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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년, 어린이도 우울하다...오은영 박사에게 듣는 대처법

2021.01.22 오후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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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 출연 : 오은영 / 소아청소년정신과 박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세 차례 대유행을 겪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다 보니까 우울감 호소하는 분들도 많죠. 그런데 어른들뿐 아니라 어린이들도 보육기관이나 학교에 가지 못하다 보니까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분과 함께 어린이들의 마음 방역 어떻게 도와야 할지 짚어보겠습니다. 오은영 소아청소년 정신과 박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점심시간, 귀한 시간에 오늘 시간을 내주셨는데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감, 불안감 이런 증상 호소하는 분들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들도 많이 늘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로 아이들 손 잡고 오시는 부모님들 많이 늘었습니까?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정신과에는 더 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이 코로나19는 이번에 이게 엄청난 감염병의 위기인데요. 이러한 감염병 위기 상황을 접하게 되면 반드시 엄청난 스트레스를 모두가 받죠. 이런 스트레스는 내면의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런 것들이 불안, 우울인데요. 불안, 우울을 느끼는 건 아이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다만 우울이라는 감정은 아이들 입장에서는 표현하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연령에 따라서 우울 증상이 상당히 다릅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우울, 전형적인 우울은 성인의 증상이라고 보면 노년 인구들은 신체 증상을 많이 표현합니다. 우울할 때 여기저기 아프시다고 하는 거죠.

반면 아이들은 또 굉장히 특징적인 증상들을 많이 보이는데요. 아이들이 우울할 때 예를 들어 야뇨증을 보인다든가, 그러니까 밤에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들이 잘 못 가린다든가 아니면 안 그러던 아이들이 손을 많이 빤다든가, 그다음에 유난히 어른에게 매달리고 징징거린다든가, 또는 안 그러던 아이가 공격성이 늘어난다든가, 잘 운다든가, 수면에 변화가 있다든가 하는 양상의 변화를 볼 수 있고요.

특히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위험이 있고 나면 이것에 대해서 계속 묻는 거죠. 이러한 걱정들을 계속 묻는다든가 같은 놀이를 반복한다든가, 내지는 아이들이 불안하고 우울할 때 위축되어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어떤 아이들은 굉장히 행동이 더 많아진다든가 과다 행동을 보인다든가, 아니면 공격적인 증상들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굉장한 두려움, 밖에 안 나가려고 든다든가 친구도 안 만나려고 든다든가 또 초등학생들은 학교를 등교를 안 하겠다고 한다든가. 또 중고등학교 아이들 같은 경우에도 등교 거부, 그다음에 어른의 도움이나 대화를 거부하는 거라든가 상당히 반항적이라든가 아이가 더 공격적으로 바뀐다든가, 또는 학습에 상당히 어려움이 생기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런 양상들이 우울과 불안에 의한 증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성인들하고 다르게 아이들은 굉장히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그러면 종합을 해보면 평상시와 아이가 좀 다르다, 이러면 생각을 해봐야겠군요.

[오은영]
맞습니다.

[앵커]
특히 코로나19 오래되면서 각 1학년들 굉장히 주목됩니다. 대학교 신입생들도 안쓰럽다 이런 생각 듭니다만 특히나 초등학교 1학년, 이때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면서 사회성을 배워야 되는 중요한 시기잖아요. 그런데 지난해 1학년을 겪었던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그 시기를 겪지 못했습니다. 또래 아이들하고 어울리지 못했을 때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입니까?

[오은영]
우리 인간은 어쨌든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모든 학교의 교육, 그리고 집에서 하는 가정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 평화롭게 잘 살아가는 걸 가르쳐야 된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는데요.

결국 사회성 발달이 인간의 발달과 교육에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사회성의 발달은 후천적으로 발달됩니다. 엄마 뱃속에서 처음에 나왔을 때 갖추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고 생활하면서 배워지게 되는 건데요.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늘 현장에서,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가를 배우고 해 보는 걸 통해서 배워지거든요.

사람과 가까이 다가가고, 가까이 다가갔을 때 관계를 유지하고, 관계가 유지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갈등이 생깁니다. 이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배우는 것이 사회성의 발달인데 어쨌든 코로나19 위기로 아이들이 이런 기회가 굉장히 많이 없어진 거죠. 그러나 지금은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감염병 위기이기 때문에 일단 지금은 당장 눈앞에 펼쳐지는 위기를 줄이는 데 모두가 다들 전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것을 낮추는 단기 계획뿐만 아니라 이것을 장기적으로, 나중에 이것이 다 완화가 되고 다 우리가 집단면역이 생겨서 다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그때 가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향후에 이 아이들을 어떻게 회복을 시키고, 이 아이들에게 사회성 발달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지금부터 동시에 마련이 되어야 합니다.

[앵커]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약간 훈련을 못 받은 사회성,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 될지,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서 대비를 해야 된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하나씩 조언을 들어보면 아이들 어린이집 못 가니까 봤던 친구들 굉장히 보고 싶잖아요. 보고 싶으니까 보게 해 달라, 부모님께 떼를 쓰기도 할 텐데 모이지는 못 하고 이럴 때 뭔가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오은영]
물론 직접 만나서 어울려 노는 것이 강점이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기 때문에 화상통화로든가 이런 것들을 굉장히 잘 이용할 수 있는데요.

아이들에게 기회를 많이 줘서 자주 연락하고 자주 얼굴을 보고 또는 문자 메시지 같은 거, 글을 아는 아이들은 남기고, 응원의 글을 남긴다든가. 친구뿐만 아니라 가족들 자주 보지 못하면 연락을 자주 하는 게 매우 좋은 방법이고요.

학생들이 요즘에 줌으로 다 이런 온라인 교육을 받습니다. 이때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온라인 짝을 만들어주는 거죠. 원래 학교에도 짝꿍이 있지만 온라인으로 짝을 만들어줘서 2주 간격이나 1주나 2주 간격으로 온라인에서 짝을 만들어줘서 줌 수업이 시작이 될 때 다들 인사를 하는 거죠. 누구야, 안녕. 잘 있었어, 이렇게 안부를 물어보는 것이라든가.

그다음에 한 달에 한 번 내지는 일정한 기간 동안에 생일잔치를 해 주는 거죠, 온라인으로. 그래서 그 달에 생일이었던 아이들 쭉 얼굴 비추고 축하해 주고 또 노래도 불러주고 이러한 우리가 지금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이용해서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그래도 긍정적으로 잘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앵커]
IT 강국의 인프라를 적극 이용해야 된다, 지금 얘기 듣다 보니까 박사님이 수업해 주시면 굉장히 재미있겠다, 아이들이 집중을 잘하겠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 온라인 짝, 이거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아마 들으신다면 참고를 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지금 맞벌이 가정의 경우에는 원격수업을 하면서 초등학생들 온종일 집에 있으면서 혼자 먹을 것도 가끔 챙겨 먹어야 되고 수업도 혼자 다 듣고 이러다 보니까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특히 더 힘들 것 같거든요. 친구들한테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오은영]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어느 누구도 예측을 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온라인 수업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고 준비가 안 돼 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온라인 수업의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는 건 우리 모두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면 좀 나은데...

[오은영]
그렇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특히 저학년의 경우에는 낮 동안에 성인 보호자가 없는 경우에, 그럴 때는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교육 불균형이 어떻게 보면 약간 더 취약계층에 더 집중되고 더 어깨를 무겁게 하는 면이 있다고 보는 거고요.

또 학교라는 곳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학교는 사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중요한 결정을 합리적으로 하는 것을 교육을 통해 배웁니다. 학교라는 것을 통해서 아이들 사회성 발달이 되는데요. 학교는 개방성 그리고 매일매일 학교를 등교하는 성실성, 이런 걸 통해 아이들이 성숙되어가고 그다음에 감정의 조화를 이루는 걸 학교를 통해 배우거든요. 그러면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이런 걸 상당히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보는 거고요.

또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다 보면 외롭고 그리고 계속 TV를 틀어놓을 경우에 몇 명 확진자, 몇 명 확진자 이러면 아이들이 감염병에 대한 공포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되죠.

[앵커]
그렇죠. 아이들도 다 정보를 습득하다 보니까... 이런저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앞서 우울감이나 이런 걸 표출한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손을 물어뜯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고 하셨고요. 밤에 소변을 더 자주 보는 아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처음 초기 단계 말고 어느 정도 선에서 아이가 이 정도 증상을 보이면 위험하다, 이건 전문가한테 한번 가봐야 되겠다라는 신호는 어느 정도 단계에서 감지를 해야 됩니까?

[오은영]
언제나 우리가 치료를 요하냐의 기준은 일상생활에서 본인이 해야 되는 나이에 맞는 기능을 잘 수행하느냐, 그다음에 증상으로 인해서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편감과 고통이 얼마나 심하냐에 따라서 치료가 결정이 되는 거거든요.

어쩌다 한 번 못 자는 건 그럴 수 있지만 아이가 매일매일 수면에 어려움이 있다든가 특히 아이들은 성장해야 되기 때문에 잠자고 먹고 기상하고 하는 거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런 데 문제가 생겨서 아이가 상당히 성장 발달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을 때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서 같이 의논을 하고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머리를 맞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이건 감기 걸렸을 때 병원 가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면 될 것 같고요. 부모 대응 관련해서요. 보통 아이들이 잘못을 하거나 그러면 부모님들이 저도 많이 그런 과오를 범했습니다마는 도덕교과서 같은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이러지 말아라, 이러면 안 된다, 이게 좋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런 조언들이 아이들한테 도움이 됩니까?

[오은영]
그런데 특히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 감염병을 이해하기가 좀 어렵죠. 어른들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때 가장 중요한 건 특히 부모, 가족이 아이의 마음과 아이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셔야 됩니다. 굉장히 성실하게 아이가 하는 말을 들으셔야 되고요.

그 말들 중에는 어른이 보기에는 굉장히 부적절한 걱정을 많이 얘기하기도 해요. 그리고 아이들은 걱정이 심하면 반복하거든요. 이럴 때 그만 해, 엄마가 괜찮다고 했지? 이렇게 얘기할 게 아니라 이 아이의 생각과 마음에 정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셔야 되고요.

아이가 느끼기에 우리 부모가 나를 정말 사랑하고 보호하고 나를 지켜주려고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때 가장 잘 극복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감염병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봤을 때, 모를 때 얼렁뚱땅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씀하셔야 되고 같이 찾아보자고 얘기하셔야 되고 또 물어보자고 얘기를 하셔서 아이의 이런 걱정과 불안을 잘 따라가 주셔야 되고요.

또 하나는 이게 네가 이 상황에서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얘기를 해 주셔야 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부모가 집에서 아이가 보기에 건강한 모델이 되어 주셔야 되죠. 부모님이 방역을 철저히 하시고 자기 관리를 하시고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시더라도 일어나서 딱 제 시간에 씻고 드시고,내복 바람으로 있지 마시고 그래도 일상복으로 갈아입으시고, 이런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는 것. 그리고 우울하고 힘들다고 너무 음주를 하시거나 이런 걸 아이들한테 보여주지 않는 것. 그리고 집에서 가볍게 운동을 통해서 체력을 잘 관리하는 것을 실생활에서 아이들이 늘 보고 있으면 저렇게 하는구나 하면서 산교육이 될 수 있겠죠.

[앵커]
그렇군요. 부모가 아이의 거울이 돼서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교육이다, 이야기해 주셨고요.

공감, 앞서 아이들과 잘 소통하고 공감해야 되는 얘기를 해 주셨는데 특히 여러 가지 증상 중에 하나를 보면 아이들이 불안한 감정이나 마음에 분노가 쌓여 있을 때 욕을 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이럴 경우에 흔히 부모들이 하는 반응은 욕 하지 말아라, 욕 하면 어떤어떤 점이 나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럴 경우에 약간의 거친 말은 허용을 해 줘도 됩니까?

[오은영]
물론 욕은 고쳐야 되는 행동이죠. 그러나 저는 늘 부모님께 무슨 말씀을 드리냐면 인간은 말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인간이 말을 안 하는 것보다는 욕이라도 하는 게 낫습니다. 그렇게 표현을 했을 때 이 표현을 가지고 다듬어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아이들이 거칠거나 욕을 했을 때는 네 표현을 하는 건 좋아. 그런데 이왕이면 이렇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말을 해 준다면 아이들이 조금씩 부모와 마음을 더 열지 않겠습니까?

[앵커]
말을 안 하는 게 더 위험하군요?

[오은영]
그렇습니다. 소통을 안 하는 게 더 위험하죠.

[앵커]
적절한 표현 수위를 천천히 찾아가주는 것,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앞서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정신적인 불안감이 몸으로 나타난다, 이런 얘기를 해 주셨는데요. 아이들 같은 경우도 혹시 내가 정신적으로 불안하다 했을 때 신체가 아픈 경우, 이런 경우도 있습니까?

[오은영]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있으면 걸리면 어떡하나라는 불안. 두 번째는 아주 사소한 증상도 이것이 코로나19 증상이 아닌가 하는 공포감이 쌓일 수가 있어요. 그래서 많이 아프다고 아이들이 호소할 수도 있고요.

두 번째는 불안 증상 중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 증상의 대표적인 게 복통과 두통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실제로 배가 아프거나 뇌 안에 무슨 문제가 있지 않아도 아이들은 이것이 꾀병이 아니라 정말 통증을 느낍니다.

그래서 아이가 복통과 두통이 있을 때는 너 거짓말하지 마, 이렇게 할 것이 아니라 이 아이가 지금 정서적으로 상당히 불편하고 도움이 필요한 상태구나라는 걸 알아차리고 눈을 기울이고 특히 아이들이 표현하는 표면적인 어떤 증상이나 행동 이면에 있는 진짜 이유. 아이들이 왜 그러는지에 대해서 자꾸 알아보고 파악하려고 노력을 한다면 훨씬 더 현명한 눈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앵커]
아이가 복통이나 두통 호소했을 때 병원 갔는데 이상이 없다 그랬을 때 꾀병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다. 아이들은 느낄 수 있으니까 원인을 같이 찾아봐줘야 된다.

교수님, 이거 하나만 짚어보겠습니다. 부모님들도 조부모님들도 어린이들 양육에 대한 부담이 훨씬 커졌습니다. 코로나19 이후 1년 지나면서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한테 본의 아닌 게 짜증을 내는 경우도 생기고 감정 컨트롤이 어른들의 경우도 어려운 경우가 생겨요. 이럴 때는 어른들 감정 컨트롤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오은영]
이렇게 화를 내고 욱 하는 부모도 그 부모가 아이를 제일 사랑합니다. 그건 절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고 우리가 또 부모도 인간이니 살다 보면 어떤 날은 감정 조절이 안 되는 날도 있겠죠. 그렇지만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된다는 방향은 잘 알고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방향을 알아도 일상생활에서 그것을 100% 완벽하게 언제나 적용할 수 없는 게 인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우리가 이 별을 따라가야 돼, 이런 것처럼 이 방향은 알고 있어야 되는데요. 아이들은 부모의 가장 미성숙하고 약하고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면들을 언제나 건드립니다. 자식이 언제나 그렇거든요. 그럴 때 아이에 의해서 나의 화가 유발되고, 심지어는 아이가 일부러 도발하는 것 같아도 이런 욱하고 짜증나고 화나는 감정은 나의 것입니다. 나의 것은 내가 잘 조절해야 되고 음식물을 소화하듯이 나의 감정도 내가 소화해야 된다는 것. 그 소화되지 않은 감정을 아이에게 전가할 자격이 우리는 없습니다. 권리도 없습니다.

[앵커]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가는데 잘 안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오은영]
그래서 저는 뭐라고 말씀드리냐면 실천적 노력으로 왁 할 때는 멈춰야 되니까 등을 싹 돌리고 화장실로 가시라고 해요. 그래서 변기에 좀 이렇게 앉았다 일어나시면 한 10초에서 15초 정도의 시간만 좀 가지셔도 마음의 여유와 겨를이 생깁니다.

욱할 때 우리 뇌 안에 있는 과도한 도파민 분비는 15초만 기다리면 바로 그 밑의 단계까지 내려오거든요. 그러니까 15초에 마음의 겨를과 여유를 확보할 수 있는 당사자, 개개인 나름의 효과적인 방법들이 있거든요.

저는 약간 입술을 물고 눈을 잠깐 감은 다음에 숨을 잠깐 멈춥니다. 멈췄다가 다시 쉬면 제가 숨을 쉰다는 걸 느끼면서 아, 이 감정은 내가 조절해야 되는 감정이지, 이것을 새삼 다시 느끼거든요. 그렇게 사람마다 효과적인 방법이 다 다를 것 같아요.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 많은 걸 기억을 하려면 잘 안 되니까 화가 굉장히 났을 때는 잠시 멈추는 것, 잠시 떨어져 있는 것, 이거 하나는 꼭 기억하면 좋을 것 같고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돌봄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우려가 있었지만 또 아동학대가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는데 실제로 요즘에 국민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동학대 사건들이 계속 보도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아이도 그렇지만 주변의 아이들을 봤을 때 마지막 질문인데요. 어떤 현상들을 봤을 때 어른들이 주의 깊게 보고 대처를 해야 되는지,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오은영]
저는 언제나 아동학대 사건이 있을 때 뭐라고 말씀드리냐면 자식은 부모가 낳고 양육하지만 아이들을 보호하는 건 사회 전체가 보호하는 겁니다.

우리는 사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내 자식뿐만 아니라 남의 자식도 나의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조금만 눈을 더 아이한테 두시면 이 아이들이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든가 너무 아이가 먹을 것을 구걸하거나 먹을 것을 훔친다든가 아니면 악취가 난다든가 이럴 때, 아니면 멍이나 상처가 있거나, 어느 집에서 아이가 너무 많이 운다든가, 또는 집 안에 아이가 있는데 너무 울음소리가 안 들린다든가 할 때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그래도 신고도 하고 들여다보고 하는 그러한 성숙된 자세를 우리가 조금씩 가져간다면 코로나19 우리가 잘 지금 그래도 이 위기를 우리가 최선을 다해 막아내고 있는데요.


이런 것처럼 우리가 아이들을 보호해야 되는데 이 아이들을 자꾸 다치게 하고 세상이 떠나보내게 하면 이럴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를 대처하는 이 마음으로 우리가 보호해야 되는 정말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우리가 보호해 나가는 데 온 힘을 다 기울여야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지나치지 말고 아이 하나를 사회 전체가 키운다는 마음으로 대응을 해야 되겠다, 이런 말씀까지 들어봤습니다. 오늘 여러 가지 상담 감사합니다.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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