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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이슈] "피로 얼룩진 월드컵"...두 얼굴의 카타르

한방이슈 2022.10.21 오후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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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러시아 월드컵보다
17배나 예산을 더 쓴

카타르월드컵.
대회 준비에 든
추정 비용만 우리 돈
약 286조 원에 달합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피로 얼룩진 월드컵'이라며
보이콧 움직임까지 있는데요.
월드컵 거리응원 보이콧 결정한
프랑스 파리 관계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피에르 라바당 /
파리시 스포츠 담당 부시장]
"이 행사(월드컵) 이면의
환경·사회적 조건에
문제가 있습니다."

중동의 아라비아
반도에 위치한 카타르.
바로 옆 사우디,
또 두바이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
바다 건너 이란까지
지역 주요국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면적 11,581㎢,
우리나라 수도권
정도의 작은 나라.

공교롭게도 월드컵
역사상 가장 면적이 컸던
개최국 러시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카타르로,
그야말로 '극과 극' 체험.

실제 지난 월드컵 이집트가
'불곰국' 위엄에 호되게 당했죠.
조별예선 3경기 치르기 위해
이동한 거리만
무려 9,140km 전체 1위,
무기력한 3패 탈락의
이유 중 하나로
꼽혔을 정도였는데요.

반면 카타르는
8개 경기장이
수도 도하 주변 옹기종기,
심지어 우린 예선 3경기
같은 경기장에서 치르게 됐습니다.

중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오일머니',
그중에서도
'어나더 레벨'로 불리는 카타르.

1인당 명목 GDP
8만 달러 넘기며 전 세계 5위,
아랍권 탑2인
아랍에미리트와도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입니다.

그 이유 뜯어보면
첫째, 적은 복지 대상자.
카타르 인구 약 279만.
그런데 카타르 국적 보유자는
불과 30만 남짓.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하인 있는 대저택.
공짜 의료, 소득세 없는 나라.
'카타르 국적자'에게만
해당하는 얘기죠.

둘째로 나름 현명한 왕실
1970년대 오일쇼크,
80년대 3저 호황으로
대표되는 저유가 속
널뛰는 석유 가격에
함께 휘청였던 카타르,
나름의 사업 다각화
계획을 세웠는데요.
바로 천연가스 개발이었죠.

자신들 앞바다에 있는
전 세계 매장량 13%
세계 최대 가스전
노스필드 개발하고,
또 수출할 수 있게
액화 설비 투자도
꼼꼼히 했는데요.
그 결과는?
전 세계 LNG 수출
2위 나라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죠.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급 불안정해지면서
카타르 '몸값'
더 수직 상승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카타르에
"비 나토 주요 동맹국"
이라며 구애를 보낼 정도입니다.

이렇게 주머니 두둑하게 채운
카타르가 눈독을 들인 분야.
바로 스포츠.

네이마르, 음바페, 메시.
세계적 스타 앞세운
파리 생제르맹.
반에서 공부 좀 하는
수준이었던 PSG를
전교에서 놀게 만든 요인,
운용자금 640조 원
훌쩍 넘기는
카타르 투자청의
인수였는데요.

구단주가 무려
현직 카타르 국왕일 정도니까요.

여기에 국영 카타르 항공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통해
연일 전 세계 생중계,
축구를 통한 홍보, 월드컵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는 각오인데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둠도 자리하고 있죠.
복지 빵빵하고
나라에 돈 넘치고,
그런데 사막 기후에 삼면이 바다.
더운 데 습하기까지 해서
한여름 체감온도
50도 넘길 정도입니다.

그렇다 보니
카타르 자국민의
근로 의욕은
'제로'에 가까운데요.
'노동의 외주화'
끝판왕이 돼 버린 거죠.

실제 카타르
계층 구조 뜯어보면
가장 위가 일하지 않는
카타르 자국민 '카타리'.
그 아래 외국인 전문직, 정부관료,
기업체 중간관리자.
그리고 맨 아래가
외국인 육체노동자,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사정 좋지 않은
남아시아 출신이
특히 많은데요.

다른 중동 국가에서 볼 법한
자국민 내부 갈등
거의 없는 대신,
자국민과 외국인
심각한 이중구조가
만들어진 거죠.

이는 월드컵 준비에도
그대로 적용됐는데요.
'슬립 데스'.
"50도 넘는 체감온도 속
장시간 일한 뒤 밤에 갑자기
숨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카타르 측은 이런 슬립 데스를
모두 자연사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생명을 담보로
주어졌던 대가는
하루 1만3천 원,
한 달 약 32만 원
급여에 불과했죠.

자국민과 똑같이
대우해달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누구는 대저택,
반면 누구는 휴식도,
그늘도, 물조차 없는 현실.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거죠.

이주노동자 6,751명이 숨졌고,
카타르 측과 FIFA는
알고도 묵인했다는
영국 가디언지 보도까지
나온 배경인데요.

또 하나의
개운치 못한 부분,
'오일 머니'가
'블랙 머니'된 사건.

500만 달러 뒷돈 폭로가
나왔을 정도로
월드컵 유치 과정이
깨끗하지 못했다는 거죠.

실제 FIFA 윤리위 보고서 보면
개최지 결정권자 중
한 명인 FIFA 의료위원장.
당연히 제기했어야 할
카타르 폭염 문제에 침묵했죠.
나중에 알려진 사실,
이 의료위원장의 아들이
카타르 도하의 한 병원에
취직했다는 내용이었죠.

프랑스 축구영웅 플라티니,
블래터 FIFA 회장
낙마로까지 이어졌지만
개최지 '번복'은 없었죠.

물론 모든 국가엔
양면성이 존재하고
카타르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른 아랍 왕정 국가보다
진일보한 입헌군주제,
반면 정당 활동 금지하고
우리의 국회의원 격인
자문위원회 위원 3분의 1은
국왕이 임명하는 현실이
함께 존재하죠.

또 IS, 무슬림 형제단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후원자 아닐지 의심받지만
동시에 이스라엘 관료도
출연시키는 알자지라 같은
나름 개념 방송도 갖고 있습니다.

자국의 그림자는 감추고
빛은 강조하는
국가 브랜드 제고,
좀 더 거칠게 표현하면
왕실 이미지 세탁과
통치구조 안정이라는
월드컵 개최 목적이
보인단 건데요.

물론 축구가
선전의 장이 된 사례,
역사적으로 종종 있어 왔죠.
1934년 무솔리니의
이탈리아 월드컵,
그리고 1978년
군부 독재 정권 아래
열린 아르헨티나 월드컵.
공교롭게도 두 대회
모두 개최국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죠.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카타르 월드컵에
불편한 속내를
표출하기도 하는데요.

독일 축구대표팀.
월드컵 예선에서
인권이라 적힌 티셔츠를
입는 방식으로 항의했고,
덴마크 축구대표팀
스폰서 험멜은
자신들 로고를
유니폼 색깔과 통일했죠.
'피로 얼룩진 월드컵'에
자신들 엠블럼
노출되는 것 거부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누군가에게는
국가 전략 잘 세우고
자국민 복지에 힘쓴 성군으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죽음의 천사'를 부르는
시스템을 방치하는 전제 군주로.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면
어떤 이미지가 덧씌워지게 될까요.


기획 : 박광렬(parkkr0824@ytn.co.kr)
촬영·편집 : 안용준(dragonjun@ytn.co.kr)
그래픽 : 김현수(kimhs4364@ytn.co.kr)
CP : 김재형(jhkim03@ytn.co.kr)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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