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한국 시간 9일 오전 8시 코인마켓갭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9.8%, 이더리움은 16%, FTX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코인 FTT토큰은 무려 75%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이에 FTX를 인수하기로 앞서 합의한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FTX의 미국 법인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FTX의 유동성 위기는 최근 계열사인 알라메다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2일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를 입수해 자산의 대부분이 FTX가 발행한 FTT토큰으로 채워져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는 FTX가 FTT토큰을 발행하면 알라메다가 대부분 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두 회사의 재정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번졌습니다.
FTX와 알라메다는 모두 미국의 30세 코인 갑부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가 창업한 회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FTX와 경쟁 관계에 있던 바이낸스가 결정적 한 방을 날렸습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는 7일 바이낸스가 보유 중인 FTT토큰을 모두 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결정이 "최근의 폭로"에 따른 것이라며 FTX와 알라메다의 코인 거래 구조를 겨냥했습니다.
바이낸스의 FTT토큰 청산 발표는 FTX에서 코인 인출 사태를 촉발했습니다.
8일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월요일 FTX에서 하루 동안 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FTX의 뱅크먼-프리드는 "거짓 루머"라며 유동성 위기를 부인했고 두 사람의 대립은 거액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싸움 양상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FTX의 유동성 경색은 더욱 심해졌고, 뱅크먼-프리드는 결국 가상화폐 업계의 최대 큰손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바이낸스가 FTX 인수에 나선다고 이날 발표했고, 비트코인도 급반등하며 한때 2만 달러를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인수 거래 성사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며 FTX 유동성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됐고 비트코인 가격도 한때 1만7천 달러 선까지 미끄러졌습니다.
시장에선 바이낸스가 FTX 인수 투자의향서에 서명했지만, 자오창펑은 이 문서에 대해 계약상 구속력이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가상화폐 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는 "자오창펑이 인수 거래에서 손을 뗄 경우 여전히 (FTX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 코인투자사 사토리리서치도 "구속력 없는 의향서는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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