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의 일부가 러시아 군인들의 소행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NYT는 22일 특집 보도에서 지난 4월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철수한 이후 8개월 동안에 걸친 취재 끝에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NYT 기자들은 주민과의 인터뷰와 방대한 분량의 CCTV 영상, 러시아 병사들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우크라이나 당국의 수사 기록들을 분석해 부차 야블룬스카 거리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분 단위로 재구성했습니다.
NYT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야블룬스카 거리에서 발생한 학살의 가해자로 아르툠 고로딜로프 러시아군 중령이 지휘하는 제234 공중강습연대 소속 공수부대원들을 지목했습니다.
러시아 제234 공수연대는 러시아 서부 프스코프시에 기지를 두고 있으며 러시아군에서도 최고의 훈련과 장비를 갖춘 부대라고 밝혔습니다.
NYT는 제234연대가 집단학살을 자행한 증거로, CCTV와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에 포착된 장갑차와 제복 배지, 각종 문서 등을 제시했습니다.
또 공수부대원들이 민간인 학살 희생자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러시아 본토와 나눈 수많은 통화기록 등도 확인했습니다.
NYT는 군인들과 통화한 러시아 본토 내 수신자들의 전화번호를 분석하고 그 전화번호 소유자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제234연대 소속 20명의 병사들의 신원을 특정하기도 했습니다.
신문은 부차 야블룬스카 거리에서 숨진 36명의 민간인 남녀의 신원도 공개하고 이들이 모두 총상으로 숨졌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은 국제 형사재판소에 의해 기소될 수 있고 인도주의 법에 따르면 '전쟁 범죄'라고 강조했습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가는 진출로를 확보하기 위한 조직적인 '청소 작전'의 일환으로 러시아군이 민간인들을 의도적으로 집단 학살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8월 우크라이나 당국은 4개월 동안의 조사 결과 부차에서 모두 458명의 민간인이 총상과 방화, 고문으로 희생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구테흐스 UN 사무총장과 회담에서 부차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측이 꾸민 '조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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