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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전쟁의 파편'...수입 달걀 2천만 개 폐기 속사정

취재N팩트 2022.02.22 오후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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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치솟는 밥상 물가 관리를 위해 정부가 지난해부터 물가와의 전쟁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총력전을 펴고 있는데, 이로 인한 파편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 안정 대책의 하나로 달걀 수억 개를 긴급 수입한 것인데, 어찌 된 일인지 수입 달걀 2천만 개가량이 혈세 수십억 원을 들여 폐기에 들어갔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속사정 알아보겠습니다. 김상우 기자!

[기자]
네, 경제부입니다.

[앵커]
수입 달걀 폐기량이 만만치 않은데, 먼저 달걀은 깨지기도 쉽고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데 수입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죠?

[기자]
달걀 살 때 혹시라도 깨졌나, 더럽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산란 과정 등을 살피고 구입하는 게 보통인데요.

밥상 물가, 식음료 물가에 달걀노른자처럼 핵심으로 영향을 주는 게 바로 달걀값입니다.

이렇게 폐기량이 많아진 배경을 보면 코로나 사태가 터진 해인 2020년 말부터 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지난해 여름 무렵까지 꾸준히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대략 7~8월 기준으로 보면 전체 산란계의 25%인 1,700만 마리가 선제방역 차원에서 매몰 처분됐습니다.

산란계 수가 급감해 달걀값이 급등한 거죠.

2019년 한판에 5천 원 초반대에서 7, 8천 원, 심지어 9천 원대까지 올라 금값 달걀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여기에다 코로나 사태 이후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달걀 사용 수요량이 크게 늘어 정부가 여러 차례 현장 점검을 하면서 달걀값 잡기 위해 달걀 수입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한 달 전보다 물량이 배 이상 늘어 2억 개를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물가 잡기 총력전 과정에서 달걀 수입을 늘렸는데 국산도 그렇지만 품질에 문제가 되면 일부야 폐기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양이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기자]
바로 그 점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양계업계는 조류인플루엔자로 매몰 처분 피해를 본 산란계 농가에 달걀 낳는 닭 공급을 위한 보상금 지급이 먼저라며 수입 달걀 확대는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수입 과일이나 고기 등과는 달리 수입 달걀에 대한 국내 선호도가 많이 떨어져 수요가 떨어져 과잉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주장이 나왔는데 현실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달 입찰 홈페이지를 통해 수입 달걀 2천1백만여 개를 예산 4억8천여만 원을 들여 폐기한다고 공고했습니다.

한판에 30개씩 들은 달걀이 약 71만 판이 유통기한 45일이 지나 무더기 폐기에 들어간 것인데요, 관련 내용 잠깐 들어보시겠습니다.

[양계업계 관계자 : 예전에는(수입 달걀 폐기가) 그렇게 많은 양은 안 됐고요. 대부분 다 가공란이나 액란으로 처리를 했는데 이번에는 수요가 너무 많았어요. 무분별하게 그냥 확 많이 그냥.]

[앵커]
달걀 수입에도 돈 들고 폐기 관련 비용도 필요하니까 혈세 투입이 만만치 않을 듯한데요?

[기자]
지난해 국감 자료에 따라 관련 비용을, 그러니까 2021년 9월 말 기준으로 계산해 봤습니다.

먼저 대략적으로 보면 항공 수송 등 관련 물류비용을 포함한 수입 달걀 한 개 가격은 약 400원, 서른 개(30개) 한판은 12,000원입니다.

폐기 공고된 2천1백여 만개의 달걀값은 약 85억 원.

여기에 폐기 입찰비를 합하면 90억 원입니다.

폐기 관련한 혈세만 90억 원인 셈이고요, 이것을 달걀 수입 관련으로 확대해서 살펴보면 물가 안정을 위한 재정 즉 혈세 투입이 상당합니다.

2021년 9월 말 기준으로 수입 달걀의 총수는 3억8천 538만 개 수입 비용 1,500억 1개당 389.2원에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수입 달걀 가격의 수입가와 관련 비용 등의 속사정을 살펴보면 1판/ 30개는 달걀 가격은 4,000원, 운송료 5,000원 선별 등의 비용 3,000원으로 한 판에 12,000원이 됩니다.

그런데 시중에 나가기 위한 유통 입찰 1판 가격은 3천 원대에서부터 4천450원 정도입니다.

수입된 달걀은 운송료 작업비를 포함해 한판당(30개 기준) 평균 12,000원대에 수입되어 4,450원에서 3,000원대에 정가로 공매입찰 되어 유통이 시작됐는데, 한판당 7천 원이 넘는 혈세, 재정이 투입됐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한개 당 평균 400원에 수입하여 계란값 안정을 위해 100원에서 150원에 판매한 셈입니다.

정리하면 지난해 국감자료를 통해 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약 1,500억 원에 달하는 정부 예산을 투입하면서 총 3억 8,538만 개 달걀을 수입하여, 이를 476억 원에 되팔아 총 1,023억 원의 혈세 투입이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물가 안정을 위해 혈세가 많이 투입되는군요?

[기자]
혈세 투입 자체보다는 낭비가 문제로 보입니다.

늘 이런 식의 문제에 지적되는 것이 바로 탁상행정 하지 말라는 것인데요.

양계업자 등 전문가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고 선호도가 떨어지는 달걀 수억 개를 정확한 계산도 없이 수백억 원을 들여 수입했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고요.

국민의 혈세가 나갔는데, 그런데 그것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최근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페이스북에서 경제수석을 '계란수석'이라고 부른다고 적으며 정부가 물가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김상우입니다.



YTN 김상우 (kimsa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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