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에서 3살 난 아동에게 뜨거운 물을 쏟아부어 숨지게 하는 엽기적인 학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학대의 전조가 있었지만 코로나 확산 속에 상황 파악이 어려웠고, 시 당국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3살 난 니이무라 오리토 군이 숨진 것은 지난달 31일.
사망 당시 오리토 군의 피부는 화상에 문드러진 상태였습니다.
일본 수사 당국은 용의자가 최고 75도의 뜨거운 물을 5분 이상 샤워기로 쏟아부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체포된 23살 용의자는 뜨거운 물을 끼얹는 놀이를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잔혹한 학대의 전조는 숨진 아동의 어머니와 용의자가 동거를 시작한 직후부터 나타났습니다.
아이의 몸에 멍이 가실 날이 없는 것을 보고 지인들이 시 당국에 알린 겁니다.
[사망 아동 어머니의 지인 : 숨진 오리토 군의 몸에 멍이 여러 곳에 있었고, 집에 놀러 가면 도와 달라는 듯이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숨진 아동이 다니던 보육원에서도 학대 가능성이 있다고 당국에 알렸지만 신속한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시 당국이 아동상담소와 논의한 끝에 긴급히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 겁니다.
[하시모토 히데키 / 일본 세츠시 교육위원회 차세대 육성부장 : 이런 사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경과로 볼 때 적절히 대응했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코로나 확산 속에 보육원이 문을 닫으면서 숨진 아동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오기소 히로시 / 도쿄경영단기대학 아동교육학과 교수 : 보육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 시 당국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네트워크를 통해 아이를 지켜줄 구체적인 대책이 실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구할 수 있었던 어린 목숨이 사라져 버린 이번 사건을 일본 사회도 안타까움 속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코로나 속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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