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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25번' 찍은 부동산 대책...전세난은 언제까지?

와이파일 2021-02-27 09:00
'25번' 부동산 대책에도 전세난은 심화
공급 부족·저금리·임대차 3법 등 복합적 영향
대책 고심하는 정부…전세난 묘안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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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25번\' 찍은 부동산 대책...전세난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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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3주가 넘었습니다. 그사이 다소 모호했던 공급 대책이 구체화하고 있죠. 최근에는 경기도 광명·시흥과 부산 대저, 광주 산정에 모두 10만 천 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진 그리 성공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부동산 대책에 흔히 따라붙는 실효성 논란을 둘째 치더라도, 재산권 침해 논란에 더해 여론조사를 보면 기대 효과에 대해 아직 갸우뚱한 의견이 더 많습니다. 정책이 한 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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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25번' 찍은 부동산 대책...전세난은 언제까지?


지금까지 부동산 대책은 철저히 규제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 위주의 정책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컸고, 실제로 24차례나 이어진 부동산 대책은 여러 외부 요인과 맞물리며, 시장 불안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차라리 대책을 내지 않는 게 낫다는 여론까지 들끓었습니다.

정부와 여당 내부에서도 정책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사라졌고, 송구하다는 발언이 줄을 이었죠.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변하던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새워 굽겠다'는 명언(?)을 남긴 채 장렬하게 산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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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를 위한 주거 가운데 하나는 다름 아닌 전세입니다. 하지만 최근 새 전셋집을 구하려는 분들의 어려움은 말도 못할 지경이죠. 제가 이번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보면서 가장 큰 우려가 든 부분은 전세 대책이 빠졌고, 오히려 전세난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세가 대체 뭐기에 실거주의 핵심이 됐을까요?
◆ 사실상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전세'

전세라는 임대차 계약은 다른 나라에선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형태입니다. 최소한 국가 단위로 많은 계약이 이뤄지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밖에 없습니다. 많은 학자는 전세의 기원을 조선 시대 전당 제도로 봅니다. 일본강점기 이후 농촌 인구가 서울로 몰리면서, 관습적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는 것이죠. 미군정 때 법률자문관이었던 찰스 로빈기어가 전세권을 인정했고, 이후 1958년 제정된 민법을 통해 전세권이 제도화됐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집주인은 월세 없이 집을 빌려주는 대신, 이자 없이 목돈을 빌려 쓰는 형태죠.

왜 다른 나라에선 찾기 어려운 제도일까요? 기본적으로 전세는 임차인에게 대단히 유리한 계약이기 때문입니다.(계약의 어려움 등은 고려하지 않고 계약 형태 자체로 하는 평가입니다.) 집을 빌려 쓰는 데 목돈이 필요하긴 하지만, 고정적인 지출이 없는 형태니까요. 집주인 입장에선 목돈을 손에 쥐긴 했지만, 이 자금으로 또 다른 수익을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가 생기는 겁니다.

이 독특한 임대차 계약은 1970년대와 1980년대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임대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일단 수도권에 수요가 몰리면서, 부족한 주택 물량을 보완하는 기능을 했습니다. 여기에 빠른 성장과 맞물려 집값이 꾸준히 올랐고, 금리도 높았거든요. 집주인 입장에선 집을 빌려주고 은행에 그 돈을 맡기기만 해도,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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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제도의 구조(출처: 경기개발연구원)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임대차 시장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경기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낮추면서, 집주인이 전세를 내놓은 이유가 줄어든 것이죠.(기준금리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설명해보겠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응까지 겹치면서 역대 최저 수준까지 기준금리가 하락했습니다. 이제는 전세난, 더 심하게는 전세 대란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전세의 종말이 눈앞에 다가온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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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부동산원, 단위: %


갑자기 급등하는 구간이 보이죠? 뒤에 설명하겠지만, 임대차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한때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한 주에 0.3%나 오르기도 했죠. 0.3%가 별거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전셋값이 5억 원짜리 아파트를 예로 들어볼게요.(요즘 이 정도론 서울에서 전세 구하기 어렵습니다.) 32주가 지났더니 맙소사, 전셋값이 5억 5천만 원이 됐습니다. 8개월이 조금 안 되는 시기에 전셋값이 무려 10%가 넘게 오른 겁니다. 매주 0.3%씩 오르진 않았지만, 절대로 만만한 수준의 변동률은 아닙니다.
◆ 수요와 공급으로 정해지는 가격…전세도 마찬가지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가격이란 요소는 어떻게 정해질까요? 여러 변수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을 통해 정해진다고 봅니다. 공급자는 최대한 비싼 값을 받으려 할거고, 반대로 수요자는 최대한 싸게 재화를 사려고 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비싸기만 제품은 수요자가 사지 않을 테고, 터무니없이 싼 값으론 공급자가 제품을 내놓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가격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둘 다 동의하는 한 지점으로 정해지게 됩니다.

이는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급과 수요 가운데 한 요소가 급변하게 된다면, 가격도 급등하겠죠. 만약 수요가 갑자기 줄어들거나, 공급이 폭증한다면 가격은 내려가게 될 테고요, 반대로 수요가 늘거나,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가격이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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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와 공급 곡선. P축은 가격, Q축은 수량이고 D곡선은 수요, S곡선은 공급을 뜻합니다.(출처: 위키백과)


앞서 설명한 대로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이 줄었는데요, 임차인에게 유리한 제도인 만큼, 전세를 찾는 수요는 여전합니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니 당연히 전셋값이 오르겠죠. 따라서 저금리 정책 때문에 전세가 사라진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에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 가격 안정 위해선 수요도, 공급도 모두 필요!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다시 시장 원리를 살펴볼까요?

가격 조정의 전제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는 점입니다. 수요자는 필요한 이상의 재화를 원하지 않고, 공급자는 일정한 물량을 정직한 방법으로 시장에 내놓는다는 뜻이죠. 당연히 현실과는 다릅니다. 투자 차원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재화를 사들이기도 하고, 갑자기 공급 물량을 풀어놓거나, 짬짜미 같은 나쁜 방법을 택하기도 하죠. 이럴 때 등장하는 것이 정부입니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수요나 공급을 규제하거나, 공급을 늘리기도 합니다. 부동산 시장을 예를 들어볼까요. 수요 규제는 각종 세금을 올리거나, 투기과열 지구로 지역을 묶는 방법이 있을 테고요. 공급 규제는 건설사끼리 가격을 짜는 걸 막거나, 분양가 상한제 등을 통해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 등이 있겠죠. 공급 확대는 신도시 지정 등이 있을 겁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수요와 공급을 줄이는 것도, 공급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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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GettyimagesBank

◆ 공급 부족에 임대차 3법까지…전세 종말 임박?

앞서 언급한대로 아쉽게도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철저하게 규제 위주 정책이었습니다.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죠. 여기에 임대차 3법도 전세난이 기름을 부었습니다. 여러 내용을 담고 있지만, 요점만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집주인의 권리를 제한하고, 세 들어 사는 사람의 권리를 대폭 신장하는 내용입니다. 좋은 정책 같죠?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물론 계약 연장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집주인이 신규 계약금을 크게 올리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거든요. 결과적으론 집주인의 실거주 등으로 공급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겠죠. 그동안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가쁜 숨을 내쉬던 전세는 다시 한 번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사실상 소멸의 길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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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GettyimagesBank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시장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벌어진 측면이 있다"며, "특히 전세 대책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수요와 공급이 무너졌다"고 지적했습니다.
◆ 전세난 심화하는 데…사라진 전세 대책

사실 임대차 3법에는 과거 사례가 있었습니다. 1989년 노태우 정부에서 세입자 보호를 위해 전세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거든요. 그리고 그해 서울 전셋값은 무려 29.6% 올랐고, 이듬해에도 23.7% 폭등했습니다. 세입자가 잇달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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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난을 보여주는 동아일보 1998년 5월 21일자 기사.(출처: 네이버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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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난을 보여주는 한겨레 1990년 3월 17일자 기사.(출처: 네이버 라이브러리)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전세난은 대단히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실 전세가 사라지는 것은 저금리 추세 같은 시대적인 배경과 공급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며 "임대차 3법이 도입되면서 전세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대응은 정책적이기보단 정치적이었죠. 특히 임대차 3법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선 과거 사례를 진지하게 검토했는지, 또 시뮬레이션을 제대로 해보긴 한 건지 자체도 의문입니다. 만약 전망 예측을 제대로 했다면, 임대차 3법 처리 뒤 전세 소멸의 연착륙을 유도할 정책이 따라 나왔을 것이니까요. 하지만 실제로는 '호텔 전세'로 비웃음거리가 된 24번째 대책을 제외하면, 뚜렷한 전세 대책은 보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 현실화한 전세 종말…정책적 대안은?

25번째 대책은 어떨까요? 여전히 전세난을 해결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요, 대규모 공급을 예고한 만큼, 자기 집을 사지 않고 분양을 기다리는 실수요자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실제로 공공주도 재개발이 이뤄지면 그 기간 원래 거주하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합니다. 잠시 살 집, 전세로 구하려고 하겠죠. 그만큼 전세 수요는 늘어나게 됩니다. 선의의 정책이 선의의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 셈입니다.

전세난은 현실화됐고, 전세 소멸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대안을 마련하긴 해야 할 텐데요, 정부에서도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곧, 사실상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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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배경이 복잡하고, 상황이 복합적인 만큼, 전세난을 해소하는 방안에는 의견이 많이 엇갈립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볼까요?

권대중 교수는 세금 규제 완화를 대안으로 꼽았습니다. 권 교수는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세까지 모두 올려 다주택자가 집을 팔지도, 가지고 있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일시적이라도 이를 완화해 주택 처분의 길을 열어줘야 매매 시장이 정상화되고, 전세 시장까지 안정화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생애 최초 특별공급 등에서 해당 지역 거주자를 우대해주다 보니, 그 지역에 전세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 기준을 완화한다면 수요를 분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윤 수석연구원은 "다만 이는 기존 거주자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며 "효과는 있겠지만, 논란이 큰 정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전세 공급을 늘릴 대책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공급이 어렵다면 어차피 전세로 공급되는 물량 자체는 있는 만큼, 전셋값이 오른 만큼을 집주인이 부담하게 하면 전셋값 급등을 막을 수 있고, 수익에 대한 대가도 치르게 하는 '일거양득'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태현[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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