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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완공 앞둔 레고랜드가 만난 '복병'...맹꽁이 이주 잔혹사

와이파일 2021.04.18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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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완공 앞둔 레고랜드가 만난 '복병'...맹꽁이 이주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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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한 몸통과 짧은 다리, 맹해 보이는 표정.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오는 '맹꽁이'입니다.

생긴 건 이래도 한반도 땅에 얼마 남지 않은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입니다.
최근 이 맹꽁이 때문에 강원도 춘천에서 소란이 빚어졌습니다.
왜냐고요?
이 녀석이 공사가 한창인 춘천 레고랜드 부지에 서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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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완공 앞둔 레고랜드가 만난 '복병'...맹꽁이 이주 잔혹사

▶2022년 개장 앞둔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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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완공 앞둔 레고랜드가 만난 '복병'...맹꽁이 이주 잔혹사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전경

춘천 레고랜드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니, 간단히 설명부터 하겠습니다.
어린이들이 참 좋아하죠. 덴마크에서 온 블록 완구, 레고(LEGO)를 주제로 한 어린이 테마파크입니다. 강원도 춘천 의암호 한가운데 떠 있는 섬, 중도(中島)에 만들고 있습니다.

강원도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이며, 벌써 10년 넘게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대부분 도유지였던 중도가 대표적인 선사 시대 유적지이다 보니 문화재 발굴 문제로 사업이 지연됐습니다.
(지금도 이와 관련한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또 워낙 큰 액수의 개발 사업이라 회계 부정이나 횡령, 공직자 뇌물 비리, 그리고 관련 재판이 이어졌습니다.
시공사는 수시로 바뀌었고, 착공식만 3번, 완공은 갈수록 지연됐습니다. 그런 레고랜드가 길고 긴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이겨내고 마침내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테마파크 공정률은 85%, 올해 완공하고 해외 전문가 안전 진단을 거쳐 내년 초면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정식 개장합니다. 물론 레고랜드 주변에 강원도가 만들겠다는 호텔이나 컨벤션센터 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혈세 낭비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 기사의 주인공은 레고랜드가 아니니 '춘천 레고랜드'를 검색해보면 그간의 수많은 잡음과 문제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국 어린이들에게는 설렘을, 부모님들에게는 돈 나갈 걱정을 안겨다 줄 레고랜드.
그런데 다시 한 번 급제동을 건 주인공이 바로 이 '맹꽁이'입니다. 몸길이 4cm 작은 양서류가 수천억 원 사업비가 투입된 테마파크 개장을 지연시킨다는 게 놀랍습니다.
▶춘천 레고랜드 부지에 맹꽁이 서식?

지난해 9월 원주지방환경청으로 동영상 하나가 접수됐습니다.
민원인이 보낸 영상엔 레고랜드 부지가 촬영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맹꽁맹꽁" 맹꽁이 울음소리가 담겼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만큼 무작정 공사가 강행될 수는 없었습니다.
정확한 서식지를 찾아야 했습니다. 울음소리가 확인된 곳은 개장을 앞둔 테마파크 부지와 정반대로 100m 이상 떨어진 호텔 예정부지였습니다. 레고랜드 사업자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입니다. 테마파크 개장에도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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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완공 앞둔 레고랜드가 만난 '복병'...맹꽁이 이주 잔혹사
▲맹꽁이 서식지 추정 표시 조감도

하지만 호텔건립을 위해서는 맹꽁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을 불법 포획하거나 죽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립니다. 공사가 강행되면 당연히 맹꽁이는 서식지를 잃고 죽게 될 겁니다.
▶맹꽁이, 어디서 왔을까?

그런데 이 맹꽁이 어디서 온 걸까요?
처음부터 서식지로 확인됐다면 십 년 전 공사 시작 전 확인이 돼야 했고, 문제도 됐을 겁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곳에서 갑자기 맹꽁이 울음소리가 확인됐다는 게 이상했습니다. 원주지방환경청에 문의했습니다. 그리고 단서를 찾았습니다.

지난 2016년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사가 시작됩니다.
그때 맹꽁이나 발견됐습니다. 수천 세대 입주가 예정된 공사를 중단할 수 없었습니다. 맹꽁이 이주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잘살고 있는 맹꽁이들에게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미안한 일입니다.

2016년 9월 13일 원주지방환경청이 포획 허가를 냈습니다.
9월 21일부터 10월 12일까지 맹꽁이 123마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 맹꽁이가 레고랜드가 들어서는 의암호 한가운데 떠 있는 섬, 중도로 옮겨졌습니다. 맹꽁이의 수명은 8년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확인된 맹꽁이 울음소리는 지난 2016년 이주한 맹꽁이들이거나 자손일 겁니다.
▶"정확한 서식지·개체 수 조사 후 이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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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완공 앞둔 레고랜드가 만난 '복병'...맹꽁이 이주 잔혹사
▲완공 앞둔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업자 측은 환경전문가에 의뢰해 맹꽁이 활동이 왕성해지는 5월부터 정확한 서식지와 개체 수 조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그리고 서식이 확인되면, 맹꽁이가 다시 살 수 있는 서식지를 찾아 이주 작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다시 생각해도 이 맹꽁이들에게는 참 불행한 일입니다. 집터를 빼앗기고 다시 좀 살만해졌는데, 또다시 하루아침에 집과 땅을 잃게 됐으니까요.
사람에게나 맹꽁이에게나 삶의 터전이 되는 땅과 집은 똑같이 소중합니다.

레고랜드 사업자인 중도개발공사는 맹꽁이 서식이 확인되면 안전한 이주 대책을 세울 것을 약속했습니다.
맹꽁이들이 더는 집과 땅을 빼앗길 위험이 없는 곳으로 이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개체 조사가 진행된 후 맹꽁이 집이 어디로 정해지고, 이주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는 추후 다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홍성욱[hsw0504@ytn.co.kr]
촬영기자:진민호
도움:이병권 장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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