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임진모 / 음악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영화계 축제 분위기 전해 드렸는데 이번에 전해 드릴 음악계는 조금 분위기가 다릅니다. 지난달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 씨가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가요계의 고질적 병폐가 수면 위로 떠올랐단 지적도 나오는데요. 이번 논란의 본질은 무엇이고 또 해결책은 있는 건지 임진모 음악평론가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임진모]
안녕하세요.
[앵커]
며칠 전에는 토론도 하셨고, 이 문제 가지고 방송사에서. 사실 이 문제 여론을 쭉 보니까 사실은 여론에서는 판정이 끝난 것 같고 오늘은 평론가님 통해서 전문가의 시각으로 한 번 이 문제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앞서 박석원 앵커가 고질적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사실 처음 나온 논란은 아니에요, 표절이. 이번 표절 논란이 다른 건 어떤 겁니까?
[임진모]
아무래도 우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또 우리 한국의 대중음악을 얘기할 때, 특히 지금 30대, 40대 팬들한테는 사실은 최고의 음악가라는 그런 평가를 들은, 천재 소리도 들은 그런 음악가에게 이런 일이 생겼기 때문에 더 충격이 큰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을 표절했다, 이런 의혹이 나오고 있는 건데 얼마나 똑같기에 표절 의혹이 나오고 있었고 토론의 주제까지 됐는지 저희가 관련 곡을 한번 들어보고 다시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유튜브나 SNS나 찾아보면 굉장히 많은 표절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영상들이 많았는데 저희가 한번 준비해 봤거든요. 한번 들어보시죠.
[앵커]
이 영상을 한번 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고, 유희열 씨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금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 여기에 대해서 김태원 씨가 보통 표절을 하려면 멜로디를 한두 개 바꾸는데 이거는 의도가 보인다라고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 평론가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진모]
일단 제가 듣기에도 조금은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마 본인의 뚜렷한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어쨌든 우리가 듣기로는 유사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인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연차적으로 두 곡을 번갈아가면서 들려드리기는 했습니다마는 그냥 듣기에는 어떤 곡이 어떤 곡인지 구분이 가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면이 있기는 있거든요.
[임진모]
사실은 이번에 여러 곡이 문제가 제기가 되면서 자세히 따져볼 경우에 사실은 우리가 딱 듣기에 비슷하다고 하지만 악보상으로는 일치하지 않는 것들도 있어요.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가 얼핏 듣기에 유사성이라는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표절 관련 논란에서 이 유사성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앵커]
잠시 뒤에 그 부분, 유사성 조금 더 표절의 기준점을 말할 때 설명을 부탁드리기로 하고 이번 논란에 대해서 유희열 씨 입장이 궁금하실 텐데 여기에 대해서 일단 사과를 했고 말씀하신 유사성을 인정하면서 사과를 하면서 무의식 중 유사한 진행방식으로라는 해명을 했거든요.
무의식을 언급했습니다. 이건 전문가로서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임진모]
법정 사례를 볼 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생각할 때 무의식중이라는 것은 나도 모르게 나왔다는 거기 때문에 표절 논란에서 조금 예외일 수도 있고 제외될 수 있는 것 같이 생각되지만 사실은 무의식 때문에도 표절 판정을 받은 사례가 역사적으로 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마이 스윗 로드는 끝까지 제가 원곡에 대해서 모르겠다. 나는 이것을 절대로 베끼지 않았다.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유사하다는 그런 이유. 무의식 표절이라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앵커]
평소에 유희열 씨의 경우에는 사카모토 류이치도 그렇고 워낙 많이 들어서 그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임진모]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리고 누구든 음악가는 그렇잖아요. 많은 곡을 듣고, 음악가가 아닌 일반인도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많은 음악을 듣는데 본인이 이렇게 곡을 쓴다면 분명히 그런 것들이 누적된 상태에서 뭔가 조금씩조금씩 나오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음악가들 중에서는 유사성은 피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범위, 인정할 수 없는 범위가 있겠죠.
[앵커]
그 인정할 수 있는 범위, 인정할 수 없는 범위에서 원작자의 의견도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이 사안에 대해서 사카모토 류이치는 유사성은 있지만 앞서 비교했던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인 조치까지 필요하지는 않다. 이렇게 또 입장을 밝히면서 법적인 공방까지는 가지 않았어요, 이 문제가.
[임진모]
그런데 그건 사실 결론을 낸 겁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앵커님께서도 표절 기준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사실 표절 기준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너무나도 유명해졌지만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관계예요.
그러니까 쌍방 간이기 때문에 한쪽에서 고소하지 않으면 공소제기가 되지 않는 친고죄입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16마디가 똑같다고 그래요. 완전히 똑같다고 하는데 원작자가 듣기에 음악 하는 사람이 이럴 수 있지. 이거는 그냥 충분히 가능한데요. 그러면 그냥 넘어가는 거고요.
어떤 경우는 두 마디 갖고도. 왜냐하면 이 곡에서 결정적인 게 이 두 마디인데 이거를 한마디로 베꼈다. 그럴 경우에는 두 마디인데도 표절 판정이 날 수도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사카모토 류이치는 지금 우리 국내 음악가인 김태원 씨도 8마디를 언급한 상황인데 원작자는 유사성은 있지만이라면서도 법적 조치가 필요 없다고 밝힌 그 태도의 의미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평론가로서?
[임진모]
제 생각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지만 우선 첫 번째는 본인이 음악적 양심으로 아마 이 정도는 가능하다. 본인도 5~10% 정도만 창의적으로 가면 된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다시 말하면 이 얘기는 뭐냐 하면 표절 시비 안 걸겠다라는 얘기예요. 법적으로 안 가겠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표절 관련돼서 결론을 명쾌하게 내준 거죠. 표절 아닙니다, 내가 보기에. 이런 얘기인 거예요.
[앵커]
지금 앞서 고질적인 병폐다, 이런 이야기도 했었고 또 이번 같은 경우에는 인터넷 통해서 의혹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국내 가요계에서의 표절 논란들이 지금까지 굉장히 여러 번 반복되지 않았습니까?
[임진모]
그렇죠. 우리가 아무래도 음악이 판소리가 대중화 된 나라가 아니라 수도 없는 미국이나 영국 음악 또 일본 음악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은 표절이 늘 우리 곁에 웅크리고 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해명이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임진모]
그렇죠.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네티즌, 누리꾼들이 많이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게 법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우리가 생각은 이렇게 해야 될 것 같아요.
대중가요는 결국 대중들한테 인정받고 대중들한테 평가받으면서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들이 그런 생각하는 건 매우 중요하죠, 이제. 그래서 이걸 무조건 제3자, 관계 없음이라고 결론 내릴 게 아니라 귀담아 들어야 되고 그것 때문에라도 더욱더 곡을 만들 때 신경을 써줘야 됩니다.
단 한 곡이 그 사람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거거든요.
[앵커]
제가 김태원 씨와 함께 생방송 토론하는 걸 직접 봤는데 그때 어떤 걸 느끼냐면, 그리고 오늘 방송 보시는 분들도 느끼시겠지만 아무튼 원작자와 침해자라고 하더라고요.
사이의 판단은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마는 가요계에 미칠 파장을 오늘 짚어봐야 될 텐데 그때 나온 얘기들이 유희열 씨를 향해서 이 정도면 도덕적 해이다, 병이다. 이러면서 치료를 필요로 하다. 거꾸로 어느 시점에서 방관한 건 아니냐. 이를테면 음악적 선배로서의 조언이 눈에 띄었거든요.
[임진모]
제 생각에는 그 얘기가 맞는 것 같고요. 만약에 이번에도 유희열 씨가 사죄의 글을 올렸습니다마는 결국 제가 볼 때는 너무 바쁘고 그다음에 회사도 운영하고 그러다 보니까 충분히 음악적인 몰입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그래서 저는 조금은 긴장이 완화된 것 아닌가. 다시 말하면 도덕적 해이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저는 해석을 하고 싶고요. 일단 제일 걱정되는 건 우리 K팝이 한국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속의 한국 음악.
다시 말하면 K팝이라는 타이틀로 뻗어가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대중음악이 실제로 표절 같은 게 있다라는 게 결코 우리들한테 앞으로 바람직한 그런 상황은 아니잖아요. 저는 K팝에게 이런 일들이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봅니다.
[앵커]
유희열 씨, 사실 작곡을 전공한 작곡가. 28년 경력의 베테랑 작곡가이고 원래 앞에 타이틀, 수식어가 천재 작곡가 아니었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공감을 했던 팬들의 실망감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 같은데 누구보다 표절에 대한 개념을 잘 아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좀 더 아쉽다, 이런 평가들도 있던데 끝으로 유희열 씨에 대해서 지금 시점에서 작곡가 유희열 씨에 대해서 조언을 한다면. 앞으로 프로그램 하차에 대한 요구도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임진모]
조금 제 생각에는 공백을 가지면서 다시 한 번 표절 이런 것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다시 좋은 곡을 쓰면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좋은 곡을 써왔고. 정말 이번에 몇 곡이 터졌지만 따져보면 그것도 빙산의 일각입니다. 그 많은 곡 중에.
[앵커]
모든 곡이 다 이런 건 아니니까요.
[임진모]
네, 그런 의미에서 좋은 곡으로 다시 롤백, 컴백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앵커]
댓글 중에 와닿았던 것은 내 추억이 날아갔다라는 팬의 댓글도 있더라고요. 그만큼 좋아하는 가수였기 때문에 파장이 큰 것 같습니다.
[앵커]
그만큼 또 워낙 지속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팬들에게 많은 곡을 선사해야 되다 보니까 그런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고 잠깐이나마 쉬어가면서 어떻게 보면 음악적인 요소들을 조금 더 채워가는 것들도 좋다라는 조언을 해 주셨는데 분위기 바꿔서 다른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아마 이 소식 듣고 반가워하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 80년대 상징하는 아주 대표적인 밴드죠. 송골매의 모습 다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몇 년 만입니까?
[임진모]
이걸 전성기 때와 비교할 수도 있고 전혀 활동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할 수도 있는데 그냥 연도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오랜만입니다.
무조건 오랜만이고 그리고 사실 배철수와 구창모가 송골매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사실 송골매가 7080으로 안 돌아온 건 아니에요. 그런데 배철수라는 분이 워낙 방송에서 오랫동안 디스크 자키를 하다 보면 여기에 가담할 수가 없었어요.
사실은 송골매가 완전체로 오지 못한 것은 배철수가 컸죠. 물론 구창모도 사업으로 바쁘기는 합니다마는. 이 두 분이 다시, 한마디로 쌍두마차죠. 송골매의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이 돌아오니까 너무 반갑습니다.
추석 때 돌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미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다섯 군데 공연이 이야기됐다고 해요.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에 보면 후배 가수들도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지는데 잔나비의 최정훈 씨가 밴드 음악의 조상님이다,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 송골매가 가지고 있는 가요계의 어떤 상징성, 그래서 이번 공연이 어떤 의미인지까지 짚어주시죠.
[임진모]
저는 송골매는 배철수 씨가 늘 강조하기도 합니다마는 우리가 흔히 70년대, 80년대, 90년대까지도 가장 중요한 음악이 록음악이었거든요. 그 록음악을 TV에서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록을 자연스럽게 많은 분들에게 알려준 게 바로 송골매입니다. 그러니까 역할이 엄청 큰 거죠.
록의 대중화라는 표현이라고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두 거장이 다시 돌아오는 것, 그건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고 또다시 송골매의 애창곡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 아닐까요?
더군다나 또 후배들이 리메이크하면서 더욱더 이 시대의 음악으로 다시 또 접목이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앵커]
지금 MZ세대라고 하죠. 30대나 20대는 40년 만에 다시 재결합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이전의 그 모습들을 보지 못한 세대들이 꽤 있습니다.
MZ세대에게 우리 세대 송골매는 이랬다라고 자신 있게 소개를 한다면 어떤 내용을 소개할 수 있을까요?
[임진모]
송골매요? 한마디로 송골매만 제대로 알아도 한국 80년대, 사실 90년대 초반까지의 우리 대중음악 상황, 특히 록음악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저는 얘기하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임진모 음악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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