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척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 강남의 유명 병원에서 간호조무사가 의사 대신 봉합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대리수술은 의료계 관행처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처벌이 약해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의료용 가위를 들고 수술대 앞에 선 남성.
능숙하게 봉합술을 하는 남성은 의사가 아닌 간호조무사입니다.
서울 청담동의 유명 척추 치료 병원 수술실 내부 모습입니다.
병원 관계자는 간호조무사가 수술을 마무리하는 게 일상이었다고 말합니다.
[A 씨 / 前 병원 관계자 : 어떨 때는 의사가 수술실에도 안 와요. 그냥 간호조무사 그분이 혼자서 끝까지 다합니다. 담당 의사는 외래에서 환자를 보고 수술 일정을 잡든지 아니면 다른 의료행위를 해서 병원 수익을 내는 건데….]
지난 2월 간호조무사가 의사를 대신해 주요 수술 과정에 여러 차례 관여했다는 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돼 경찰 조사까지 이뤄졌습니다.
해당 병원 원장은 지난달 말 진료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병원은 계속 영업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간호조무사와 수술을 지시한 의사를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을 달아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관행처럼 이뤄지는 이런 불법 대리 수술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건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2017년 간호조무사에게 환자의 코를 절개하고 보형물을 넣게 한 의사는 자격정지 3개월 처분만 받았습니다.
심하게는 의료 면허가 취소된 경우도 있었지만, 최대 3년이 지나면 다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간호조무사의 의료행위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사기 혐의까지 적용해 중범죄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호균 / 의사 출신 변호사 : 봉합술을 단순하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면허가 없는 훈련을 받지 못한 이런 사람들이 계속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게 되면 그 피해는 결국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나아가 대리수술로 인한 의료 사고를 막기 위해 수술 과정에 대한 CCTV 녹화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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