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은 예상치 않았던 선물인 것 같아요." 현실에 나오기까지 쉽지 않았던 여정 때문이었을까. 그간 '싸인' '시그널' 등 여러 히트작을 집필했던 김은희 작가는 '킹덤' 시리즈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시그널'까지는 우리나라 공중파 플랫폼에서 방송될 수 있을만한 드라마였는데 '킹덤'은 상상하면서 절대 현실화되지 않을 아이템이라고 단정짓다 싶이 했었거든요. 2010년부터 거부 당해왔으니까. 그런데 시즌 1과 2, 스페셜 에피소드까지 나오는 걸 보면서 어쩌다 이렇게 됐나 싶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기쁨을 주는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김은희 작가에게 '킹덤: 아신전'을 공개하기까지 집필을 마친 소감을 묻자, 이렇게 감격과 기쁨이 섞인 대답을 내놨다. "'이게 결국 만들어졌구나'라는 마음이었다"는 그는 오랜 시간 상상만으로 그려왔던 작품을 현실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킹덤'은 김은희 작가가 2010년부터 준비해 약 10년 만에 빛을 봤다. 그 중 최근 공개된 '아신전'은 92분 분량의 단 한 편짜리 에피소드지만, 기획부터 1년 반 정도 준비한 작품이다. 오랜 시간 준비해온 만큼 탄탄한 세계관이 시청자들을 몰두하게 만들었다. 김은희 작가는 "트렌드가 조금씩 바뀐다고 해서 기획을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조금 더 보편적인 정서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킹덤' 시리즈를 통해 김은희 작가가 담아내고자 했던 메시지는 '정의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그는 시대를 불문하고 전세계적으로 고민해나가고 있는 이 질문을 가상의 역사 세계에서 풀어냈다.
"정치를 잘한 사람도 있고, 못한 삶도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창(주지훈)이었다면, 조학주(류승룡)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결국 그 정치를 누가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들의 선택 떄문에 최하위의 아신(전지현)이 한을 품게 된 것이고, 힘 없는 또 다른 민족들이 화를 입게 됐죠. 현재, 과거 모두 마찬가지인데, 잘못된 정치로 인해서 화를 입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최하위의 피지배계급이 아니었을까. 의도했다기보다는, 그런 생각이 아무래도 반영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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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가 던진 가장 보편적인 질문은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의 정서까지 관통한 모양새다. '킹덤'은 80개국 톱10, 글로벌 영화 부문 2위 등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작가는 "너무 믿기지 않지만 감사하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반응이 열렬한 만큼, 다음 시즌을 바라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김 작가는 "재밌는 상상할 때는 행복하고 즐거운데 이게 말이 되도록 감정선과 캐릭터들의 개연성을 고민하다 보면 쥐어짜내야 하는 순간까지 가야 한다"고 힘든 마음을 털어놓으면서도 "시청자들이 기대해주신다면 너무 고마운 일이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잘 쓰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시즌3를 향해 김 작가 품고 있는 열망도 크다. 그는 "시즌3도 정말 쓰고 싶다. 글은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제작 여건이 맞아야 들어가야 한다. 준비는 계속 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향후 계획을 이야기했다.
시즌3에 담길 이야기에 대한 상상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김은희 작가는 "훨씬 강력하고 예상치 못했던 역병이 돌고, 조선의 북방에서도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들. 그 가운데 다양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크게는 그런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시즌3를 예고했다. 이어 "'아신전'은 내가 쓴 이야기 중 가장 어두운 이야기지 않나 싶다. 짧은 이야기니까 주인공에게 집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인데, 결국 시즌3로 넘어가면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시거나 긴장감을 해소시킬 수 있을 만한 것들이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김은희 작가의 상상 속에서는 이미 '킹덤'은 시즌3 그 이상이 그려져있다. 그는 "어린 시절 늙은 왕과 결혼하게 된 중전의 이야기를 그려보면 어떨까. 생사초에 관한 글귀를 남긴 사람들은 누구일까. 혹은 '킹덤' 세계관을 근대로 가져와서 풀어보면 어떨까"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킹덤'의 애청자라면, 이러한 상상을 듣는 것만으로도 귀가 쫑긋할 테다.
이처럼 김은희 작가의 꿈은 계속 되고 있다. 이에 최선을 다해 글을 쓰는 일을 멈출 수가 없다.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어떻게든 꿈을 이뤄보려고 열심히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제공 = 넷플릭스]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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