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 저출생 현상 실태를 짚어보는 YTN 연속 기획 이어갑니다.
저출생의 속도는 해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대 피해자는 이제 막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20대와 30대인데, 이들은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합니다.
앞으로 50년 후 대한민국의 상황, 강민경 기자가 데이터로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지난달 초 국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외면하려 하는 시한폭탄, 국민연금 문제를 논의하자며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이 모였습니다.
정부는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5%까지 높이고, 수급 개시 나이는 68살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국민연금 재정 고갈이 불 보듯 뻔한 데다, 그 시점마저 계속 앞당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규홍 / 보건복지부 장관 : 현재 저출산 고령사회 심화에 따른 국민연금 기금소진 우려와 기초연금 재정부담 증가로 지속가능성 위기가 대두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929조 원이었던 국민연금 기금은 저출생 고령화 파도가 밀어닥치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2056년쯤 바닥날 거로 보입니다.
앞으로 30여 년 뒤에는 국민연금 금고가 텅 빈다는 뜻인데요.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식들이자 이제 막 사회에 자리를 잡아, 성실히 연금을 내기 시작한 20대와 30대, 즉 MZ세대입니다.
[김현지 / 서울 남가좌동 : 사실 첫 번째로 조금 억울할 거 같고요. 굉장히 답답하고 막막하고 그런 일이 많을 거 같아요.]
[백태현 / 서울 도곡동 : 국민연금이 나중에는 나오지 않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MZ 세대의 고통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7.5% 수준이었지만 2070년엔 46.4%로 치솟을 전망입니다.
50년 뒤엔 두 명 중 한 명이 65살 이상이 되는 셈입니다.
이러면, 영유아기와 청소년 세대를 뺀 청장년 한 명이 노인 두 명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이런 기형적인 사회 구조에서 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무척 낮습니다.
더 무서운 점은 한국 사회의 늙어가는 속도가 유독 빠르다는 겁니다.
2070년을 기준으로, 세계 노년 부양비는 지금의 두 배 정도로 증가할 거로 보입니다.
그런데 저출생 고령화 가속도가 붙은 한국의 노년 부양비는 네 배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늙어버린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떨까요?
지난해 말, 골드만삭스는 2060년쯤 한국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은 분석한 34개 나라 가운데 한국이 유일합니다.
심지어 지금처럼 아이들이 계속해 줄어든다면 2075년쯤 한국의 전체 경제 규모는 필리핀이나 방글라데시보다도 뒤처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결국, 현 20대와 30대들에겐 경제 규모가 개발도상국 수준으로 작아진 국가에서 국민연금도 받지 못하며 노인으로 살아야 하는 '신지옥도'가 펼쳐질 수 있는 겁니다.
저출생이 가져올 국가 붕괴와 소멸.
더 늦기 전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곧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