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대선이 열흘 정도 남았는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바짝 추격하며 판세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잠시 뒤 개막하는 마지막 TV토론이 큰 승부처가 될 전망입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또 한 차례의 불꽃 공방이 예상되는데, 오늘 TV토론이 사실상 두 번째이자 마지막 TV 토론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이번이 세 번째여야 합니다.
그런데 3주 전, 2차 토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초대형 변수가 터졌죠.
당시 미 대선토론위원회는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2차 토론을 화상으로 진행하려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결국 무산됐습니다.
따라서 올해는 TV토론이 기존 세 차례에서 두 차례로 축소됐습니다.
끼어들기와 비방이 난무했던 첫 번째 토론은 역대 가장 혼란스러운 미 대선후보 토론이었다는 평가였는데요.
따라서 오늘은 양쪽이 절제력을 더욱 발휘해 품위를 지킬지 주목됩니다.
오늘 토론은 잠시 뒤 오전 10시,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개막합니다.
[앵커]
이번 토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구체적인 방식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토론 시간은 총 90분입니다.
정확히 지켜질 수도 있고, 예정 시간을 5분 정도 넘길 수도 있습니다.
사회를 맡은 NBC방송 크리스틴 웰커가 여섯 가지 주제를 사전에 발표했는데요.
코로나19 대응과 미국의 가정,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그리고 리더십입니다.
각 주제당 15분씩 배정돼, 양측이 2분씩 답변하고 토론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1차 토론과 같은 방식인데요.
이번 토론의 가장 큰 특징은 각 후보에게 주어지는 2분간의 발언 시간에는 상대방의 마이크가 차단된다는 겁니다.
발언권 보장을 위해 대선토론위원회가 내놓은 조치인데요.
토론위 직원이 직접 음소거 버튼 작동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2분이 끝난 뒤에는 자유토론 시간이 이어지는 만큼, 이때도 두 후보가 끼어들기를 자제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치러지는 만큼, 어떤 예방조치들이 취해지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사이에 투명 차단막이 설치됩니다.
지난 7일 부통령 후보 TV토론에도 도입된 바 있는데요.
대선후보 토론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방청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퇴장 조치됩니다.
대선토론위원회는 두 후보가 토론회장에 도착하기 전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도 내놨는데요.
양 진영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현지 시각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회장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검사를 받고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고요.
바이든 캠프도 22일 당일 성명을 내고 "오늘 코로나19에 대한 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았는데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코로나 예방조치부터 음소거 버튼까지, 전례 없는 진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군요.
주요 관전 포인트도 짚어볼까요?
[기자]
정책 자체보다는 90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끌어갈지가 평가 기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권자들에게 호감으로 다가가고 신뢰감을 안겨주는 게 중요한데요.
태도와 자세, 표현력 하나하나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언이나 허위 주장은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언이 잦은 바이든 후보에게 충분히 말할 기회를 줌으로써 말실수를 유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어떤 공격-방어 구도로 흘러갈 지입니다.
1차 토론 당시, 여권 후보인 트럼프가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고 야권 후보인 바이든이 수세적으로 나왔습니다.
원래는 바이든이 현 정부 정책에 대해 공격하면 트럼프가 방어하는 그림이 정상적인데, 이번 토론은 어떨지 주목됩니다.
우리로서는 특히 국가안보 주제에서 한반도 관련 언급, 한미 또는 북미 관계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립니다.
[앵커]
대선이 열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 현재 지지율 판세는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두 후보 간 전국 단위 지지율 격차를 보면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8~9%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이후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던 격차가 줄어들었습니다.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를 포함해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미시간, 위스콘신 등 6개 경합주가 전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승부처인데요.
바이든의 우세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바짝 추격하면서 여섯 곳의 격차는 3%포인트대까지 좁혀졌습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초접전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앵커]
예측이 더 어려운 이유가 '간접선거'와 '승자독식제'라는 미 대선의 독특한 제도 때문이지 않습니까?
상당히 복잡하게 들리는데, 쉽게 정리해주시죠.
[기자]
미국 대선은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는 직선제가 아닙니다.
선거 당일 투표를 통해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이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간선제인데요.
물론 선거인단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는 유권자들이 사전에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선거인단 수는 총 538명으로, 이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주별 선거인단 숫자는 인구 비례를 따져 할당되는데요.
여기서 '승자독식제'라는 제도가 핵심입니다.
네브래스카·메인 주를 제외한 48개 주가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한다는 겁니다.
이는 더 많이 득표하고도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2016년 대선 당시 결과도 그랬죠.
올해 선거에서도 경합주 한두 곳의 결과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여, 선거 당일까지 불꽃 튀는 대결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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