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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고는 틀렸어, 연진아" 전직 기상캐스터 '더 글로리' 팩트체크

2023.01.16 오후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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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고는 틀렸어, 연진아" 전직 기상캐스터 '더 글로리'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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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1월 16일 (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박희원 기상캐스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최근에 인기 드라마 있죠. ‘더 글로리’,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캐릭터들도 눈에 띕니다. 그 캐릭터들의 직업과 설정까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죠. 특히나 극중 학교 폭력 가해자인 박연진이 성인이 된 후 기상캐스터가 되어서 스태프들에게 갑질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급여가 220만 원이다’, ‘적당히 화려한 직업이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묘사되는 장면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에 대해서 왜곡되는 거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실제 기상캐스터의 세계는 어떤지, 전직 기상캐스터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애청자분들, 이 목소리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YTN 기상캐스터로 근무했던 박희원 전 기상캐스터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희원 기상캐스터(이하 박희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박희원입니다.

◇ 이현웅: 정말 오랜만인데요.

◆ 박희원: 네, 정말 너무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더 멋있어지셨어요.

◇ 이현웅: 저요? 새해 덕담부터 시작하는 건가요? 더 멋있어지셨습니다.

◆ 박희원: 저는 좀 멋있어졌어요.

◇ 이현웅: 그러니까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 박희원: 요즘 열심히 공부도 하고 있고, 대학원에 진학을 해서 방송과 관련된 그런 심화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마이크 앞에 얼마 만에 앉으신 거예요?

◆ 박희원: YTN에 선 건 한 1년 정도 된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도 방송하고 있으니까 그거는 또 이제 얼마 안 되고, 그렇습니다.

◇ 이현웅: 오늘 좀 얘기를 해볼 게,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와 관련해서 또 이렇게 모시게 된 건데. 우리 박희원 기상캐스터가 전적이 화려하더라고요?

◆ 박희원: 제가 좀 전적이 화려해요. 그래서 아마 오늘 저를 초대해 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이현웅: 기상캐스터, 미스코리아, 초등학교 교사, 승무원을 다 하셨다고요?

◆ 박희원: 제가 졸업하고 24살 때부터 사회 초년생 시작해서 지금 30대 중반인데, 10년 동안 굉장히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 이현웅: 그래서 저희가 이런 경력을 아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거 ‘더 글로리’가 아니라 ‘더 박희원’이다.

◆ 박희원: 저 진짜 깜짝 놀랐어요.

◇ 이현웅: 드라마 보셨죠? 보면서 무슨 생각하셨어요?

◆ 박희원: 저는 진짜로 정말 이건 거짓말이 아니고, 검색해 봤어요. 나를 아는 분이 쓰신 건가? 그래서 검색해 보니까 김은숙 작가님인 거예요. 김은숙 작가님이 저를 알 리는 없고.

◇ 이현웅: 유튜브로 혹시 보시지 않았을까요?

◆ 박희원: 근데 그래서 좀 약간 생각은 했어요. 이거 아무래도 김은숙 작가님은 아니어도 막내 작가님 정도가 나를 서치해보고 모티브를 한 게 아닐까. 이거는 나를 모티브로 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이현웅: 여전히 박희원 캐스터의 생각이라는 점.

◆ 박희원: 네, 제 생각이었습니다.

◇ 이현웅: 저희 공식 입장은 아닙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촬영하는 장소가 YTN 라디오 그리고 YTN 스튜디오, 쭉 나오거든요. 그만두신 지 좀 돼가지고 알아보셨나 모르겠어요.

◆ 박희원: 저 보면서 되게 깜짝 놀랐어요. ‘여기 YTN인데’ 막 이런 거 많이 보였어요. 라디오 부스도 나오고, 사무실도 저희들이 실제로 기상캐스터들이 쓰는 그런 사무실 공간에서 촬영을 하셨더라고요.

◇ 이현웅: 친숙하셨죠?

◆ 박희원: 친숙했죠. 그리고 그 목줄. 파란색에 검정색, 흰색 점박이 있는. 그 목줄까지 똑같아서 진짜 디테일이 정말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 이현웅: 그래서 일단은 많은 분들께서 가장 궁금해하신 부분이, 앞서서 얘기를 여러 개 해 주셨지만 '기상캐스터, 이 직업 정말 그러냐' 이런 얘기를 주변에서 저한테도 많이 물어보거든요. 배우 임지연 씨가 박연진이라는 캐릭터를 맡아서 기상캐스터 역할을 하고 있는데. 보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는지 혹은 ‘이거는 정말 말이 안 된다’ 이런 장면들도 있었는지 궁금해요.

◆ 박희원: 저는 딱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공감되는 부분이 있고, 반면에 또 현실적으로 좀 힘들기는 한데 그래도 하려면 할 수는 있겠다. 그런 정도의 생각을 했어요. 기상캐스터 직업을 가진 박연진이 되게 악역이잖아요. 그런데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을 굉장히 못된 사람이 하면 저렇게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어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기상캐스터에 대해서 작가팀이 되게 많이 서치를 한 것 같다, 사전 조사를. 그런 생각을 했어요.

◇ 이현웅: 혹시 보면서 옛 나의 모습이 생각이 떠오르거나 그러진 않았나요? 본인은 어떤 기상캐스터였습니까?

◆ 박희원: 저는 되게 일을 열심히 하고 일할 때만큼은 냉철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실수를 하면 안 되다 보니까. 그래서 책임감도 있었던 것 같고. 또 후배들하고 그런 장면들도 나오는데,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 이현웅: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게, '기상캐스터 원고 정말 저렇게 누가 써 주냐'. 궁금해하시거든요.

◆ 박희원: 네, 그럴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 작가가 써주는 그런 장면이 있다 보니까 기상캐스터들은 쓰는 원고 자기들이 쓰는 게 아닌가 보다 싶으실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 이현웅: 그런 경우도 있나, 이런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 박희원: 그래서 사실 실제로는 조금 불가능한 설정이기는 해요. 제가 드라마 속 예보를 좀 적어봤거든요. 읽어볼게요. “안개와 구름은 같은 수증기지만 생성된 곳에 따라서 이름이 바뀌는데요. 지면을 기준으로 구름 지면에 가까우면 안개가 됩니다. 안개가 생성되기 쉬운 아침이나 야간에 운전할 때는 비상등을 켜고 감속해서 안전에 유의해서 운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그러면서 작가한테 “이거 너무 잘 썼다” 막 이래요. “잘 써서 두 번 보는 중이야”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 이제 구름하고 안개의 차이를 짚어준 것까지는 너무 좋았는데, 그럼 어느 지역에 안개가 짙고 몇 미터까지 좁혀져 있고 그리고 이 안개가 언제 걷히고. 약간 이런 구체적인 정보들이 담겨야 되는데, 구체적인 수치가 없어요. 그런데 그냥 이런 차이가 있는데요. 오늘 아침 안개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저도 익숙지 않았던 게, 좀 문학적인 표현 같은 것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 박희원: 맞아요. 맞아요. 약간 시적이고 문학적이어서, 이거는 작가님들이 보통 그런 감수성들이 풍부하시니까 그렇게 쓰시잖아요. 근데 그런 것들은 담겼지만 전문성이라고 하죠. 수치라든지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정확한 정보 같은 것들이 없기 때문에, 이거는 사실은 실제로 적용을 했을 때도 작가가 기상캐스터의 원고를 풀로 다 쓰는 건 어렵다고 생각을 해요.

◇ 이현웅: 그리고 이런 거는 기상캐스터가 전하는 정보로서는 사실은 잘 쓴 원고가 아니다?

◆ 박희원: 네. 만약에 YTN 기상팀이었으면 아마 혼났을 겁니다.

◇ 이현웅: 그러면 원고를 어떻게 쓰나요? 과정을 잠깐 간략히 소개를 해 주신다면요?

◆ 박희원: 네, 일단 먼저 출근하면 기상청에 방제 시스템이라는 전문 사이트가 있고, 거기 들어가서 기상청 예보를 실제로 기상캐스터가 직접 봐야 돼요.

◇ 이현웅: 이거는 글로 나와 있는 거예요. 아니면 지도로 나와 있나요? 어떻게 되나요?

◆ 박희원: 지도로 나와 있지 않고, 글로 다 적혀 있고, 숫자가 적혀 있고. 몇 도인지, 강수량은 몇 미터인지, 적설량은 몇 센티인지 그런 것들이 다 나오고. 저희가 실제로 이제 방송을 할 때는 지도 같은 거에 표시를 하잖아요. 그런 CG 같은 거는 기상캐스터가 직접 그려서 그래픽 디자이너한테 드려요. 그래서 그거를 그래픽화해주시죠.

◇ 이현웅: 그러면 캐스터 분들께서 이걸 시청자분들이 좀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을 그려서 그걸 CG팀에 넘기면 우리가 보는 그 화면에서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거네요?

◆ 박희원: 네, 맞습니다.

◇ 이현웅: 생각보다 정말 많은 일을 하시는 것 같아요.

◆ 박희원: 그렇죠. 예보를 분석해야 되고 또 어떤 정보를 오늘은 전해야겠다는 취합을 해야 되고 또 알아듣기 쉽게 정리를 해야 되고 해서, 하나의 1분짜리 방송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하는 일이 많죠.

◇ 이현웅: 단순히 짧은 시간에 나와서 말만 하는 게 아니라 그걸 준비하는 과정이 좀 상당하다는 거잖아요?

◆ 박희원: 그럼요. 저는 많이 떨렸었어요. 이렇게 날씨가 안 좋고 한 날 예보를 나가면 막 떨리고 책임감도 좀 더 커지고 그랬었어요.

◇ 이현웅: 드라마 속에서 박연진이 좀 은혜로웠던 장면이라고 할까요, 그런 장면이 있는데. 그 원고를 써주는 작가분 칭찬을 하면서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고 ‘하나 골라와라’ 이런 얘기하거든요. 이거 실제 가능합니까?

◆ 박희원: 이거는 박연진이니까 가능하죠.

◇ 이현웅: 팀에서 이런 거 못 봤습니까?

◆ 박희원: 저는 한 번도 못 봤어요. 이렇게 작가를 고용해서 자신의 대필을 하는 경우는 저는 9년 동안 기상캐스터 하면서 한 번도 못 봤고. 작가를 고용하는 경우는 없고 보통 코디를 고용하는 경우는 있죠. 이게 방송국마다 다르긴 한데. 일부 방송사는 자기가 개인 코디를 고용해서 개인적으로 옷을 픽하는 곳도 있고. YTN이나 다른 곳들은 회사 차원에서의 의상팀이 있죠. 그런 경우는 있는데, 작가를 고용하는 건 저는 처음 봤어요.

◇ 이현웅: 그러면 그런 의상을 선택할 때도 날씨나 아니면 사회적인 분위기나, 이런 것들을 맞춰서 입는 겁니까?

◆ 박희원: 그럼요. 예를 들어서 무슨 큰 참사가 있으면 검정색이나 회색, 무채색을 입어야 하고. 그리고 만약에 기상 상황에 따라서 많이 추운 날에는 목도리나 장갑 같은 거 꼭 해야 되고.

◇ 이현웅: 그게 내가 따뜻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 박희원: 보여주는 거죠. 그렇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장갑이랑 목도리, 귀마개 하고 아침에 딱 나오면 이게 직감적으로 확 느껴지잖아요. 추운 날, 이렇게 느껴지니까 그런 것들도 기상캐스터가 다 일일이 체크를 하고 준비를 해야죠.

◇ 이현웅: 근데 기상캐스터 분들 보면, 스튜디오 안에만 있지 않고 야외로도 많이 나가시더라고요. 힘들 것 같은데요, 상당히?

◆ 박희원: 맞아요. 사실은 야외 근무가 날씨 방송의 꽃이기도 하면서 좀 힘이 듭니다. 추운 날, 더운 날 나가면 되게 힘들기도 하고. 사명감으로 하는 거죠. 태풍 상황에서도 그렇고. 근데 그런 상황에서 가장 잘하는 캐스터가 인정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 이현웅: 본인은 어땠나요?

◆ 박희원: 저는 그런 캐스터였죠. 그런 것들. 예를 들어서 생수병에 물 얼려서 한파를 보여준다든지 아니면 더운 날에는 아스팔트에 삼겹살 구워서 보여주고 그런 경우가 있잖아요.

◇ 이현웅: 예전에 YTN에서 라면 얼려서 보여 줬던 것 기억나요.

◆ 박희원: 맞아요. 컵라면 얼려서 거꾸로 보여주고 했었는데, 그런 거 다 기상캐스터 스스로의 아이디어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그렇게 하는 거거든요.

◇ 이현웅: 그럼 먼저 이렇게 제안을 하는 겁니까?

◆ 박희원: 심지어 라면도 자기 돈으로 샀을 거예요. 왜냐하면 저는 삼겹살 제가 제 돈 주고 샀거든요.

◇ 이현웅: 그런가요? 이제 퇴사자는 말할 수 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박희원: 그럼요. 오늘 제가 정말 솔직하게 다 얘기해 드릴 거예요.

◇ 이현웅: 그러면 솔직하게 말씀해 주신다고 하니까. 극중에서 박연진이 “220만 원 벌어”라는 얘기가 나오고. ‘캐스터들 진짜 그렇게 벌어?’라는 의견들 많았거든요.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이게 맞습니까?

◆ 박희원: 이게 틀린 얘기는 아니에요. 요즘 월급과 관련해서도 이슈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은데, 아예 틀린 얘기는 아니고요. 일단 우리나라 기상캐스터는 기본적으로 방송국에서 프리랜서 신분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방송 회당에 따른 방송 출연 금액이 정해져 있고, 방송을 많이 출연할수록 돈을 많이 벌고, 그리고 또 시간대에 따라서도 그 금액이 달라요.

◇ 이현웅: 우리 연예인들 보면 회당 500만 원이다, 1천만 원이다. 이런 거 기사로 접하는데.

◆ 박희원: 네, 그거에 훨씬 못 미치기는 하지만. 여튼 그래서 많은 출연을 하고, 또 약간 출연하기 어려운 새벽 시간대나 그런 시간대에 출연을 하면 돈을 더 많이 벌죠. 220만 원보다. 저 같은 경우도 YTN에서 똑같이 220 받아본 적도 있고, 새벽 근무하는 시간에는 400 안팎 벌어본 적 있습니다. 이거는 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것 같아요.

◇ 이현웅: 방송국마다 다르겠고요. 또 방송 내에서 맡는 역할마다 또 다르겠고요.

◆ 박희원: 네. 시간대 그리고 어떤 뉴스에 날씨 방송을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습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그리고 드라마 중에 보면요, 남편이 방송국에 큰 금액의 광고를 붙여서 2억 2천 짜리를 붙입니다. 광고를 꼭 이렇게 남편이 아니더라도 내가 어디서 따와서 붙이고, 이런 것도 가능합니까?

◆ 박희원: 이거는 제가 실제로 지금 도착해서 ‘저 오늘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나와요’ 이렇게 저희 팀 선배한테 얘기하면서, ‘오늘 이런 얘기 들어가는데 이거 가능할까요?’ 그런 식으로 물어보기도 했었어요. 근데 저도 생각하기에 이게 완전 불가능한 설정은 아니에요. 이렇게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있지도 않을 수도 있지만 저는 아예 불가능한 설정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방송국은 어찌 됐든 수입원의 큰 비중을 광고가 차지를 하고 있잖아요. 근데 한 달에 2억씩 광고비를 쓰는 기상캐스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광고를 붙여준다는데 굳이 그걸 마다할 방송국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봤습니다.

◇ 이현웅: 캐스터들한테 이런 광고를 따오라고 영업을 시키는 경우는 없죠?

◆ 박희원: 그런 경우는 없죠. 그런 경우는 없고, 제가 이 장면 볼 때 옆에 남편이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저한테 이러는 거예요. ‘희원아 미안해, 내가 광고 붙여줄 수 있었으면 너 새벽 근무 안 해도 되는 거였어?’ 막 이러는 거예요.

◇ 이현웅: 능력은 된다는 얘기네요?

◆ 박희원: 아니요.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하면서 ‘오빠, 그거 아니고 누가 2억씩 쓰면서 회사를 다녀’ 제가 이렇게 얘기했죠. 근데 아마 만약에 가능한 설정이더라도 실제로 그렇게 하는 분이 있겠어요?

◇ 이현웅: 제가 알기로도 적어도 YTN에는 없는 걸로 알고 있고요.

◆ 박희원: YTN에도 없고 대한민국에는, 어디 계신지 모르겠지만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현웅: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렇게 부부 간에 스낵형 대화라고 할까요. 재미로 그런 얘기를 하는 건 괜찮은데, 드라마에 과몰입을 하다 보면 ‘정말 기상캐스터는 저러냐’, ‘정말 방송국은 저러냐’ 이렇게 보시는 분들이 좀 많고. 그래서 일부 캐스터 분들은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 박희원: 일단 기상캐스터한테 부정적인 프레임이 쓰여질까 우려가 돼서 그렇게 이야기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은 해요. 왜냐하면 일단 워낙 드라마의 인기가 크고 또 세계적으로 1위 하고 그런 OTT 플랫폼에서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가 좀 높아졌을 때 다른 건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정말 열심히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기상캐스터 분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 대한 조명이 필요하긴 한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오늘 사실 모신 게 기상캐스터도 기상캐스터지만 전직 승무원. 초등학교 교사... 전직 승무원 얘기만 잠깐 한번 여쭤볼게요. 여기서 ‘스튜어디스 혜정아’라고 나오는 승무원 직업이 있잖아요. 보면 후배를 마네킹 취급하기도 하고 자기보다 몸무게 적게 나가면 구박하기도 하고 이런 장면들 나오는데, 실제로 있는 일입니까?

◆ 박희원: 저는 이 장면을 두어 번 돌려봤어요. 뭐 하는 거지?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봤더니 자기가 옷을 피팅하기 귀찮으니까 같이 룸을 쓰는 후배한테 그렇게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현웅 씨도 스튜어드 출신이시잖아요. 아시지 않나요, 이런 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방 같이 쓰면 같이 로테이션해서 해외에서 같이 놀고 같이 관광하고 꽁냥꽁냥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이렇게 하는 사람을 보니까 너무 깜짝 놀랐어요. 이런 사람 본 적 없는데.

◇ 이현웅: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 박희원: 그렇죠. 아무래도 드라마에서 승무원을 맡은 혜정이가 얼마나 못된 애인지를 좀 보여주려고 그렇게 한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이현웅: 알겠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될 때가 됐는데. 그래도 아까 열심히 했던 기상캐스터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기상캐스터로서 오늘 날씨 예보, 하나 짧게 좀 전해 주시면 청취자분들 오랜만에 반가울 것 같아요.

◆ 박희원: 해 보겠습니다. 포근했던 겨울 날씨를 뒤로 하고 이번 주는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졌습니다. 어제 내린 비와 눈이 영하의 추위 속에 얼어붙어 빙판을 이루고 있으니까요. 오늘은 빙판과 추위에 대한 대비를 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 이현웅: 복귀하셔야겠는데요?

◆ 박희원: 언제든 연락 주세요.

◇ 이현웅: 진짜 사고가 지금 계속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별히 주의하시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박희원 전 기상캐스터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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