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한부모 가정에서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두 가정 모두 자녀가 장애를 앓고 있었고, 생활고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빈곤과 돌봄 부담에 시달리는 위기 가정에 숨통을 트여줄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김혜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택 골목에 경찰차가 도착하고, 뒤이어 구급차도 들어섭니다.
'내가 딸을 죽였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건 오전 8시 10분쯤.
지체 장애를 가진 20대 딸을 살해한 혐의로 50대 여성 A 씨가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인근 가게 주인 : (딸이) 몸이 좀 불편해요. (몸이 어떠신가요?) 약간 소아마비처럼 다리를 절더라고요.]
말기 암을 앓던 A 씨는 이혼 뒤 암 투병을 하며 딸과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생활고 등을 비관해 전날 새벽 딸을 질식시킨 뒤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예전엔 기초생활수급 대상이었지만) 그때 당시에 재혼도 하셨었고 따님이 일하면서, 성인이 되면서 근로 능력이 있으면 (기초생활이나 장애수당 지급이 중단되거든요.)]
같은 날 경기 수원시에 있는 반지하 방에서는 8살 B 군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B 군은 이불을 덮고 반듯이 누워 있었지만,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발달 장애를 앓던 B 군은 이날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었던 거로 파악됐습니다.
B 군을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40대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게 경제적으로 힘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거는 기초수급가정이어서, 조원 1동에서 저희가 관리하는 가정이고요.]
전문가들은 발달 장애 자녀를 둔 가정에 돌봄 부담과 빈곤이 겹치면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익중 /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경제적인 문제는) 국민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통해 뭔가 해결의 여지가 보이는데, 돌봄은 실제로 해결을,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그런 늪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부검을 통해 자녀를 숨지게 했다고 자백한 두 어머니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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