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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외국인으로 격리시설 다 찼다? '가세연'에 답합니다

와이파일 2020-04-14 16:50
[와이파일] 외국인으로 격리시설 다 찼다? \'가세연\'에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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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입국자 때문에 국내 격리시설이 부족하다'. 이런 주장이 나왔습니다. 국내 유명 보수 유튜브입니다. 조회 수는 3만 건이 넘었고, 누리꾼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사실일까요?

[와이파일] 외국인으로 격리시설 다 찼다? '가세연'에 답합니다

유튜브 영상 원문입니다.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버 목격자K(4/6): 굉장히 엄중한 제보가 있습니다. 이거 한번 보십시오. 서울시 거주하는 50대 주부입니다. 뉴욕에서 유학하는 딸애가 이번 주 금요일에 귀국합니다. 2주간 자가격리 해야 하는데, 집에 85세 치매 어머니, 그리고 본인이 천식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보건소에 전화했다. 뭐 때문에 했느냐. 격리시설, 격리시설 접수담당자 번호를 알려주는데, 계속 통화 중이어서 연결이 안 됐다. 그러니까 지금 자기 딸을 격리시설, 외부 격리시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쪽에다가 이제 보내려고, 그쪽에서 시설 격리를 시키려고, 자가격리를 하면은 천식 있는 본인과 치매 어머니가 위험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뭐라 그러냐. 서울시 지정격리시설이 인재개발원 30실, 영어마을 100실이 있습니다. (총) 130실이 있어요. 인재개발원은 이미 만실이다. 영어마을 100실은 턱없이 부족하다. 금요일에 오면 늦을 것 같다.

이거 여러분 뭔지 아세요? 자, 한동오 기자, 받아 적으세요. 지금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130실이요. 저게 외국인 입국자들한테 주는 겁니다. 저거 외국인 입국자들한테 주느라고, 저거 외국인 입국자들한테 주느라고, 지금 내국인들이 저걸 이용을 못하는 거예요. 저걸 꼭 이용해야 되는 사람들이 그 기회를 놓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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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유튜브 영상

잘 받아적고 사실을 따져봤습니다. 먼저 서울시의 격리시설이 인재개발원과 영어마을 수유캠프 2곳인 건 맞습니다. 인재개발원은 2월 10일부터, 영어마을은 4월 7일부터 입소가 시작됐습니다. 인재개발원에 30실, 영어마을에 100실, 총 130실이라는 수치도 정확합니다.

그런데 '외국인 입국자'만 쓰는 게 아닙니다. 내국인도 씁니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입국했든, 국내에 머물렀든 상관없습니다. 자신이 자가격리 대상자라면 입소 신청을 거쳐 승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신청자 백여 명이 있었는데 딱 1명을 빼고는 다 입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족이 많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 전염 우려가 크거나, 보호자가 없는 사람이면 모두 입소했습니다. 반려된 한 분은 집에 화장실이 2개여서 자택에서 자가격리가 가능하다 판단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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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격리시설 2곳. 왼쪽은 인재개발원, 서울시 영어마을 수유캠프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닙니다. 서울시 확인 결과 4월 13일 기준, 전체 130여 실 가운데 40여 실이 사용 중이고, 80여 실이 비어 있습니다. 70% 가까이 여유가 있습니다. 인재개발원의 경우 2개월 동안 총 입소자가 90명이었는데, 하루 평균 입소자 수는 20명 안팎입니다. 3분의 1 가까이 비어있던 겁니다. 전체 객실 30개가 꽉 찬 건 4월 6일 하루뿐이었습니다. 영어마을 객실은 훨씬 여유가 있습니다. 전체 객실 100개 가운데 현재 20여 객실만 쓰고 있습니다.

현재 격리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40여 명도 대부분 내국인입니다. 외국인은 3명뿐입니다(미국, 벨기에, 태국). 내국인이 훨씬 더 많이 격리시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입소자 대부분이 입국자고, 외국인은 소수"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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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시설 운영 방침이 담긴 지난 2월 서울시 보도자료

참고로 4월 1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는 2주 간 자가격리 대상이고요.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도 자가격리 대상자입니다. 이런 사람 중에서 혼자 거동이 불편하거나, 보호자가 없거나, 가족 간 전염 우려가 있는 자 등에 한해 시설 격리가 지원됩니다.

이 조건에 해당하시는 분은 가까운 보건소에 시설 격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14일 안에 증상이 없으면 격리 해제되고, 증상이 나타나면 지정병원으로 이송돼 정밀검사를 받습니다. 양성이 나오면 격리 병원으로 후송되고, 음성이 나오면 다시 시설에 격리됩니다. 1인 1실이 원칙이고,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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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격리시설 운영 절차

유튜버의 마지막 말입니다.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버 목격자K: 한동호는 아니고요. 한동오입니다. 한동오 기자. 외국인들을 이제 안 받아야지 저런 시설들을 내국인들이 이용할 수가 있는 거예요. 이런 게 실질적인 사례인 겁니다, 내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저 시설들은 다 외국인한테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었던 거예요. 좀 기레기 소리 듣지 않으려면, 어용질 작작 하세요. 이런 거. 한동오 기자, 저한테 연락하시면요. 제가 이분 전화번호 드릴게요. 그리고 서울시 연결해가지고 지금 격리시설 어떤지, 지정격리시설 어떤 상황인지 한번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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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방송을 활용한 해당 유튜브 영상 캡처

그래서 해당 유튜버에게 직접 연락드렸습니다.

"한동오 기자: 제보자님 연락처를 알려드린다고 해서 연락을 드렸어요.
유튜버: 이 부분이 조금 예민할 수 있어서 제보자님한테 제가 미리 허락을 받고 말씀드린 건 아닌 상황이거든요. 그걸 바로 드리기보다는 조금 약속을 받아야한다고 얘기해야 하나요?
한동오 기자: 그분의 허락을 득한 후에 가부여부를 여쭤볼 수 있을까요?
유튜버: 그 부분은 제가 하겠습니다.

(중략)

유튜버: 사실 제가 YTN의 취재 방향이나 데스크의 방향이나 이런 게 제가 신뢰하기 힘들어가지고. 제가 취재원이나 이런 걸 드렸을 때 진정성 있게 하실지에 대해서 확신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한동오 기자: 방송에서 저한테 연락달라고 하시고...
유튜버: 그건 맞아요. 그건 맞는데 그런 부분을 확인하고 싶어서. 말씀하신 그 외국인 관련된 부분, 격리시설이요. 논리는 같거든요. 그런데 제가 기자님만큼 확인한 부분은 아니지만 외국인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건 맞잖아요. 외국인이 그 시설의 용량을 채우고 있는 부분 자체가 내국인한테 피해가 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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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해당 유튜버와의 통화 내역 캡처

14일 오후 4시까지 '뉴욕에서 딸이 온다는 제보자' 연락처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격리시설 접수 전화를 200통 했는데 연결이 안 됐다'는 주장은 본인에게 확인하진 못했는데요. 이 유튜버에 따르면 제보자는 보건소에 전화한 뒤 격리시설 접수 담당자 번호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격리시설 접수 담당자는 크게 서울시 담당 부처 주무관, 그리고 격리시설인 인재개발원과 영어마을로 나뉩니다. 인재개발원과 영어마을은 24시간 상황실이 있어, 잠깐 통화가 안 됐을 수는 있지만 '200통'까지 전화를 받지 못할 수는 없다고 담당 부처는 설명했습니다. 서울시 담당 주무관 역시, 내선 번호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착신을 걸어놔 내선 번호가 통화가 안 되면 자신의 휴대전화로 연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통화나 업무 때문에 잠깐 전화를 못 받은 적은 있지만 그럴 경우 부재중 전화는 2, 3통에 불과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제가 실제로 이 3곳에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3곳 다 전화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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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200통을 받지 않았다는 제보자가 있다는 해당 유튜브 영상 캡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른바 '보수 언론' 혹은 '보수 유튜버'들은 외국인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합니다. 물론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입국을 막으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공공의료에 무임승차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장은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결국 한정된 '방역 자원'을 어떻게 쓰느냐, 즉,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문제인데, 그렇다면 격리시설이라는 '방역 자원'이 얼마나 부족한지 검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허위정보로 불안과 공포를 부추긴다고 해서 '방역 자원'이 효율적으로 분배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방역 자원을 외국인에게 쓰는 문제는 득과 실을 따지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방역의 효율성, 국제 외교, 인도주의 등 다양한 영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끝으로 '목격자K'님께 묻고 싶습니다. 외국인으로 격리시설이 꽉 찼다는 '제보'를 아무런 검증 없이 방송해서 그 '제보자'는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취재기자 한동오 hdo8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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