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눈이 쏟아졌습니다.
2조 원 넘게 들여 만든 인공눈 스키장에도 폭설이 내렸는데, 경기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지만 중국은 반가운 표정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새벽부터 베이징이 하얗게 뒤덮였습니다.
개회식부터 꼭 열흘째, 올림픽 기간 처음으로 펑펑, 쉴 새 없이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인해전술로 쓸어내도 금세 제자리.
베이징 전역에 내려진 폭설 주의보에 차량도 거북이걸음 했습니다.
[안나 스코드보 / 영국 매체 취재진 : 모두가 눈밭을 즐기고 있어요, 심지어 어른들까지도요. 눈밭에 눕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요. 베이징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나마 이곳 베이징은 빙상과 컬링, 아이스하키 등 실내 종목들이 열리는 곳이라 경기 진행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반면 야외 종목이 열리는 장자커우와 옌칭은 달랐습니다.
퍼붓는 눈발에, 시야까지 흐려서, 경기는 줄줄이 파행.
우리 스키의 간판, 정동현은 알파인 대회전에서 완주하지 못했는데, 출전선수 89명 가운데 35명이 무더기로 실격됐습니다.
[양수안 /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 폭설이 내려서 가시거리가 짧습니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오늘 경기를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중국은 '행운의 눈'이라며 반기는 분위기.
워낙 눈이 귀한 지역이라, 올림픽 최초 100% 인공눈으로 경기장을 꾸몄는데, 들어간 돈만 20억 달러, 2조3천억 원이 넘습니다.
물로 따지면 1억8천만 리터가 넘는데, 이는 1억 명이 하루 동안 마실 양이라, 자원과 환경 문제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만든 눈은 푹신한 자연설과 비교해 단단하고 잘 뭉쳐지는 얼음 느낌, 가속이 잘 붙고 부상 위험이 큽니다.
'스키 여제' 시프린이 두 번이나 미끄러져 실격당하는 등 완주 자체가 도전인 상황입니다.
14년 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는 인공 비를 뿌려 미세먼지를 없앴던 중국, 인공 설로 머쓱한 분위기에 간절히 바라던 눈이 내려 반가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YTN 조은지입니다.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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