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4일, 부산 현장 최고위)]
이곳에 들어오다가 '희망 고문 그만 좀 시켜라'라는 현수막을 봤습니다. 여러분의 간절한 요구 그대로 부산·울산·경남의 희망 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산 강서구의 김해국제공항, 수도권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영남권의 관문 공항이죠.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김대중 정부 때부터 나왔습니다.
규모가 작고, 또 시가지가 넓어지면서 소음 문제로 24시간 운영도 못 하고, 근처에 산이 있어서 위험하다는 이유에서죠.
후보 지역은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두 곳으로 좁혀졌는데요.
지난 2011년 3월, 1차 발표에서는 두 곳 모두 경제성이 없다면서 백지화 결정이 내려졌지만, 바로 다음 해 대선에서 여야 모두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지자체별로 워낙 입지에 민감하다 보니까, 19억 원의 비용까지 들여서 프랑스 전문기관에 용역연구를 맡겼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나온 결론, 기존 김해공항의 확장이었습니다.
점수 2위가 밀양, 3위가 가덕도였죠.
당시 박근혜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을 무산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확장이 아닌 사실상 새 공항 건설이라며 '김해신공항'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하지만, 결정 뒤에도 주요 선거 때마다 이슈가 됐습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한 오거돈 후보가 당선됐고요.
기존 평가에 정치적 고려가 들어간 건 아닌지, 또 기존 김해공항의 문제가 확장한다고 해결되는지 이런 논란 속에 결국 지난해 총리실에 김해신공항 적정성을 검증하는 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앞서 법제처는 공항 장애물 절취, 즉 안전성을 위해 근처 산을 깎을 때 해당 지자체 협의 없이는 할 수 없다며 김해 신공항 건설에 부산시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시가 김해신공항에 반대하는 만큼 백지화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인데요.
내일 김해신공항 계획 폐기 발표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동남권 신공항과 더 거리가 멀어지는 지자체의 반발, 여기에 내년 부산시장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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