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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예능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샘 해밍턴이 YTN star [반말인터뷰]에 나섰다.
방송에서는 친근하고 익숙하지만, 두 아이의 아빠인 샘 해밍턴에게 선뜻 말을 놓기 쉽지 않았던 상황. 어색해하는 기자에게 "샘이라고 부르라"며 흔쾌히 마음을 열어 준 덕분에 '외국인 개그맨 1호' 그리고 '슈퍼맨 아빠'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샘 해밍턴을 비롯한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들이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품에 안았다. 특히 샘은 최초의 외국인 대상 수상자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뜻깊은 대상 트로피의 행방을 궁금해하자 샘은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까 봐 장롱 안에 숨겨뒀어"라며 "윌리엄과 벤틀리가 탄 상도 있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너희들이 열심히 해서 이런 상을 탔다'라고 알려주면서 전달식을 해보고 싶어"라고 말했다.
외국인으로서 신인상부터 최우수상, 대상까지 모든 족적이 최초였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크다. 샘 또한 "상을 받을 때마다 울컥하지"라며 "그전에도 외국인 방송에서 활동 많이 해왔지만, 나를 통해서 외국인 후배들이 좋은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싶어"라는 진심을 전했다.
샘의 행보는 그만큼 남달랐다. 기존 외국 출신 방송인들과 달리 '개그콘서트'에서 당당히 개그맨으로 무대에 올랐고, '진짜 사나이'를 통해 외국인에게 생소한 한국의 군대를 체험했다. 외국인이라 두 배, 세 배 더 힘들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개그맨 공채 시험 본 것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낙하산이었어. 선배들도 후배들 집합시킬 때 ‘샘은 그냥 가도 돼’라고 하는 적도 많았지. 그때 빠지면 결국 이방인밖에 안 될 거로 생각했어. 동료로서 인정받고 싶어서 모든 일에 똑같이 참여했어."
특히 '진짜 사나이'에서 인내심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는 샘. 호주에선 느껴 본 적도 없는 영하 10도의 추위 속에 얼음물 입수부터 외국에선 특수 부대나 하는 줄 알았던 화생방 훈련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특히 '다나까' 말투가 이해가 잘 안 가서 눈치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고. 그래도 "좋은 추억 되게 많아. 친해진 사람도 많고"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만약 '진사' 홈커밍 특집을 하면 재출연할 생각도 있는지 묻자 샘은 "그때 그 멤버 그대로 해야 될 거 같아. 대신 똑같이 하지 말고 예비군 특집이나 사관 특집 이런 거 하면 좋겠어"라며 "그러면 다시 할 수 있을 거 같아"라고 선뜻 답했다.
'혹시 특수 부대 특집은 어떠냐'고 묻자 샘은 "스케줄이 될지 모르겠네"라고 아까와는 사뭇 다른 반응으로 웃음을 안겼다.
'개그콘서트'와 '진짜사나이'로 얼굴을 알리기 전까지, 힘든 시간들도 있었다. 샘은 "포기하려 던 적도 4~5번 있었어"라면서 "근데 호주로 돌아가려고 할 때마다 뭔가 기회가 왔어. 나랑 한국하고 자석 같은 인연이 있는 거 같아. 벗어나려 하면 다시 잡더라고. 못 떠나겠어"라고 끊으려야 끊을 수 없었던 한국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스스로 '대한외국인'이라고 느낄 때가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아직도 한국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고, 난 그냥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외국인’이라는 표현이 더 좋아. ‘대한외국인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잖아. 나도 몇 번 출연해 봤는데 반성 많이 하게 돼. 난 아직도 이 정도밖에 모르는구나 하고"라고 겸손하지만 솔직한 답을 들려줬다.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말해서 화제가 된 호주 ABC와 인터뷰 비화도 들어볼 수 있었다. 당시 이야기를 꺼내자 샘은 "사실은 어느 나라 방송으로 나가는지 모르고 인터뷰했던 거야"라고 웃으며 당시를 기억했다.
"한국에서 로이터랑 인터뷰했는데, 정확히는 모르지만, 기자님이 교포분인가 한국분인가 그랬어. 언어는 내가 편한대로 하라고 해서 한국에 있으니까 한국어로 했거든. 근데 그게 호주 ABC에 방송됐더라고. 만약 영어권 매체에 나가는 인터뷰라고 말했으면 영어로 했을지도 몰라. (웃음)"
대한민국 1호 외국인 개그맨 샘을 상징하는 또 다른 수식어는 '윌벤이 아빠'다. 그를 대상의 영광을 안긴 '슈퍼맨이 돌아왔다'지만, '슈돌'에 출연하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귀여운 두 아들 윌리엄과 벤틀리 덕분이었다.
아이들이 생기자 좋아하던 술도 끊고 친구들과 만남도 줄이고, 새롭게 태어난 샘 아빠. 자신만의 놀이 노하우를 담은 '샘 해밍턴의 하루 5분 아빠랜드'라는 육아 도서를 내기도 할 만큼 육아에 푹 빠진 요즘이다.
"책 안에 익숙한 놀이도 있고, 책을 쓰면서 아이들과 새롭게 해 본 놀이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책을 만들다 보니 추억이 된 거 같아. 대부분 놀이를 다 좋아하는데,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발사 개구리 폭탄’, '레슬링 무브 거북이 탈출’, ‘빙글빙글 물레방아’ 이 세 가지(주로 몸을 활용한 놀이들)야. 사실 몸 개월 수나 발달상태에 따라 조금씩 놀이 수위가 달라져. 윌리엄과 벤틀리에 맞는 놀이가 조금 다를 수 있는데, 벤틀리가 형이 하면 꼭 다 따라 하려고 해. 하하."
준비된 슈퍼맨 같아 보이지만 샘은 "좋은 아빠가 어떤 건지 잘 몰라"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다른 친구들이 아빠랑 농구 보러 가거나 축구 하러 가는 모습이 되게 부러웠거든. 난 그렇게 하질 못했어. 그래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나한테 진짜 중요해"라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슈돌'을 통해 샘 못잖게 윌리엄과 벤틀리도 사랑받는 스타가 됐다. 방탄소년단 뷔가 마음이 불안할 때는 윌리엄과 벤틀리의 영상을 본다고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샘은 "정말 놀랐어. 방탄소년단이 ‘슈돌’ 볼 줄 몰랐거든. 우리 윌리엄 벤틀리를 언급해줘서 영광이었지. 우리 윌벤이를 좋아해 주는 팬들도 모두 다 감사해. 내 자식이고 정말 소중한 존재인데, 그런 아이들을 같이 사랑해 준다는 게 부모로서 기쁠 수밖에 없지"라고 아빠의 마음을 전했다.
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주는 두 아이는 누구를 제일 만나고 싶어할까? 샘 아빠는 "슈퍼 히어로도 좋아하고 만화 캐릭터도 좋아하지만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건 산타클로스와 나나 할머니"라며 "선물 주는 사람"이라고 그 이유를 밝혀 웃음을 더했다.
사랑스러운 윌벤져스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냐는 질문에 샘은 "그냥 건강하고, 행복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 예절바르고 사회성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어. 그 외에는 욕심을 내고 싶진 않아"라고 답했다.
"지금의 행복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 근데 그게 부모로서 제일 힘든거야. 단순한 행복이 사라지지 않게 지키는 거"라는 샘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어떤 강한 표현보다 분명하게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 = YTN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