기도 하고.
그다음에 여행업 같은 경우는 일본 전문 여행온 사람이면 일본 여행 자체를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판이니까 생존 자체가 위험한 그런 상황인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신세돈]
그렇죠. 그러니까 대형마트야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우리 대형마트는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또 판매하지 않아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지 몰라도 상당 부분 일본 제품을 수입해서 유통시키는 그런 중소형마트나 또는 자영업자들로서는 이렇게 불매운동이 들어가게 되면 당장 매출이 상당히 영향을 받겠죠.
[앵커]
심지어는 일본 소설, 일본 흔히 말하는 애니메이션 이런 것도 좀 멀리 하겠다 이런 얘기도 있고. 계속 아주 디테일한 품목들을 짚어내면서 하는데 굵은 줄기로 가야겠습니까?
아주 세세한 것까지 짚어내면서 일본 자 들어가면 다 배제한다고 봐야 되겠습니까?
[신세돈]
일단 개인의 차원에서 SNS가 발달된 사회에서 우리가 그걸 막을 수는 없죠. 자발적으로 하는 것은 좋은데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될 게 뭐냐 하면 제가 한두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우리가 일본 화장품을 안 산다고 합시다. 우리가 1년에 일본 화장품을 3억 달러어치를 수입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본에 화장품을 3억 2000만 달러 수출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수입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수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식료품 같은 경우도 우리가 일본 여러 가지 장이라든지 이게 한 1억 달러 이상 들어오는데 우리가 일본에 파는 식료품이 2억 달러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안 판다고 하면 일본들이 만약에 같이 그래, 그러면 우리도 한국 제품을 안 산다고 하면 그 효과는 훨씬 큰 것이죠.
그래서 애니메이션 우리가 안 본다고 만약에 했을 때 일본 사람이 오케이, 그러면 우리도 K팝 안 보겠어 이렇게 나오면 그 피해가 어떻게 크겠는가.
저는 그래서 이것들이 점점점점 이렇게 상승작용을 해서 나 죽고 너 죽고 하는 이런 쪽으로 가는 것은 피해야 된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에 일어난 불매운동에 대해서 염려를 하는 거죠.
[앵커]
참 고민스럽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저 나라 국민들은 몇 번 두들기거나 아니면 좀 불이익을 줘도 조용히 별소리 못하고 있군, 이렇게 될까 봐 분노도 치밀고 하니까 뭔가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신세돈]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번에 이 문제는 아베 정부예요. 아베 정부가 잘못한 거예요. 그런데 아베 정부가 잘못한 것을 일본이 잘못한 것으로 우리가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아베 정부와 일본은 다르다는 것이죠. 그런 관점을 저희가 혼돈하면 안 된다. 그리고 전략을 세울 때 우리가 문제 해결을 원하는 것이냐 아니면 상대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냐.
분명히 다른 거거든요. 그래서 전략을 세울 때 우리의 피해를 극소화시키는 것이냐 아니면 상대편의 피해를 극대화시키느냐, 이 선택을 잘해야 되는데 지금 불매운동이나 지금의 일본에 대처를 하는 것을 보면 이게 좀 혼동이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하나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국민인가요, 정부인가요? 정부거든요. 저는 그런 차원에서 우리 국민들이 조금 냉정하게 이 상황을 확산되지 않도록 보는 것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그래서 어떤 전투나 전술에서 그런 얘기 가끔 하거든요.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나. 내 가장 딱딱한 걸로 상대 가장 약한 데를 때리면 된다.
그러니까 일본이 지금 쓴 방법이 그런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네는 간단한 행정조치명령 가지고 우리의 가장 아픈 반도체를 치는 거니까요.
그래서 지금 교수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뭔가 우리가 자신 있고 우리에게 손해가 안 가는 걸 가지고 저쪽에 손해가 많이 가도록 하면 모를까 어려운 부분이 있군요.
[신세돈]
그래서 제가 오기 전에 손자병법을 들여다봤는데 첫 번째 나오는 게 나를 알고 상대편을 알면 백전백승 아닙니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아는가요? 또 우리가 일본을 아는가요?
그런 면에서 제가 아까 보여준 수차에서 보면 우리가 사들이는 것도 많지만, 그래서 피해를 주는 것도 많지만 우리가 일본에 수출하는 게 훨씬 더 많다.
적어도 소비재 품목 같은 경우에는 그런 면에서 이것이 일본의 불매운동을 촉발하지 않도록 우리가 조금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앵커]
심지어는 조금 흥분을 하시다 보니까 어디 가서 칠해버린다든가 좀 훼손시켜버린다든가 이런 일도 벌어지는데 이런 감정적인 대응은 안 되겠죠?
[신세돈]
그렇죠. 이게 국격에 관한 문제고 유니클로라는 매장에서 생긴 문제인데 사실 유니클로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이 전부 일본산이 아니에요.
상당 부분은 우리나라의 예를 들면 한국의 공장에서 수입하는 게 상당히 많고요. 그리고 일부는 한국에서 생산해서 한국의 매장에 파는 물건들도 있을 거란 말입니다.
거기에다가 빨간 거를 그어버리면 그것이 어쩌면 우리나라 제조업체에게도 타격을 주는 것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그런 감정적인 행동은...
저는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이번에 타깃을 일본 제품이 아니라 아베에게 우리가 겨누어야 되는데 그걸 좀 혼동하는 것 같아서 좀 많이 아쉽습니다.
[앵커]
그래도 여론조사를 해 보면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지금 하는 수준은 그렇게 감정적인 건 아니다, 아직까지는. 이렇게 답변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신세돈]
아직까지는 그렇게 빨간 칠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는 감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당신 행동이 감정적이냐, 감정적이 아니냐고 물어보면 감정적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사람이 저는 없을 것 같아서.
이런 어떤 여론조사를 가지고 우리가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매우 이성적이니까. 그리고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번에 타깃은 아베 정부다.
따라서 아베 정부가 다시는 일본에서 이런 유사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아주 성숙된 자각심인데.
일본 사람은 우리나라 자동차 안 사거든요. 죽어도 안 삽니다. 여태껏 못 팔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일본차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 스스로 아까 제가 지피지기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가 얼마만큼 일본한테 그동안 책잡힐 일을 했는가라고 하는 반성에서 시작해서 정말로 우리가 일본에 분노한다고 하면 우리가 일본 물건을 사지 말자 할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일본 물건부터 스스로 조용히 없애는 것이 훨씬 더 임팩트 있는 행동이라고 저는 보는데 그건 안 하고.
저는 그래서 우리가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고.
[앵커]
그러면 흔히 얘기하는 관광을 가지 않는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신세돈]
관광을 가지 않는 것은 자유죠. 그리고 대통령 말씀 따라 국내도 많아요, 많고. 또 음식도 우리가 일본... 그래서 저는 관광을 안 간다는 것은 그것은 자유에 속하는 문제고.
그거 오히려 일본에서 좋아합니다. 오케이, 일본 사람들 한국 사람들 더 안 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저는 임팩트도 별로 없지만 그것이 우리나라 여행업자들에게 상당히 경영에 애로를 주는 것이어서.
저는 그것은 임팩트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이럴수록 우리가 일본을 더 많이 알기 위해서 일본을 더 많이 가야 되고 일본을 더 깊이 알아야 되고 하는 것이고 진정으로 없애야 될 행동이라고 하면 일본 차를 사거나 아니면 일본 물건을 쓰거나 하는 이런 타성적인 그런 행동들을 우리가 조용히 이렇게 나가서 보여주지 않고 조용히 파기하는 그런 행동들이 무서운 것이지.
저는 띠 둘러메고 손목 몇 번 흔든다고 해서 일본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SNS가 있으니까 불매운동이 쉽게 확산은 됩니다마는 좀 자제하자, 이런 것들을 하려면 뭔가 그래도 정부나 기관들이 나서서 컨트롤을 해 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국민들이 스스로 SNS를 통해서 약간은 컨트롤하겠습니다마는.
[신세돈]
첫째, 정부는 여론을 가지고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된다. 이 문제는 행정부와 행정부의 문제다.
문재인 정부와 아베 정부의 영향에 대한 문제기 때문에 여론을 끌고 들어가는 문제는 아니다. 저는 그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보고요.
우리 국민들도 내가 이렇게 행동을 하면 상대편이 어떤 행동으로 치받겠는가 하는 부분을 생각하고 한다고 하면 훨씬 더 성숙된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그놈들이 우리한테 임팩트 있게 찔렀지 않습니까?
우리도 임팩트 있게 찔러야죠. 여행을 안 간다고 하는 것이 임팩트가 있는 것인가. 일본 만화를 안 보고 일본 소설을 안 읽는다는 것이 임팩트 있는 것인가.
저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럴수록 우리가 일본을 더 잘 알아야 되고 일본을 깊이 있게 알아야만 되는 것이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가 내가 이런 수모를 당하고서도 일본 자동차를 탈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과거에 그렇게 우리가 일본 자동차를 사왔던 행동에 대해서 정말 참회하는 마음으로 저는 반성하는 그런 태도가 먼저 선행이 되고 그다음에 임팩트 있는 임팩트를 줘야 되는데.
현재의 경제 여건을 보면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그런 방안들이 별로 없어서. 없죠? 그러니까 저는 가장 무서운 무기가 뭐냐.
그동안에 우리가 해 왔던 행동에 대한 전향적인 반성, 그게 저는 타고 있던 일본 자동차를 팔거나 버리거나 하는 그런 행동들이 정말 무서운 행동이다.
[앵커]
이럴 때 차라리 인식의 대전환 계기로 삼는 것이 미래를 봐서는 훨씬 더 낫겠다.
[신세돈]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로 일본 사람들이 정말 한국 사람들 무섭구나. 우리도 한국 차 안 사줬는데 앞으로 영원히 한국 사람들은 일본 자동차를 사지 않겠구나, 이런 임팩트 있는 그런 반응을 보여줘야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뭔가 느껴지는 바가 있습니다. 오늘 교수님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