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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공군 중사 성추행 가해 피의자들의 군사재판 취재기

와이파일 2021-08-17 00:00
'성추행·2차 가해' 혐의 노 모 준위 공판 준비 기일에서 군검찰의 준비 아쉬워
'성추행' 가해자 장 모 중사 첫 공판에서 울분 터뜨린 故 이 중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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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공군 중사 성추행 가해 피의자들의 군사재판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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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수사가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거쳐 최종 결과 발표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재판이 잇따라 열렸습니다.

고 이 모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노 모 준위의 8월 6일 공판준비기일과 8월 13일 성추행 가해자 장 중사의 첫 공판 취재 내용을 생생하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안타깝게도 해군에서도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이 발생해 군 기강에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용이 좀 길지만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확실하게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세히 재판 내용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 8월 6일 노 모 준위 공판준비기일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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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전 9시 30분에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공군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관련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지난해 7월 고 이 모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와 함께 올해 3월 장 모 중사가 이 중사를 성추행 한 뒤 협박 등 2차 가해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 모 준위가 장본인이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군사 재판 취재가 처음이었는데 이번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10여 개 언론사가 취재에 나섰습니다.

재판정 앞에서 코로나19 관련 문진표를 작성하고,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놓은 뒤 입장했는데 다행히 노트북 휴대는 가능했습니다.
정면엔 재판관이 앉는 세 자리가 보였고, 그 왼편에 파워포인트 발표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스크린이 보였는데 오늘의 피고인인 노 모 준위의 변호인은 우측에, 군 검찰은 그 맞은편에 앉았습니다.
●결국 오지 않은 노 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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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인 노 준위가 공판 준비 기일에 온다 안 온다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원래 어제 국방부 대변인실에서 보통군사법원을 통해 확인한 뒤 국방부 기자단에 전달된 내용에 따르면 노 준위가 출석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어젯밤 노 준위가 출석할 것이란 소식이 들려와서 오늘 아침 일찍 대변인실에 다시 확인해보니 노 준위가 출석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8월 6일 오전 10시쯤 오는 것으로 결론이 나서 방송사들을 비롯한 여러 언론사들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노 준위가 지난번 들어왔던 군사법원 정문으로 집결해서 포토라인을 형성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시끌벅적한 상황을 감지했는지 노 준위는 오전 9시 20분쯤 보통군사법원으로 오다가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차를 돌려 국방부 영내 근무지원단의 미결 수용 시설로 돌아갔습니다.

보통군사법원 내 방청석은 144석인데 기자 11명, 군인권센터 2명, 피해자 변호인 측 일행 3명 등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군사경찰의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주십시오.” 소리에 맞춰 모두 기립해 판사에게 목례를 하고 나서 공판 준비 기일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판사가 사건 번호를 부르고, 출석을 확인했는데 결국 피고인인 노 준위는 오지 않았습니다.
●“군검찰, A 상사에 자살 징후 있다고 수사 보고”...A 상사 유족들, 사망 신고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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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준위와 함께 고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혐의를 받고 있던 A 상사는 국방부 영내 근무지원단의 미결 수용 시설에서 지난달 25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군 검찰은 A 상사의 유족이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아 공소 기각을 아직 신청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노 준위의 변호인은 A 상사가 수감 전부터 고통을 호소했고, 공황 장애도 호소했는데 군검찰 조사를 못 받을 정도였다면서 “군검찰단도 수사 보고 형식으로 A 상사에게 자살 징후가 있어서 A 상사를 구속해야 한다고 사유를 적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국방부에서 살려달라는 A 상사의 메시지는 외면했다고 판단된다는 게 노 준위의 변호인의 주장입니다.
●군 검찰의 허술한 준비로 불안했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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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성범죄 사건이라 실명이 언급되지 않고 공소장에 가명이 사용된다고 했지만 군검사가 모두 진술에서 읽어내려간 공소장에 피해자의 성이 김 씨였다가 이 씨였다가 뒤죽박죽하는 모습은 좀 불안해보였습니다. 결국 노 준위 측 변호사의 지적으로 수정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일단 노 준위에 적용된 혐의는 강제 추행입니다.
OOOO 노래방에서 고 이 중사의 어깨를 감싸며 강제 추행이 있었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협박 등의 혐의입니다.
고 이 중사가 부서장과 상급자의 요구를 쉽게 거절 못할 수 있는 상황인데 다른 사람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하고, 장 중사를 고 이 중사와 분리하려면, 공론화해야 하는데 ‘너도 다칠 수 있다’며 피해자를 협박하고, 강제 추행 등에 대한 수사 단서를 제공 못하게 면담을 강요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과거 B 준위가 고 이 중사의 팔짱을 끼며 강제 추행한 사건과 관련해 “욱해서 나올 수 있는데 B 준위는 얘기하지 말라”며 피해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자발적 의사 표현을 어렵게 위력을 행사하는 등 3가지 범죄 사실을 들어 군 검사는 노 준위를 기소했습니다.
●애매했던 공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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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공소 사실에 대해 노 준위 측은 부인했습니다.

판사가 공소 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너도 다칠 수 있다”는 언급과 관련해 말한 것 외에 실제 행동이 있었는지를 물었고, 군검사는 “면담 분위기에서 피해자가 느낀 걸 진술자가 전달한 것”이라고 답했고, 이에 판사는 행동인지, 태동인지 구체적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다면서 행동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위해를 가할지 적시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내용을 정리하라고 말했습니다.

군검사가 적용한 수감 명령과 관련해 군인은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판사의 지적에 대해 군검사가 다시 확인하겠다고 답했고, 공소장에 적용한 법률 기재 관련해 일부 누락에 대한 판사의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어깨 vs 엉덩이...강제 추행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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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준위의 변호인은 지난해 7월 강제 추행을 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공소장에 기재된 건 노 준위가 왼손으로 고 이 중사의 왼쪽 어깨를 감쌌다는 건데 노 준위 측은 최초 구속 영장 청구서에는 노 준위가 손바닥으로 고 이 중사의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고 적었는데 그 행위 자체가 바뀌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엉덩이를 감싼 것과 어깨 감싼 것과 기본적인 사실이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엉덩이 때린 걸로 구속해놓고 회식 동영상을 파악한 이후 범죄 사실을 바꾼 건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이에 군검사는 강제 추행 관련 내용은 동영상 파일이 증거이며, 노 준위가 노래를 부르던 중 고 이 중사의 어깨를 감싸안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밝혔습니다.
●복사해달라 vs 열람해라...동영상 CD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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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준위의 변호인은 군검찰에서 강제 추행의 증거로 동영상 CD를 기재해 증거 목록으로 올렸는데 해당 동영상을 변호인에게 복사해주지 않아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동영상 복사 명령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군검사는 변호사에 연락을 했다고 답했지만, 노 준위 측은 표지만 복사해 줬다고 반박했고, 군검사는 복사를 거절하지 않았다고 받아쳤습니다.
●“너도 다칠 수 있다고 했다” vs “그런 말 한 적 없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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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준위의 변호사는 고 이 중사와의 면담 때 범죄 피해의 고소·고발 등 수사 단서를 제공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없었다며 보복 협박 공소 사실을 부인하고, 이는 주관적인 판단인 만큼, 노 준위가 왜 이런 목적 갖게 되는지, 동기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왜 노 준위가 성추행 가해자인 장 중사를 감싸려는지 목적이 없고 입증도 없다면서 “너도 다칠 수 있다”고 말한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공소장엔 노 준위가 “너도 다칠 수 있다”고 말하고, 협박도 했다고 적었지만 사실이 아니라면서 공소장이 구체적으로 변경되고, 입증도 필요하다며 군검찰의 공소장을 문제 삼았습니다.
●“피해자가 녹음한 녹취록이 있다” vs “진짜인지 증명하라”...면담 강요 부인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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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준위 측은 면담 강요 혐의도 부인했는데, 노 준위가 3월 18일 이후 저녁 식사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부탁 하나만 할게. (2019년에 발생한) B 준위 얘기는 하지마"라고 말한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런 발언이 있었다 하더라도 노 준위와 고 이 중사 간 대화를 100%로 본다면 이 대화는 0.0001%에도 해당되지 않아 위력 행사라고 볼 수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중사 유족 측 변호인은 그렇게 신뢰하는 상관의 이야기를 왜 이 중사가 녹취를 했겠느냐며 상관과 이야기할 때 고분고분할 수밖에 없는 당시 분위기를 이해해야 한다고 항변했습니다.

또 군검찰이 고 이 중사가 녹음한 녹취록 CD를 증거 자료로 제출했지만 복사를 안 해줬다고 노 준위의 변호사는 주장했습니다. 또 파일은 사본이라면서 원본의 진짜 사본이라는 게 입증 안 되면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판사가 노 준위 측의 입장을 간단하게 정리했는데, 추행을 한 적 없고, 협박 목적 자체도 없으며, 말한 사례나 태도도 없고, 기억도 없다는 겁니다.

군검사는 주요 증거로 고 이 중사의 스마트폰에서 나온 녹음 파일들을 CD로 제출했고, 고 이 중사로부터 직접 전해들은 참고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기소했다고 항변했습니다. 군검찰은 노 준위가 절차대로 하지 않고 고 이 중사에 대해 협박한 혐의가 있고, 면담 강요는 고 이 중사의 진술 조서와 스마트폰 대화 녹음 파일이 주요 증거라고 제시했는데 노 준위 측은 증거가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전해들은 진술은 증거 안 돼” vs “증거 능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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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준위 측 변호인은 군검찰이 제출한 증거의 상당 부분이 다른 사람에게 들은 내용을 말하거나 이를 다시 전달하는 ‘전문 진술’이나 ‘재전문 진술’에 해당한다며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참고인 진술은 전해들은 말에 불과하고, 원래 진술자인 고 이 모 중사가 참고인에게 진술했다는 것 자체를 증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참고인이 고 이 중사로부터 들은 내용을 옮겨 진술한 건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 중사 고모의 진술 요지는 노 준위가 저녁 자리에 불러내면서 회유하려고 했다는데 노 준위 측은 이것도 명백하게 허위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군검사는 고 이 중사가 스스로 녹음하고 메모한 것은 피해자로서 증거를 남기려고 한 모습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카카오톡 증거 원본-사본 동일성 입증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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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준위의 변호사는 녹음 파일을 못 받아봤다며 증거 자료 보류를 요청하고, 이 중사의 남편 측에서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가 원본이라는 증명이 없다면서 수정이 가능하다고 공격했습니다.

그제서야 군검사는 이 중사의 스마트폰 증거에 카톡이 남아 있다면서 노 준위 측이 문제를 제기한 남편 측 카톡은 ‘내보내기’로 텍스트 파일로 만들어 임의 제출한 것인 만큼 이를 철회하고,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대체해 입증 증거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군검찰의 재판 준비가 허술했음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노 준위 측은 이 중사의 카톡 대화 내용 관련 증거 자료 중 7월 7일부터 7월 10일 사이가 제외되어 있다며 편집된 것이 아니냐면서 증거 자료 채용에 동의하지 않겠다며 기세등등한 모습이었습니다. 또 군검찰이 일부 증거 자료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피해자의 노트북 증거 목록을 수정해서 올리겠다고 밝힌 부분에서도 노 준위 측에 허를 찔린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노 준위 측 변호사는 이후 계속 원본과 사본의 동일성 입증이 없으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노 준위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를 이 중사가 카톡으로 직속 상관에게 호소한 내용이 많았다며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기선을 제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판사는 4회 기일에 증인 심문을 하겠다면서 군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지시했고, 노 준위 측의 입장은 ‘추행이 아니다, 공소장에 나온 내용을 말한 사실이 없다, 그런 기억이 없다’로 요약했습니다.
●결국 이 중사 유족 측 변호인 구원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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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과 함께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 고 이 중사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가 막판에 판사에게 발언권을 신청했습니다:

1) 노 준위 측에서 동영상과 관련해 복사를 요구했는데 성폭력 사건, 즉 추행 사실이 담긴 CD는 복사를 못하는 게 통상적이라며 열람 형식으로 증거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 군검사가 관련 증인을 불러서 법정에서 진술하게 되면 재전문 증거에 대한 부분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노 준위 상태 심각...보석 신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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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 준위 측 변호사는 동영상을 열람만 한다면 구속된 노 준위의 방어권 보장이 어렵다면서 실질적으로 방어권 보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석을 신청하겠다고 응수했습니다. 유족 측 변호인이 재전문 증거 판례를 오인한 것이라며 재재전문 진술은 그 자체로 증거 능력이 없다면서 의견서에 판례를 첨부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노 준위가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2개월 전만 해도 같이 생활하던 동료, 부하와 떨어져서 대화도 못하는데 수사기관에선 억울함을 안 들어주는 태도에 좌절하고, 언론이 노 준위를 인간 쓰레기로 보도하면서 그 비난을 오롯이 혼자 노 준위가 다 져야 하는 극한 상황임을 강조했습니다. 노 준위 측 변호인은 접견 때 엄살이 아니고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느꼈다면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항변했습니다. 노 준위가 2개월째 구속됐는데 증인은 6명에 달하고, 향후 1심 재판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 노 준위가 구속 기간 6개월을 다 채울 것으로 보인다며 억울함을 주장했습니다.
●“살면서 한번쯤 겪을 일이란 발언이 공소장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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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준위 측은 군검찰의 허점을 다시 한번 파고 들었습니다. 노 준위가 이 중사에게 “살면서 한번쯤 겪을 일이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대서 특필됐는데 노 준위를 쓰레기 같은 인간으로 만든 진술이었는데도 공소장엔 이 내용이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노 준위가 이 중사보다 늦게 전입 온데다 조금 있으면 전역할 장 중사를 감쌀 이유 없는 만큼 동기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목적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노 준위와 이 중사 간 대화를 담은 녹취 파일을 다 들어보니 A4로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2시간여 동안 이뤄진 대화 내용 중에 대부분은 이 중사가 노 준위를 신뢰한다고 진술했지만 마지막에 몇초의 진술 만으로 99.9%의 진술이 묻히고 이걸 위력으로 봐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누구든지 억울함이 있는 만큼, 방어권 차원에서 석방한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보석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다음 공판 준비 기일을 8월 25일 오전 9시 30분으로 잡아놓고 약 2시간 동안의 공판 준비 기일이 막을 내렸습니다.

고 이 중사의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는 발언권을 신청한 건 노 준위 측의 주장에 맞서 군검사에게 참고하라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재재전문’은 증거 능력이 없는 게 맞는데 ‘재전문’은 해당 인물이 법정에 나와서 ‘그때 그 얘기를 들었다’고만 하면 증거 능력이 생기는 것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동기화되는 스마트 기기의 기록의 증거 능력이 없다는 노 준위 측 변호사의 주장도 원본에 대한 포렌식이 이뤄진 만큼 증거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피해자가 숨졌기 때문에 군검찰 입장에선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기소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동영상에서 어깨를 감싸안는 부분이 나왔기 때문에 증거를 확보해 기소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고 이 중사의 남편 측 변호사는 노 상사가 숨졌는데도 군검찰에서 노 상사 관련 증거 자료를 따로 빼서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공판 준비 기일에 덜렁 가져왔다가 노 준위 측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며 초반에 이미지가 중요한데 군검찰이 ‘기싸움에서 졌다, 기선을 제압당했다’며 군검찰의 준비에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2) 8월 13일 장 모 중사의 첫 공판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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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인 8월 13일 금요일 오전 9시 30분 고 이 중사를 성추행한 장 모 중사의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여성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고, 장 중사는 20대 후반~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제 생각보단 앳된 모습이었는데 짧은 머리에 재킷 형태의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장 중사에게서 공판 전에 입장을 직접 들어보고 싶었지만, 저희가 지키고 있던 문 대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서 질의응답은 아쉽게 무산됐습니다.

정면으로 봤을 때 방청석 우측엔 15명이 앉았는데 이 중사 아버지와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좌측엔 16명이 앉았는데 남편 측 변호사가 참석했습니다.

장 중사를 본 이 중사의 아버지는 '양심껏 잘 얘기하라'는 말을 건넸지만, 장 중사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방청석 쪽은 쳐다보지 않고 담담하게 시선을 군검찰 방향으로 고정했고, 때때로 눈을 감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여성 재판관 3명이 입장했는데 재판에 앞서 질서 유지를 당부했습니다. 아무래도 유가족이 방청석에 있는 만큼 격앙된 반응이 우려됐는지, 소란을 일으켜 재판에 지장을 주면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엄숙한 경고가 재판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장 중사의 목소리는 앳되보이는 얼굴과 달리 좀 두꺼운 편이었는데 담담하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진술했습니다.
●장 중사 측 “강제 추행은 인정...보복 협박 혐의는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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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검사는 강제 추행 치상과 보복 협박 등의 혐의를 담은 공소장을 읽었고, 장 중사의 변호인은 강제추행치상은 인정하지만 보복협박 등의 혐의는 협박 고지가 없었다며 부인했습니다.

이에 화가 나신 이 중사 측 아버지는 잘 안 들린다며 크게 얘기해줄 것을 방청석에서 요청했는데 판사는 방청객은 진술 기회가 없다며 이를 지키지 않을 때는 퇴정 명령하겠다면서 모두에게 진술 기회를 드릴 수 없으니 대표 변호사를 선정해서 알려달라고 말했습니다.

판사는 ‘폭행 협박’ 부분이 명확히 기재가 안 돼 있다며 명확하게 기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고 이 중사 남편 측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공소 사실에 ‘기습’이라는 말이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제 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을 하는 걸 뜻하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추행 행위 역시 곧 폭행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확대 해석이 내려진 판례가 있는 만큼, ‘기습’이란 표현이 공소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또 보복 협박 혐의와 관련해서도 장 중사가 한 말은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는데 피해자의 신상에 위협이 될만한 게 없는 것 같다면서 어떤 해악을 고지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재가 필요하고,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때 군인임을 명시하라고 군 검사에 지시했습니다. 역시 군검찰의 재판 준비와 관련해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메일 증거 보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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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검사는 본 사건 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에도 필요하다며 이메일 증거 보전을 신청했는데 판사는 이메일 관련해 컴퓨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취지를 묻고 이메일 도메인과 서버 관리자, 메일 사용자를 특정해서 신청할 것을 강조하며 삭제나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노 준위 때와 마찬가지로 장 중사 재판 준비 과정에서도 군검찰의 준비 미비점이 드러난 대목입니다.

군검찰이 유족 측 변호인으로부터 얘기를 듣고 장 중사가 상담 센터와 이메일을 주고 받은 내용과 상담 내용 관련해 자료 협조 요청을 보냈는데 거부해서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장 중사 측 변호인은 강제추행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인데 인멸 위험이 없는데 증거 보전이 필요한지 반문했고, 판사는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가 이뤄졌다고 보도 내용을 전제로, 다 알고 있다는 전제로 재판할 수 없다며 사실관계는 법정에서 시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진술과 서류를 제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70여 개에 대한 증거 보고가 있었고, 증인 신청이 이뤄진 뒤 재판을 마무리 하기 전에 유족 측에 발언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유족 측 변호사들은 군검찰이 추행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적시를 요구했습니다.

드디어 이 중사 아버지가 발언권을 신청해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재판장께서 냉정하게 말씀해주셔서 더 소란을 피우지 않겠다면서 “저 놈 살려주세요. 무죄 때려주세요. 제가 해결할 거예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판사는 피해자 측 심정을 헤아려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재판을 마무리했습니다. 장 중사의 다음 공판은 9월 7일 낮 1시 30분으로 잡혔습니다. 이날 증인 심문과 피의자 심문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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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공군 중사 성추행 가해 피의자들의 군사재판 취재기

이후 이 중사의 아버지는 장 중사에게 고함과 함께 물병을 던지며 다시 한번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재판 직후인 8월 13일 오전 10시 30분에 해군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의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형식으로 관계자들이 사건 배경을 설명하는 브리핑)이 열려서 서둘러 국방부 기자실로 복귀했습니다.

앞으로의 재판은 어떻게 펼쳐지고 결론이 날까요? 각 군에서 잇따르는 성추행 사망 사건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관련 소식을 정확하고 세세히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승윤[risungyoon@ytn.co.kr]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YTN 통일외교부 차장
국방부 출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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