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얀마 군부에 의해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고문이 쿠데타 이후 어제 처음으로 직접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수치 고문의 상태와 현재 미얀마 상황이 어떤지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여진 기자!
수치 고문이 거의 넉 달 만에 모습을 처음 드러냈는데 건강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2월 1일 구금된 수치 고문은 쿠데타 113일째인 어제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동안은 화상으로만 심리에 참석해 바깥으로 나온 건 처음이고 변호인과 직접 만난 것도 어제가 처음이었습니다.
군이 운영하는 MRTV가 영상 대신 사진만 딱 두 장 공개했는데 하나는 법정 전반적인 사진이고 하나는 수치 고문이 윈 민 대통령과 묘 아웅 네피도 시장과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입니다.
하지만 수치 고문은 사진 구도상 제일 멀리서 얼굴 절반 이상을 가린 큼직한 마스크를 쓰고 앉아있어 제대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공판에 앞서 30분간 수치 고문을 접견한 변호인단은 수치 고문의 건강 상태가 좋아 보였고 언제나처럼 자신감에 차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킨 마웅 조 / 수치 고문 변호인 : 아웅산 수치 고문을 겉으로 봤을 땐 언제나처럼 건강하고 민첩하고 똑똑해 보였습니다. 수치 고문은 항상 자신감 있고 자신의 대의명분과 국민에 대한 확신에 차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수치 고문이 현재 미얀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라면서요?
[기자]
네, 수치 고문은 도착한 법정이 어디인지는 물론 자신이 구금된 장소도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철저히 정보가 통제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변호인단은 전했습니다.
수치 고문이 먹고 자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고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돼 있다는 겁니다.
[킨 마웅 조 / 수치 고문 변호인 : 아웅산 수치 고문은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우리는 네피도 시의회 안이지만 정확한 번지수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수치 고문은 자신이 어디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수치 고문은 군부에 맞서겠다는 의지만큼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부가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 NLD를 강제 해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절대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NLD는 국민을 위해 창당됐기 때문에 국민이 있는 한 존재할 것이라며 자신이 국민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킨 마웅 조 / 수치 고문 변호인 : 수치 고문이 국민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했어요. 또 자신의 당(민주주의민족동맹)이 국민 속에서 자라왔고 앞으로도 국민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법정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공판이 진행된 네피도의 특별 법정 인근에는 경찰 트럭이 길목을 막아서며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네피도 시장의 변호인은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정보를 유포했다며 법정에서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재판에 앞서 수치 고문은 자신의 변호인단과 재판장 옆에 마련된 방에서 30분간 따로 만났는데요.
이때 군부 측에서 배석하지는 않았지만, CCTV가 설치돼 있었다고 변호인은 전했습니다.
수치 고문은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사용한 혐의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 등 여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판사는 수치나 변호인에게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다음 재판이 6월 7일 열린다고만 하고 일어났다고 변호인은 전했습니다.
[앵커]
현재 미얀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는 마침 지난달 24일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해법을 마련한 지 한 달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당시 미얀마군의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참여해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했지만, 그 이후에도 유혈 진압은 계속됐습니다.
어제까지 미얀마에서 군경에 숨진 민간인은 824명으로 정상회의 당일까지 사망자 748명에 비하면 76명이 한 달간 추가로 숨진 셈입니다.
군에 체포된 사람은 5천408명입니다.
군부는 미얀마 상황이 안정되면 아세안의 권고를 고려하겠다며 합의를 부인했습니다.
미얀마 시민방위군의 저항도 점차 대범해지면서 군부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키자'며 사제 총과 폭탄을 든 시민군은 경찰서를 불태우고 군경을 수십 명씩 사살하는 등 무장 저항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군은 주민을 인간 방패로 활용하거나 손을 들고 항복하는 척하며 다가가 시민군이 방심한 사이 총을 쏘고 민간인 복장으로 탈출한 주민인 것처럼 시민군에 다가간 뒤 총을 난사하는 등 온갖 비열한 방법을 동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여진[listen2u@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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